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하루 837만배럴로 30% 이상 증가…OPEC은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 하향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량은 여전히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어 공급 불안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기존의 절반 이하로 낮췄다. 반면 전쟁으로 소진된 원유 재고를 보충해야 한다는 이유로 내년 수요 증가 전망은 상향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은 이날 펴낸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사우디의 9월 원유 생산량이 급증하고 OPEC+ 전체 생산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OPEC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가 직접 보고한 9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837만2000배럴로 전월보다 200만배럴 이상 늘었다.
생산량이 한 달 만에 약 3분의 1 증가하면서 3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원유 생산이 빠르게 회복됐다.
다만 이는 이란 전쟁 이전 생산량에는 여전히 상당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우디의 생산 회복은 중동 지역의 원유 수송 경로가 일부 복구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 방향 원유 수송에 차질이 발생했지만 사우디는 홍해 수출로를 이용할 수 있는 동서 송유관의 수송 기능도 복구했다.
OPEC이 외부 컨설팅업체와 언론 등의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9월 회원국 전체 원유 생산량은 하루 2509만7000배럴로 전월보다 92만배럴 증가했다.
사우디와 이라크의 생산 증가가 다른 회원국의 감소분을 상쇄한 결과다.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을 포함한 OPEC+ 전체 생산량은 하루 3907만배럴로 8월보다 약 90만배럴 늘었다.
반면 러시아의 9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3만8000배럴 감소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의 원유 생산이 감소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원유 수송량 전쟁 전보다 43% 감소
중동 산유국의 생산량이 회복됐지만 원유 수출과 해상 운송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수송량은 하루 평균 97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이란 전쟁 이전의 하루 1710만배럴보다 약 43% 감소한 규모다.
최근 이란의 유조선 공격이 증가하고 후티 반군의 군사활동도 격화하면서 원유 수송 회복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케이플러는 호르무즈 해협의 하루 수송량이 공격과 운항 차질에 따라 크게 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유조선은 선박자동식별장치의 신호를 끈 상태로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실제 수송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최근 집계치 역시 잠정치로 향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중동 산유국들은 대체 수출 경로를 활용해 공급 차질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
케이플러에 따르면 오만만과 홍해의 수출 터미널을 통한 선적까지 포함한 최근 일주일간 중동 지역 원유 수송량은 하루 평균 1760만배럴이었다.
이는 전쟁 이전보다 약 24% 감소한 수준이다.
사우디는 페르시아만과 홍해 양쪽 해안을 통한 수출을 재개했으며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와 오만의 수출 터미널에서는 전쟁 이전보다 많은 물량이 선적되고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면서 수송 비용도 크게 상승했다.
OPEC+ 산유국 장관들은 12일 회의에서 에너지 수송과 관련한 해운·보험 비용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상승해 운송되는 원자재 가치의 3분의 1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정제유 수출 회복 더뎌…저장시설 부족도 부담
원유 생산 회복에 비해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정제 석유제품의 수출 정상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르시아만 지역의 정제유 수출이 원유보다 복잡한 물류 구조 때문에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유는 대량으로 수송하거나 해상에서 유조선 간에 옮겨 실을 수 있지만 정제유는 제품별로 분리된 저장시설과 특수 선박, 복잡한 선적 일정이 필요하다.
중동 지역 정유시설의 피해와 저장시설 부족도 수출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케이플러의 수미트 리톨리아 애널리스트는 정유업체들이 수출을 기다리는 석유제품을 보관할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면 정유시설 자체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더라도 생산량을 줄여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 간 정제유 이송은 원유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러 단계의 조정이 필요해 수송 차질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OPEC, 올해 수요 증가 전망 18만배럴로 하향…내년은 255만배럴로 상향
공급 회복과 별개로 OPEC은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다시 낮췄다.
OPEC은 월간 보고서에서 2026년 세계 원유 수요가 지난해보다 하루 18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하루 38만배럴에서 20만배럴 낮춘 것으로, 올해 수요 증가 전망을 6개월 연속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번 하향 조정에는 미국의 원유 수요 증가세 둔화가 주요 영향을 미쳤다.
반면 내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은 기존 하루 236만배럴에서 255만배럴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2027년 세계 원유 수요는 하루 평균 1억83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OPEC은 이란 전쟁으로 줄어든 원유 재고를 다시 확보하려는 수요가 내년 세계 석유 소비 증가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은 올해 수요가 예상대로 둔화하고 내년에 원유 재고를 보충할 필요성이 커진다는 가정에 기반한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 세계 원유 공급에 전례 없는 차질이 발생하면서 각국 정부와 에너지기업들은 시장의 공급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비축유와 상업용 재고를 사용해 왔다.
◇생산 회복에도 실제 수출 정상화는 불확실
OPEC+ 주요 산유국들은 앞서 11월 원유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회복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운송 차질과 후티 반군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실제 수출 물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블룸버그는 최근 이란의 유조선 공격과 후티 반군의 군사활동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달 확인된 생산·수출 회복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WSJ 역시 대체 수송 경로를 통해 원유 공급이 일부 회복되고 있지만 정제유 수출 지연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실제 석유시장의 공급 여건은 여전히 빠듯하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