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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배터리는 스포츠모든데…韓은 에코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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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배터리는 스포츠모든데…韓은 에코모드?

세계 배터리 판매와 사용량 모두 중국 CATL 1등
BYD는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 함께해 영향력 극대화

CATL. 사진=CATL 홈페이지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CATL. 사진=CATL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체가 크게 성장하면서 한국 업계의 빛이 바래고 있다. CATL, BYD 등은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꾸준한 투자 등을 이어갔음에도 중국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27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배터리 판매와 매출 총액, 사용량, 세계 전기차(BEV·PHEV) 판매량 등을 살펴보면 중국 업체가 압도적인 성장을 보이며 1위를 차지했다.
먼저 1위는 중국 CATL인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10만4000MWh)과 매출액(130억달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점유율은 39%에 달한다. 2·3위는 각각 LG엔솔과 BYD가 차지했다.

2022년 상반기 글로벌 EV용 배터리 판매 및 매출액 그래프.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상반기 글로벌 EV용 배터리 판매 및 매출액 그래프. 사진=김정희 기자

배터리 사용량에서도 CATL과 BYD가 각각 70.9GWh(기가와트시), 24GWh를 기록해 1·2위였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5%, 206% 늘어난 것이다.

중국 업체는 전기차 판매에서도 월등했다. 특히, BYD는 배터리 뿐 아니라 직접 전기차를 생산하며 영향력을 높였다. 올 상반기 이 회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3% 급증한 64만7000대를 판매했다. 테슬라는 57만5000대를 판매해 2위에 그쳤다. 상하이자동차(37만대), 폭스바겐(31만6000대), 현대차그룹(24만8000대)이 뒤를 이었다.

중국 최대 전기차기업 BYD.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전기차기업 BYD. 사진=로이터


이같은 성장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거대한 내수시장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 정부는 지난 2011년 신에너지차를 7대 신흥 산업으로 선정해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또 2016년에 중국제조 2025를 발표할 때도 전기차를 핵심 육성 산업으로 꼽았다. 당시 BYD가 중국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은 6억9751만달러(9976억원)을, CATL은 중국 국영은행들로부터 1억달러(1430억원)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내수시장도 한몫했다. 이날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월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늘어난 386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기차 판매(약 10만대) 대비 약 38배 규모다. 또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6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도 예상했다.

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용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공장에서 생산한 자동차용 배터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업체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들은 다른 완성차 업계와 합작 회사를 세우는 등 시장 점유율 늘려나가고 있다. LG엔솔은 현대차, 제네럴모터스(GM), 혼다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고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에 합작공장을 BMW에는 원통형 배터리 등을 공급하고 있다. SK온은 포드와 동맹을 맺었다.

그런데도 국내 배터리 3사의 기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이들은 중국 업체들의 파상 공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코로나19 팬데믹 등에도 불구하고 30%대 시장 점유율을 지켜냈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에 3사의 시장 점유율은 20%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상반기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34.9%였지만, 올해는 25.8%로 떨어졌다. 또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상반기 전기차 배터리 매출액은 108억9000만달러(15조원)를 기록해 CATL 한 곳의 매출에 미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내수시장에 기반을 둔 중국 업체가 세계 시장에서는 큰 영향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최근 이들이 보이는 행보를 보면 이마저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실제 중국 업체는 더 큰 성장을 위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CATL이 BMW에 2025년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점과 BYD의 해외시장 진출이 그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와 전기차 업체가 아직 국내 기술과 비교했을 때는 뒤떨어져 있는 것은 맞지만, 2010년 초반부터 빠르게 성장해온 만큼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