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디지털 전환' 목표 뷰티업계, 가맹점과 상생해법은?

공유
0

'디지털 전환' 목표 뷰티업계, 가맹점과 상생해법은?

아모레퍼시픽·에이블씨엔씨 등 로드숍 가맹점주와의 갈등 수면위
가맹점 임대료 지원 등 내세우지만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고민커져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미샤 가맹점주와의 갈등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미샤 가맹점주와의 갈등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 국정감사(국감)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 등 화장품 업계 수장들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로드숍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감에서 문제가 된 것은 ‘이중 가격 정책’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뷰티업체가 온·오프라인 공급가를 다르게 책정한 것이 가맹점 폐점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쿠팡 등 이커머스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제품이 4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아모레퍼시픽 소속 로드숍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가격 정책이 불공정 거래 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두 기업은 모두 “이커머스 등과 공급가가 다르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급가에는 큰 차이가 없으며 온라인 판매업체의 재량으로 할인 판매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유통의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의 빛과 명암이라고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에이블씨엔씨는 상반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두 기업 모두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으며, 에이블씨엔씨는 적자를 냈다. 주요 원인은 오프라인 채널 매출 감소로 평가됐다. 부진한 실적에서 이커머스 매출 비중은 점점 높아졌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은 빠르게 줄었다. 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로드숍은 2018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동안 661곳이 문을 닫았다. 에이블씨엔씨의 가맹점은 지난해 말 기준 190여 개에서 현재 170여 개로 줄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가맹점 상생을 위해 온라인 수익을 공유하고 고객 관리를 위한 테스터 제품 등 관련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부진재고 반품을 받고 있으며 가맹점 전용 세트·증정품 제공 등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사진=아모레퍼시픽이미지 확대보기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서 회장이 건강 문제를 내세워 국감에 불참해 뭇매를 맞은 후 가맹점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16일 전국아리따움경영주협의회(전경협), 전국아리따움점주협의회(전아협)과 협약을 맺고 6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가맹점에 대한 임대료 특별 지원 ▲재고 특별 환입 ▲폐점 부담 완화 ▲전용 상품 확대 ▲온라인 직영몰 수익 공유 확대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에뛰드 가뱅점주 협의회와도 상생 협약 체결을 준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뷰티업계 전반을 덮치면서 본사도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가맹점 지원을 전폭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면서 “그러나 LG생활건강의 경우 일찍 임대료 지원과 함께 온라인 쇼핑몰 직진출 자제 등을 진행해 아쉬운 부분이 있는 점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