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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못한 '위성 인터넷', 우크라 연구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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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못한 '위성 인터넷', 우크라 연구진 해냈다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장관 "빠르게 움직이는 차량서 스타링크 수신 성공"

스타링크 수신기를 지붕에 단 실험 차량이 우크라이나에서 주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스타링크 수신기를 지붕에 단 실험 차량이 우크라이나에서 주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지구 저궤도에 수천개의 초소형 위성을 띄워 지구상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시대의 막을 열고 있는 첨단 기술이다.

인터넷이 닿지 않는 산간벽지를 비롯해 전세계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 기술이어서 아직은 초기 단계이나 이용하는 지역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스타링크의 초고속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한 나라가 전세계 36개국으로 늘었다고 밝힐 정도. 전세계 가입자는 지난 6월 기준으로 40만명을 돌파했다.

게다가 자동차·선박·비행기를 비롯한 대중화된 이동수단에서도 스타링크 서비스가 도입될 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스타링크의 신호는 지상에 고정된 수신기로만 받을 수 있게 돼 있지만 이동수단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스페이스X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요청했고 FCC가 이를 허용하기로 지난달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동수단에도 적용할 수 있는 권한을 승인 받아 추진하고 있는 것이지 이동수단에 실제로 도입된 것은 아직 아니다. 움직이는 이동수단으로까지 스타링크를 확대하려면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스타링크가 이동수단에 도입한 서비스는 바다 위에 떠있는 선박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수신할 수 있는 ‘스타링크 마리타임(Starlink Maritime)’이 아직은 유일하다. 머스크 CEO가 최근 출시를 예고한 이 서비스는 그러나 미국 주변 해역을 비롯한 일부 바다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걸음마를 뗀 것에 불과하다.

사용자가 절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는 자동차에서도 스타링크 인터넷을 이용하는게 가능한지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스타링크는 기본적으로 고정된 장소에서 수신하도록 개발됐기 때문인데 러시아의 침공으로 통신망이 붕괴돼 머스크 CEO의 제안으로 스타링크 장비를 제공받아 위성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 의미 있는 실험이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연구진이 달리는 자동차에 스타링크 수신기를 달아 위성 인터넷을 정상적으로 개통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장관 “빠르게 주행하는 차량서 스타링크 수신 성공”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 장관이 26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 장관이 26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27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사람은 마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 장관 미하일로 페도로프. 머스크 CEO와 협의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개통시킨 주인공이다.

페도로프 장관은 전날 올린 트윗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에는 1만2000개에 달하는 스타링크 수신장비가 깔려 있다”면서 “우리측 통신전문가들이 주행하는 자동차에 스타링크 수신기를 달아 실험한 결과 시속 130km로 달리는 중에도 위성 인터넷을 정상적으로 수신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가 첨부한 영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가 진행한 실험에 참여한 한 통신기술자는 “스타링크는 고정된 장소에서만 수신 가능하다는게 스페이스X의 입장”이라면서 “그러나 우리가 실험한 결과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 학교, 정부기관 등에서 차량으로 이동 중에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실험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속 130km 주행 차량서 고화질 동영상 시청


이번 연구에 참여한 기술자가 실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이미지 확대보기
이번 연구에 참여한 기술자가 실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이들이 확인한 결과는 고무적이다.

움직이는 자동차의 지붕에 수신기를 달아 스타링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을뿐 아니라 인터넷 속도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스타링크 수신기가 흔들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신기 바로 밑에 타이어를 끼워 넣는 방법을 썼다.

연구진은 시속 130km로 달리는 상황에서도 스타링크 인터넷 접속률이 98%를 기록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튜브를 고화질로 시청하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수신이 원활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실험 결과를 스페이스X 측에 금명간 전달할 예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