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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 3분기 석탄발전소에 발목…4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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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 3분기 석탄발전소에 발목…4분기는?

건설 부문 영업이익 -34.7% 급감...2016년 1분기 이후 20분기만에 첫 적자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일회성 비용 2천억 영향...4분기 해외사업 실적 본격화
회사 측 “기수주한 해외프로젝트 4분기 실적 본격 반영”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있는 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사진=삼성물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있는 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올해 3분기 상사와 패션 부문 실적에서 호조를 보이고도 건설 부문의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건설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일시 하락한 때문이다.

삼성물산 건설의 분기 적자는 지난 2016년 1분기 이후 20분기 만에 처음이다. 적자의 주 원인은 삼성물산의 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인 강릉 안인 발전소의 비용 증가였다.
그러나 건설의 적자는 지속되지 않고 4분기에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외 수주사업의 실적 반영, 강릉 화력발전소의 추가 비용 최소화 등이 장밋빛 전망의 근거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8조 3030억 원, 영업이익 141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 -5.8%, 영업이익 -34.7%의 성적이었다. 지난 2015년 9월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전 2분기보다 66.8% 감소한 수치다.

삼성물산의 3분기 영업이익 급감은 건설 부문의 실적 악화에 따른 것이었다. 삼성물산 측은 “상사·패션 등 사업경쟁력 강화와 자회사 바이오의 안정된 성장으로 견조한 실적을 보였으나, 건설 현장의 일시적 손실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3분기 건설 부문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2.5% 줄어든 2조 4070억 원이었고, 영업손실도 130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건설 부문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약 2000억 원 규모의 비용을 일시 반영하면서 영업손실이 난 것이다.

2018년 5월 수주한 약 4조 원 규모의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은 사실상 삼성물산의 국내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로 현재 공정률은 약 80%이다. 발전소 시공에서 하도급 정산과 관련된 외주비가 늘어난 데다, 민원과 보상 문제가 겹치면서 공정 지연 비용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국내외 환경단체와 글로벌 금융자본의 압박에 ‘탈(脫)석탄’ 선언을 하고 투자와 시공‧트레이딩 사업 등 석탄 관련 신규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전 세계의 저탄소·친환경 흐름에 발맞춰 석탄 사업을 접겠다는 의미였다.

당시 삼성물산은 “현재 시공 중인 강릉 안인화력발전소와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는 국제 기준보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해 시공하고, 앞으로 석탄화력발전 관련 사업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석탄화력발전소 사업 외에도 3분기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사업별 세부 실적에서 건축‧토목‧플랜트 등 모든 사업부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건설의 사업부문별 매출액은 ▲건축 1조 6540억 원 ▲토목 2630억 원 ▲플랜트 4290억 원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각각 3900억 원, 760억 원, 2470억 원 감소한 금액이었다.

사업지별 매출액도 국내 1조 6250억 원, 해외 782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880억 원, 2120억 원 뒷걸음질 쳤다. 해외사업의 부진은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발주 감소, 공기 지연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원인이었고, 국내에선 아파트 분양물량 감소의 영향이 컸다.

3분기까지 누적 신규 수주액은 8조 7020억 원으로, 국내사업(4조 860억 원)보다 해외사업(4조 6160억 원)의 비중이 높았다. 이 기간 수주한 주요 해외 프로젝트는 ▲카타르 LNG 플랜트(2조 4207억 원) ▲평택 반도체 공장(1조 6020억 원) ▲대만공항(1조 1786억 원) ▲싱가폴 지하철(5069억 원) 등이다.

3분기의 실적 부진에도 업계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남은 4분기에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수주했던 주요 프로젝트들이 4분기 본격 추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3분기 석탄 발전소 관련 이슈는 일회성 성격으로 판단된다”면서 “건설 부문의 하이테크 수주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올해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들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고, 강릉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추가 손실을 최소화한다면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올해 3분기 매출 현황. 자료=삼성물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올해 3분기 매출 현황. 자료=삼성물산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