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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구원투수 만난 풀무원 美, 적자 탈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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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 구원투수 만난 풀무원 美, 적자 탈출 신호탄?

설비 확충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 지분율 낮아져도 성장성 높은 미국 두부사업 투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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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적자가 지속되는 풀무원 미국법인이 500억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는 '두부'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풀무원 미국 법인 풀무원 푸즈 USA는 시설자금 약 499억94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861만9675원에 신주 5800주(보통주)가 발행된다.
신주 발행가액에는 원/달러 환율 1405원이 적용됐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글로벌 이에스지 혁신성장 사모투자 합자회사'(4640주) 등이다. 글로벌 이에스지 혁신성장은 PEF 운용사인 하일랜드에쿼티파트너스가 지난해 10월 1122억원 규모로 결성한 펀드다.

◆풀무원USA, 만년 적자에 허덕여도‥빛나는 성장성?


1990년대 초반 미국 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수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왔다. 풀무원 미국법인의 모회사인 풀무원식품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풀무원 USA는 2018년 당기순손실 377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307억원의 손실을 보였다. 올해 역시 2분기 기준 순손실은 129억원에 달했다.

만년 적자 상황에서 500억원이란 투자유치에 성공한 배경은 '두부'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독보적인 미국 두부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풀무원은 올해 상반기 미국 내 두부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11% 늘었다.

현지 두부공장을 증설한 결과다. 풀무원은 미국 서부 풀러튼, 동부 아이어, 타판에 총 3개의 두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약 400억원을 들여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풀러튼 공장의 생산라인을 약 9300㎡ 규모로 확대한 영향에 해당 공장의 월 최대 생산량은 2배 이상 증가했고 미국 내 두부 총생산량은 38%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과 단백질 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향후 전망을 높이고 있다. 내년에는 동부 매사추세츠 아이어 두부 공장도 증설할 예정이다.

외형이 매년 커진다는 점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782억원이었던 풀무원USA 매출은 2020년 2561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백신 접종 시작으로 외식 비중이 증가되면서 2020년 대비 두부 시장 규모가 하락, 매출이 2386억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올해 상반기 1508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매출은 3000억원을 보일 가능성이 전망된다.

출처=풀무원식품 반기 보고서.이미지 확대보기
출처=풀무원식품 반기 보고서.

다만 풀무원은 투자를 지속하면서 적자가 누적된다는 점이 우려요소다. 풀무원은 지난해 상반기 미국법인 풀무원USA에 157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47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풀무원식품의 영업이익 443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이 영향 때문인지 올해 상반기 풀무원식품읜 연결기준 차입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4777억원에서 5330억원으로 확대됐다.

더군다나 연고 관계에 있는 자에게 신주인수권을 줘 신주를 인수시키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란 방식으로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풀무원의 지배력은 낮아지게 된다. 풀무원은 지분율 100%를 보유한 자회사 풀무원식품을 통해 풀무원 USA 지분 100% 소유하고 있고, 풀무원 USA가 풀무원푸드 USA 지분 100% 갖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로 글로벌ESG혁신성장은 풀무원푸즈USA가 신규 발행할 주식 5800주 중 80%에 해당하는 4640주를 신규 취득한다. 이럴 경우 풀무원USA의 풀무원푸즈USA 지분율은 기존 100%에서 82.61%로 줄고 글로벌ESG혁신성장은 17.39%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가 된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