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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FUN', 삼성전자 'FAN'으로 마케팅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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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FUN', 삼성전자 'FAN'으로 마케팅 승부

스탠바이미 클럽 등 고객 경험 강조
비스포크 팬파티 등 팬덤 문화로 소통

모델들이 LG 스탠바이미와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Zwift)를 연동해 실내 자전거로 사이클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모델들이 LG 스탠바이미와 자전거 시뮬레이션 앱인 즈위프트(Zwift)를 연동해 실내 자전거로 사이클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가전 부문에서 마케팅 전략은 비슷한 듯 사뭇 다르다. 고객과 적극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는 같으나 LG전자는 소비자에게 'F.U.N' 전략으로 다가가며 삼성전자는 소비자를 'FAN(팬)'으로 여긴다.

LG전자는 'ThinQ 방탈출 카페', '금성 오락실', '스탠바이미 클럽' 등 체험 공간을 통해 혁신적인 고객 경험에 나섰다. 스탠바이미 클럽 방문객들은 무선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를 통해 OTT 감상, 악기 연주, 게임 등 즐길 수 있었다.
고객 경험을 중시하던 LG전자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취임으로 더욱 강화됐다. 조주완 사장은 'First 최고의, Unique 차별화된, New 세상에 없던'이란 뜻의 F.U.N 경험으로 고객 경험 혁신을 당부했다.

조 사장은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으로 우리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며 "LG전자가 고객에게 '일상에서 당연한 선택'이자 '앞서가는 삶을 위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관점을 고객 입장에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조주완 사장.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 조주완 사장. 사진=LG전자


또한, LG전자는 '모두의 더 나은 일상(Better Life For ALL)' 중심 경영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특정한 소비자층이 아니라 '모두' 공생하는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지난해 '장애인 접근성 자문단'을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자문단은 접근성 전문가와 시각, 청각, 지체 유형의 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들의 시각에 맞춘 기능 구상을 할 수 있다.

장애인,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접근성을 고려한 기능을 2025년까지 전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엔 '갤럭시 팬파티'를, 6월엔 '비스포크 팬파티'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비스포크 팬파티를 열어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진행했다. 파티엔 비스포크 가전 고객 1500명이 초청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팬의 사전적인 의미는 '운동 경기나 선수 또는 연극, 영화, 음악 따위나 배우, 가수 등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뜻한다. 삼성전자 팬덤 문화는 모바일에서 시작됐다. 2018년에 시작된 갤럭시 팬파티는 300명씩 총 600명으로 시작했지만 올해는 2000명이 참여했다.

'비스포크 팬파티'에 참여한 팬들이 셀럽의 '비스포크 댄스'를 따라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비스포크 팬파티'에 참여한 팬들이 셀럽의 '비스포크 댄스'를 따라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러한 모바일의 성공적인 팬덤 문화가 가전으로까지 퍼졌다. 팬덤 마케팅의 가장 효과적인 면은 충성도가 형성된다는 것에 있다. 단순히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는 제품, 나아가 제품 이미지에 자신을 투영하기도 한다.

일방적인 광고나 홍보는 귀찮거나 부담스러움, 반감마저 생긴다. 그러나 충성도는 고객들의 자발성, 적극성까지 끌어낸다. 스스로 좋아서 제품과 제품 이용자들과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껴 지속적인 제품 사용과 재구매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심리를 팬파티 등 구체화한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팬심을 저격했다.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대상이란 점에서 팬과 F.U.N 전략은 같지만 약간의 뉘앙스 차이는 있다. 팬은 소비자가 더 능동적인 액션을 취해 소통해야 한다면 LG전자의 F.U.N과 'ALL'전략은 철저한 고객 중심 맞춤이다.

말하자면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의 제품이 연예인이 돼 소비자와의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면 LG전자는 LG전자가 소비자의 팬이 돼 더욱 적극적인 소비자의 니즈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에 집중하고 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