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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發 '희망퇴직'…정유업계 구조조정 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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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發 '희망퇴직'…정유업계 구조조정 바람 부나

고유가·정제마진 하락 등 경영환경 악화, 희망퇴직·조직개편 등 선제적 대응 예상

에쓰오일 마포사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에쓰오일 마포사옥. 사진=연합뉴스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며 역대급 성과급으로 논란의 주역이 된 정유업계가 이번에는 희망퇴직과 관련해 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꺽이기 시작한 업황이 올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체들이 올해 대규모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에쓰오일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노동조합이 사측에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악화된 정유 4사들이 올해 희망퇴직을 통해 대규모 인력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최근 노조 측과 벌인 임단협을 통해 희망퇴직 대상에 생산직 근로자들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신청대상은 만 55세 이상, 근속연수 20년 이상의 숙련직들로, 희망퇴직시에 퇴직금과 함께 위로금을 받을 예정이다. 위로금은 퇴직일 기준 만 55세 직원인 경우 기본급의 60개월(5년 분)을 일괄 지급받게 되며, 56세부터는 기본급이 일정비율로 축소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연간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쓰오일이 대규모 희망퇴직에 나서는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에쓰오일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31조8520억원의 매출액에 3조56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유가로 인해 원료비 부담이 높아졌고, 업황악화로 인해 정제마진이 낮아졌으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수요 감소로 인해 경영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이 때문에 희망퇴직에 단행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노조측의 제안으로 창사 이래 최초로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희망퇴직도 단행되는 만큼 대규모 인력조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정유업체들은 과거에도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GS칼텍스가 2012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차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나선 바 있으며, SK이노베이션도 2015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에쓰오일은 2014년 10개 부서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임원을 감축했으며, 이후 2020년부터 매년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업황이 본격적으로 악화되면서 업체별로 인력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임직원들 역시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좋은 조건으로 희망퇴직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기고 있는 만큼 올해 상당한 규모의 인력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