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LG유플러스는 조직과 영업부문에서 많은 편화가 있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3위로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은 단기간내 변화를 주기 어렵지만 사업 초기단계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은 1등전략을 추진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권 부회장의 판단이다.
‘한판 싸움’을 위해 ‘선수급’ 인력도 연초대비 2배나 보강했다. IoT, VR, 빅데이터 같은 신규 사업 부문과 기업용 유선 부문 등 전통적 강세 시장 만큼은 절대 물러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전략의 궤도 수정도 두드러지는 변화다.
일단 현란한 ‘말잔치’성 마케팅을 지양하고 가입자 기반 이통사 본연의 ‘고객중심’ 전략으로 변신을 줬다.
지난 22일 열렸던 ‘2017년 LG유플러스 모바일 고객케어 전략’ 발표회에서 최순종 모바일사업부장(상무)는 “과거 LG유플러스는 기술 획득 위주의 세계 최초, 세계 최대식 수사를 나열하는 마케팅 전략이 대부분이었다”며 “LG유플러스에 진정 고객을 위한 전략이 있었는가에 대한 심각한 성찰의 시간이 있었고 작년부터는 고객 위주의 내실 다지기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영스타일은 광고를 필두로한 브랜드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사들의 주요 마케팅 수단이었던 광고에서 큰 변화를 줬다.
우선 유명 연예인 광고가 사라지고 이 자리를 평범한 일반인 모델들의 감동 리얼스토리가 대체했다. 고객돈으로 비싼 연예인을 동원해 일방적인 주장을 푸시하지 말자는 권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조직문화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권 부회장은 평소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라는 점을 감안해 즐거운 직장이 곧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지론을 펼쳐왔다.
자율복장과 스마트워킹데이, 시차출퇴근제 등이 권 부회장 취임으로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 권 부회장은 기자 간담회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청바지 차림으로 참석한다.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복장은 일하기 편하면 그만”이라는 것이 청바지를 입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권 부회장의 대답이다.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의 개선은 매출 성과로도 이어졌다.
3분기 LG유플러스 영업수익은 무선과 TPSS, 데이터 전 사업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4.5% 성장한 2조259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한 1339억원을 기록했다.
취임 1년간 권 부회장이 그리는 LG유플러스 사업 전략의 밑그림은 일단 완성됐다는 평가다.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조직 문화 개선을 안착시키는 것과 신규 사업부문 실행과 성과 등은 권 부회장이 내년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규태 기자 a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