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LG엔솔 투톱' 권영수 끌고 김동명 밀고...생산망 구축 최대 과제

공유
0

'LG엔솔 투톱' 권영수 끌고 김동명 밀고...생산망 구축 최대 과제

완성차 업체와 북미 합작 등 확장전략 가속화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의 2022년 북미 지역 조인트벤처 추진 현황. 출처=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의 2022년 북미 지역 조인트벤처 추진 현황. 출처=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로 유임된 가운데 '배터리 전문가'로 불리는 김동명 부사장이 사장으로 올라섰다. 경영의 승부사라는 평가를 받는 권 부회장과 품질 마스터인 김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투톱 체제를 이루면서 이 조합이 커다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9일 LG그룹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 임원인사를 통해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출범 2년차를 맞아 권영수 부회장의 단독 체제에서 김 사장 승진자를 합류시켜 투톱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내년 1월1일자로 사장으로 승진한다.
김 사장은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을 거친 품질 전문가다. 2014년 모바일전지개발센터장을 지냈으며, 2017년 소형전지사업부장을 거쳐 지난해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았다. 특히 혼다·스텔란티스 등과의 합작법인을 이끌어낸 것도 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미래준비 및 제품 경쟁력 차별화를 위한 R&D·품질·생산 인재의 중용과 선제적 미래준비 관점의 조직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권영수 부회장과 김 사장이 투톱 체제를 구축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의 달인인 권 부회장이 이끌고, 배터리 명인인 김 사장이 받쳐주는 균형감 있는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권영수 부회장(왼쪽)을 유임시키고,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권영수 부회장(왼쪽)을 유임시키고,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 확대 전략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합작법인(JV)을 세우며 합종연횡 하고 있고, 배터리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로 원자재 공급망이 불안하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이런 이유로 두 사람 앞에 놓인 과제 역시 글로벌 생산망 구축과 원자재 공급망 확보가 될 전망이다.

이 중 첫째는 글로벌 확장 전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느냐다. 특히 북미지역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배터리팩 JV 설립이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GM과의 합작사인 미국 오하이오주 얼티엄셀즈 1공장(완공)을 포함해 2공장, 3공장을 건설 중이다. 스텔란티스와 혼다의 합작법인들도 잇따라 착공에 나선 상태다. 또한 미시간주에 대규모 단독공장을 가동했으며 현대차그룹과는 북미지역 배터리팩 공장 건설도 논의 중이다.

2025년 북미지역의 모든 공장이 예정대로 완공될 경우 최대 260만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명실상부한 북미지역 배터리 최강자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을 포함해 글로벌 총생산량을 2025년까지 54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설되는 공장마다 조 단위 자금이 투입되다 보니 LG에너지솔루션의 현금흐름은 악화된 상태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늘어나면서 지난 3분기 별도기준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2조3293억원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에 대해 콘퍼런스콜에서 "시설투자 집행과 원자재 가격 상승 및 달러 강세로 인해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둘째 과제는 원자재 공급망이다.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설비투자가 진행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확보 역시 시급한 숙제다.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해 기존 공급망 외에 새로운 원자재 공급처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2022년 기준 글로벌 배터리 생산 규모. 출처=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의 2022년 기준 글로벌 배터리 생산 규모. 출처=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 확보에 나선 상태다. 지난 2020년 세계 2위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의 SQM과 2029년까지 5만5000t 규모의 배터리용 리튬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해에는 호주의 광물제련업체인 QPM에 120억원을 투자해 지분 7.5%를 확보하고 장기 구매계약도 맺었다.

또한 벌칸에너지리소스와도 수산화리튬에 대한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11일에는 미국 컴퍼스미네랄로부터 탄산리튬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이 밖에 스노우레이크로부터 수산화리튬 25만5000t을 공급받는 계약도 추진 중이며 니켈과 코발트 확보 작업도 진행 중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인사를 통해 배터리 생산과 품질관리를 모두 관리할 수 있는 김동명 부사장을 사장으로 내세워 권영수 부회장과 투톱 체제를 구성하게 됐다"면서 "재무통인 권 부회장과 생산전문가인 김 사장 승진자의 시너지를 통해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