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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기 지났다" LG전자, 올해 악재 해소 반등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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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시기 지났다" LG전자, 올해 악재 해소 반등 준비

성공적인 재고관리와 원자재·물류비 감소
북미·유럽 소비 심리와 VS사업 성장 기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에서 LG전자 모델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M'으로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에서 LG전자 모델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M'으로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지난해 하반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LG전자가 올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딛고 원자재와 물류비용 감소, 북미·유럽 수요 개선, 전장 사업 성장 등을 통해 올해 반등이 예상된다. 올 하반기부터 완연한 회복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 83조4695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80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7453억원) 대비 91.2% 줄었다. 전장(VS) 사업 부문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업 부문에서 실적이 악화했다.

다만 증권사에서는 LG전자의 자회사인 LG이노텍의 실적 부진을 어닝쇼크 주요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LG이노텍의 연말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했다. LG이노텍 실적을 미반영한 LG전자 실적은 예상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올해는 기존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 사업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세트 수요는 약세가 지속될 예상되지만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전과 TV 사업은 악성 재고로 고통을 겪었다. LG전자 재고자산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11조2000억원대를 기록했으며,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판촉과 가격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예상 비용보다 적은 비용으로 재고 부담을 낮춰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주 내외로 높게 유지됐던 TV 유통 재고를 현재 적정 재고수준인 6주까지 줄이는데 성공했으며, 가전은 정상 재고보다 아래로 떨어뜨렸다. 앞으로는 재고를 줄이기 위한 판촉비 부담도 덜어질 수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외형 성장보다는 원가 구조개선에 다른 비용 구조개선이 주요 원인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원자재 가격 하락과 운송 비용 하락 등 복합적 영향"이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업의 실적 악화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에서 비롯됐다. 최근 구리, 레진 등 원재료비가 공급망 정상화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물류비도 크게 하락했다. 또 LG전자가 지난해 말 물류비를 재계약한 효과가 이달부터 적용돼 원가경쟁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 중심으로 수요가 급감했던 TV와 가전 수요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내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고 유럽은 에너지난을 잘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EU) 자동차 등록대수도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대표 내구재인 자동차가 반등하니, TV에 대한 수요 개선도 기대"한다며 올 하반기 유럽 수요의 반등을 예상했다.

LG전자의 전체 TV 매출 30%,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하의 50% 이상이 유럽이 주 무대다. 거기다 LG이노텍을 제외하고 LG전자 매출 비중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북미가 30%, 한국 22%, 유럽 18% 순이다. 주요 시장의 소비 심리 회복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이번 위기에서도 가장 먼저 회복할 곳은 북미 지역이 아닐까 한다"며 "하반기부터는 미국 중심으로 저희 플레이그라운드 쪽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봤다.

특히 전장(VS)부문이 지난해 흑자 전환을 넘어서 성장세로 돌입해 TV 사업만큼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연구·개발(R&D) 비용, 신규 공장 건설 등으로 수익성은 줄었어도 흑자를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전장사업 수주 잔고는 80조원에 이르는 등 수주 규모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어 성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조주완 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올 1분기부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비용 등 여러 악재들이 지난해 4분기 이후 올해가 되면서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전장 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흑자 전환)했고 고속도로 올라가서 액셀을 밟을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