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행사에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스캇박 두산밥캣 부회장,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부사장 등 회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번 사업 재편과 관련해 변경된 분할 비율과 사업 재편 목적과 시너지 효과 등을 직접 설명했다.
두산은 이번 사업 개편안에서 주주들의 큰 반발을 샀던 합병비율을 조정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의 합병비율은 기존 1대0.031에서 1대 0.043로 상향 조정됐다. 예를 들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와 두산로보틱스 4.33주를 받게 된다. 기존 각각 75.3주, 3.15주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 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꾸고 또한 시가만 적용했던 신설 투자법인(두산밥캣을 자산으로 보유)-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사장은 "기존 에너빌리티는 밥캣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이동하면서 배당금이 줄어든다. 연 750억원 규모다. 하지만 이번 개편으로 늘어날 현금과 줄어들 차입금을 고려하면 최소 1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 여력이 생긴다"며 "이 여유 자본을 신규 생산 설비 등에 투자했을 때 투자 수익률은 15% 이상이다. 금액으로는 매년 1500억원 이상의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두산밥캣이 사업적 연관이 없는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로 있기보다는 두산로보틱스 산하로 이동하는 게 사업 시너지를 더 내기 쉽다는 판단이다. 류정훈 사장은 "고객 접점 확대, 두산밥캣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 협동 로봇을 결합한 지게차-팔레타이저 솔루션, 밥캣을 통한 레퍼런스 구축, 고성장 전문 서비스 시장 선점 등이 기대되는 시너지 창출 효과"라고 했다.
스캇박 사장 또한 "양사 간 시너지를 위해서는 지배구조와 사업구조가 같아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가스터빈, 풍력 발전 등 기자재를 만든다. 밥캣은 굴착기 등 소형장비를 만든다. 지배구조는 에너빌리티와 묶여있지만, 사업구조는 로보틱스와 묶여있다고 볼 수 있다"며 "생산란인에서 협동 로봇을 활용하는 것을 비롯해 사업 구조와 목표 시장이 유사해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가 다양하다"고 했다.
한편, 두산은 오는 12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재편안을 확정한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