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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해외 수주 실적 호조…분위기는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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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해외 수주 실적 호조…분위기는 뒤숭숭?

수주액 20% 증가 불구 러시아-우크라 긴장에 '촉각'
전쟁땐 현지 사업·수주 중단 가능성…사태 전전긍긍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삼성물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삼성물산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실적이 확대되면서 해외 건설 시장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긴장이 지속되면서 만약의 경우를 감안한 상황 진행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러시아 수주가 급증한 만큼 전쟁이나 경제 제재가 현실화되면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전쟁 발발 직전 일단 멈춘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고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병력 일부를 철수했다.

그러나 이날 미국 CNN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700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보도해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일부 훈련 병력이 복귀 중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검증하지 못했다”며 “이 지역의 군사 분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미·러 관계보다 정작 불똥이 튄 것은 국내 건설업계다. 만약의 경우 전쟁 상황이 되면 국내 건설사가 수행 중인 현지 사업·수주 활동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심한 경우 현지에서 철수 할 수도 있다.

미국과 유럽국으로부터 러시아 지역 사업 철수 압박이 가해진다면 건설현장 기자재 수급·공사대금 수령도 어려워질 수 있다. 해외사업 수주 확대로 긍정적인 전망에 기대가 높던 시점에 찬물을 붓는 격이 될 수밖에 없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 수주액은 41억3140만달러(4조9510억6976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2% 확대됐다.
특히 국내 건설사가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주한 금액은 총 17억8450만달러(약 2조1381억8790만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1억1859만달러) 대비 1400%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러시아 건설시장은 재작년 국가별 수주금액 순위 56위에 위치했지만 지난해에는 6위로 크게 뛰어올랐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5% 가까이 뛰어 320억달러(38조3488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강세가 이어지면서 중동 플랜트 발주 실적이 100억 달러를 회복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실제로 DL이앤씨는 최근 1조6000억원 규모의 가스·화학 플랜트 프로젝트 설계와 기자재 조달 사업을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남서쪽으로 110㎞ 떨어진 우스트-루가 지역에 단일 생산 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폴리머 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러시아에서 국내 건설사 최초로 EPC(설계·구매·시공)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러시아 모스크바 남동쪽 1500㎞에 위치한 오렌부르그 주 부주룩(Buzuluk) 지역의 유전에서 발생하는 가스의 정제 처리 공장과 유틸리티‧부대 설비를 건설하는 1000억원 규모의 EPC 프로젝트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러시아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며 올해 첫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국 국영 건설사 CC7과 러시아 발틱 에탄크래커 프로젝트의 설계‧조달 업무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약 10억유로(한화 약 1조3721억원)며, 오는 2024년까지 계약 업무를 완료할 계획이다.

해외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 변화에 따른 유가 등 거시경제 변수들의 변동성이 커 올해도 수주환경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공격적인 수주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럴 경우 수주액은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