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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새벽에 달리는 여성' 광고...조깅하던 여성 살해사건 2개월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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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새벽에 달리는 여성' 광고...조깅하던 여성 살해사건 2개월만에

아일랜드 부총리는 "여성 표적 범죄가 전염병처럼 증가"
삼성전자 "여성 안전 논의 둔감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야행성인 사람들(Night Owls)' 광고 속 한 장면. 사진=유튜브 캡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갤럭시 '야행성인 사람들(Night Owls)' 광고 속 한 장면. 사진=유튜브 캡쳐
삼성전자가 영국에서 아일랜드 살인사건이 얼마 되지 않아 새벽에 홀로 달리는 여성 광고를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간) 여성이 새벽 2시에 어두운 골목길과 거리를 뛰어다니는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버즈 광고에 대해 사과했다.
가디언, BBC등 외신과 일부 여성 안전 관련 시민단체들은 이 광고를 두고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자신의 일정에 따라 활동할 수 있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지만, 단체들은 안전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야행성인 사람들(Night Owls)'이란 제목으로 여성이 갤럭시, 버즈, 워치를 착용하고 어두운 거리를 달리는 1분짜리 광고를 게시했다. 이와 함께 "나는 누구나 달리는 시간에 달리지 않는다. 오로지 나만의 스타일을 선택한다"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지난 1월 아일랜드에서 한 여성이 운하 주변 산책로에서 조깅하다 살해당하고 지난해 런던에선 밤에 걷던 여성이 경찰관에게 납치, 살해당했다.

특히, 아일랜드 사건은 여성단체 집회와 대국민 추모회가 열리고 피해자의 장례식에는 아일랜드 대통령과 총리도 참석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당시 온라인상에선 '#shewasonarun(그녀는 달리기를 하던 중이었다)'란 해시태그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부총리는 "여성 표적 범죄가 전염병처럼 늘어나는 상황이다"고 심각성을 토로했다.
삼성전자는 이 사건이 벌어진 뒤 불과 2개월 만에 이 광고를 게재해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관의 살인사건 이후 여성 안전 관련 시민단체를 조직한 제이미 클링글러는 "광고 제작 시 여성 의사결정권자가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 광고는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자유를 기린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것이며 여성 안전 논의에 둔감하려던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라며 사과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