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화석연료 수입 의존 낮춰 공급망 다변화"…수소전략 보유국 66개국
청정수소 확정 투자 1300억달러 돌파…韓 지원 축소·정책 불확실성 과제
청정수소 확정 투자 1300억달러 돌파…韓 지원 축소·정책 불확실성 과제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공급망 취약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글로벌 수소 기업 협의체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는 수소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2024년 기준 93.7%로 30년 넘게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동 전쟁 이후 정부가 지난 3월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도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정유업계가 추산한 누적 손실은 지난 6월 중순 이미 5조원 규모에 달했다. 에너지 자급 기반 부족이 지정학적 충격을 재정 부담으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IEA는 지난 6월 발간한 '글로벌 하이드로젠 리뷰 2026'에서 중동 전쟁으로 드러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수소의 역할을 조명했다. 석유와 가스는 매장 지역이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지만 수소는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발전 전력을 활용한 수전해뿐 아니라 유기성 폐기물 등 다양한 원료를 통해 각국에서 생산할 수 있다. IEA는 특히 한국과 독일, 일본처럼 에너지 수입 비중과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가 수입 에너지 일부를 대체하고 공급망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수소 정책도 실행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국가 차원의 수소전략을 보유한 국가는 2021년 23개국에서 올해 66개국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은 5개 도시군을 대상으로 4년간 최대 80억위안을 지원하는 2차 시범사업에 착수했고, 일본은 3조엔을 투입해 저탄소수소와 화석연료의 가격 차이를 최장 15년간 보전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유럽수소은행을 통해 재생수소 생산자에게 최장 10년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민간 투자도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수소위원회가 이달 발간한 '글로벌 하이드로젠 컴퍼스 2026'에 따르면 전 세계 청정수소 관련 누적 확정 투자 규모는 1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종투자결정(FID)을 통과한 프로젝트도 570개 이상으로 늘었으며, 가동 중인 청정수소 생산능력은 연간 약 170만t으로 전년보다 70% 증가했다. 수소위원회는 수소 산업이 계획과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투자와 운영의 궤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한국의 정책 방향이다. 한국은 2020년 세계 최초로 수소법을 제정하고 2024년에는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을 처음 개설하는 등 제도 구축을 앞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최근 주요국이 수소 지원을 확대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관련 예산과 지원정책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2027년 예산안 지출구조조정 내역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5762억원에서 4457억원으로 23%, 수소충전소 보조금은 1897억원에서 1197억원으로 37% 줄었다. 승용 수소전기차의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도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이며, 수소전기버스에 적용되던 부가가치세 면세 역시 올해 말 조기 종료될 예정이다.
수소발전 입찰시장도 규모와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과제를 안고 있다. 일반수소발전 개설물량은 1300기가와트시(GWh)에서 930GWh로 줄었고 청정수소발전은 500GWh로 정해졌다. 과거 수년치 물량을 사전에 공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2026년 물량만 확정하고 2027년 물량은 내년에 정하기로 하면서 기업들이 중장기 투자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수소위원회가 수소 생태계 성장을 위해 정책의 안정적이고 일관된 실행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