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간 전환 기술 확보 추진…자체 AI 칩 트레이니엄 강화·엔비디아 의존도 완화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디카트를 약 70억달러(약 9조408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카트는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AI 반도체를 쉽게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아마존이 자체 AI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고 엔비디아와 경쟁하는 가운데 이번 인수 협상이 주목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아마존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디카트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수 거래의 기업가치는 약 70억달러로 평가될 수 있으며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협상이 결렬되거나 다른 인수 희망자가 등장할 수 있어 거래 성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AI 반도체 자유롭게 전환하는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
아마존이 디카트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AI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
디카트는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AI 반도체 사이에서 소프트웨어를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AI 기업들이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상황에서 특정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칩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아마존을 비롯한 대형 기술기업들은 자체 반도체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트레이니엄3'를 공급하고 있다.
트레이니엄3는 AI 모델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반도체로 엔비디아 제품과 경쟁하는 아마존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5년 디카트 경영진과 만난 뒤 창업자들의 기술력에 높은 평가를 내렸으며 AWS를 통해 트레이니엄3에 대한 조기 접근 권한을 제공했다.
양측이 이미 AI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접점을 확보했던 셈이다.
아마존이 디카트를 인수하면 자체 AI 반도체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에게 더욱 유연한 소프트웨어 환경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WSJ는 인수 이후 구체적인 기술 통합 방식이나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5월 기업가치 5조4000억원…인수 협상가는 75% 높아
디카트는 2023년 이스라엘 출신 엔지니어 3명이 창업한 AI 기업이다.
공동창업자는 형제인 딘 라이터스도르프와 오리안 라이터스도르프, 모셰 샬레브다.
창업 이후 불과 3년 만에 주요 벤처투자회사들의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를 빠르게 높였다.
기업정보 분석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디카트는 세쿼이아캐피털, 벤치마크, 래디컬벤처스 등을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지금까지 4억달러(약 5376억원) 이상의 벤처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5월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약 40억달러(약 5조3760억원)였다.
이번 아마존 인수 협상에서 거론되는 70억달러는 5월 기업가치보다 약 30억달러 높은 수준이다.
단순 비교하면 약 5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75% 상승한 셈이다.
다만 이번 인수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WSJ에 따르면 디카트는 AI 반도체 관련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실제 세계의 3차원 환경을 생성하고 모의실험할 수 있는 '월드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모델은 '루시'와 '오아시스'다.
월드 모델은 물리적 공간과 환경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AI 기술로 디카트가 추진하는 또 다른 핵심 사업이다.
◇아마존 자체 AI 반도체 개발 확대…대형 인수 이어질까
아마존은 클라우드와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체 기술 개발과 기업 인수를 병행하고 있다.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GPU가 여전히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에 대응해 자체 개발한 트레이니엄 시리즈를 활용하고 있으며 AWS를 통해 기업 고객들에게 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디카트 인수 협상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더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마존은 최근 수년간 대규모 인수·합병도 추진해왔다.
2022년에는 영화·TV 제작사 MGM을 65억달러(약 8조7360억원)에 인수했다.
올해에는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경쟁사인 글로벌스타를 약 110억달러(약 14조784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발표했다.
이번 디카트 인수 협상이 성사되면 아마존의 AI 분야 사업 확장을 위한 또 하나의 대형 거래가 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아마존과 디카트가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인수 조건도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WSJ는 협상이 조만간 결론에 이를 수 있지만 다른 인수 희망자가 등장하거나 협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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