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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대외변수·불확실성 심화로 대책마련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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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대외변수·불확실성 심화로 대책마련 나섰다

삼성전자, 이번 주부터 경영전략회의...SK그룹은 지난주 ‘확대경영회의’ 개최
현대차그룹, 7월 글로벌 권역회의...LG그룹, 5월부터 사업부별 경영전략 검토

2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4대그룹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대외변수 확대로 인해 그룹 차원의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순. 사진=각 사 취합 이미지 확대보기
2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4대그룹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대외변수 확대로 인해 그룹 차원의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순. 사진=각 사 취합
재계 빅4로 불리는 주요 4대그룹(삼성·SK·현대차·LG)들이 시시각각 악화되는 대외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을 비롯한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등은 잇달아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고, 고물가·고환율·저성장 등으로 경영환경도 악화되면서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재계서열 1위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계열사 사장들이 지난 20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을 위한 대채마련에 돌입했다.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이날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에는 한종희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DS부문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25명의 주요 경영진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어 21일부터 23일까지는 IT·모바일·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이, 27일부터 29일에는 DS(반도체) 부문이 차례로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경영전략회의에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법인장까지 참석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DX부문 경영전략회의에서는 '효율화 전략'에 대한 대책마련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불안과 러·우크라 전쟁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ed·연준)의 빅스텝(금리인상) 등으로 원가관리 필요성이 더 중요해진 만큼 수익성 방어를 위한 효율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할 것이란 게 재계의 판단이다.

반면 DS 부문의 경우 '선택과 집중'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착공에 나선 미 텍사스주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역량강화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의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들이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유럽 출장을 통해 반도체 장비업체를 비롯해 연구소를 방문했던 만큼 초미세 공장을 위한 신규 장비 도입 및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SK그룹은 지난 17일 워커힐호텔에서 상반기 최대 전략회의인 '2022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등 30여명의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했다.

하루 종일 이어졌던 회의에서는 그룹 차원의 경영현황과 미래 대응 전략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그룹이 지난 5월 발표한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칩) 중심 투자전략에 대한 세부방안 등을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의 BBC전략과 관련 그룹 내 미래먹거리인 바이오사업에 대한 추가투자 계획과 함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배터리 시장 전략에 대해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반도체 칩의 경우 경기도 용인에 추진 중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단지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기술경쟁을 위한 인재영입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당시 회의에서 "기업 가치는 재무성과와 미래 성장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EV) 외에도 사회적 가치(SV), 유무형의 자산, 고객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돼 있다"면서 "이중 어떤 요소에 집중하고, 어떤 요소로 기업 가치를 높일지 분석해,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의 방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4대그룹 주요 경영전략회의 일정. 자료=각 사 취합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주요 4대그룹 주요 경영전략회의 일정. 자료=각 사 취합


SK그룹에 이와 관련 전체 계열사가 공통으로 추구해야 할 기업가치 창출 시스템 개념을 그룹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에 반영하는 등 통일된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SK그룹의 확대경영회의는 24일 이후에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지난 19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참석차 파리로 출국한 탓이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차그룹은 오는 7월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통해 권역별 전략 및 글로벌 사업 전략을 가다듬는다.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는 매년 상·하반기 개최되며, 권역본부장들과 판매·생산 법인장들도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펜데믹 사태 이후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대한 대응책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완성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 및 원자재 관리를 위해 전략·기획·구매·개발 등의 핵심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통합 리스크관리 업무협의팀(CFT)'을 출범시켜 운영 중이다.

동시에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을 위핸 세부 실행안도 이번 회의 주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최근 배터리, 타이어 등 전동화 전략에 필요한 부품 및 원자재를 연구·개발하겠다고 나섰다. 관련업계에서는 원자재 수급불안에 시달려온 현대차그룹이 직접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 협력업체들과 함께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LG그룹은 이미 지난 5월부터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를 시작으로 그룹 내 핵심계열사들의 사업 점검을 위한 전략보고회를 진행했다. LG그룹은 매년 상반기에는 전략보고회를 열고, 하반기에는 사업보고회를 개최해왔다. 전략보고회가 각 계열사별 사업의 방향을 점검하는 방식이라며, 사업보고서에서는 경영성과와 미래계획을 구상하는 방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4대그룹 총수들이 대외변수 불안 및 경영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비상경영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 합동인사회에 참석한 4대그룹 총수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순.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4대그룹 총수들이 대외변수 불안 및 경영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비상경영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 합동인사회에 참석한 4대그룹 총수들. 왼쪽부터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순. 사진=뉴시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2010년 전후 발생했던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생산 및 물류를 비롯한 다양한 공급망관리를 우선으로 하는 수성전략이 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