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점유율 3%에 불과한 시스템반도체 분야 육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AI반도체를 시스템반도체 육성의 첫걸음으로 삼고 본격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협업으로, SK는 연합기업인 사피온을 출범시키며 AI반도체 육성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차세대 AI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대한 협력관계를 맺고,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키로 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기점으로 고성능 컴퓨팅을 지원하는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확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사피온은 올해 1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스퀘어 등 SK ICT 연합이 총 8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AI반도체 기업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거점으로 국내엔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사피온코리아를 세웠다.
SK그룹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사피온이 맡게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AI사업을 직접 챙겨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텔레콤이 사피온의 62.5%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다.
사피온은 SK하이닉스와 협업을 통해 사실상 AI반도체를 독점하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에 대응하고 있다. 사피온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AI반도체를 개발했고 이후 상용 제품 개발과 출시로도 이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계열 사피온이 AI반도체를 통해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선 만큼 향후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정부의 지원과 학계의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