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1 04:00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판도가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대만 TSMC가 2나노미터(㎚) 첨단 공정에서 수율 60%를 달성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기술 진보 그 이상을 의미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인텔이 40~50% 수율에 머무는 상황에서, TSMC의 이 같은 성과는 장기적 투자와 체계적 품질 혁신의 결과이자, 한국 반도체 산업에 분명한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수율은 곧 반도체 기업의 생존을 뜻한다. 40%와 60%의 수율 차이는 불량률과 원가 경쟁력에서 20~30%의 격차를 만들어 낸다. 이는 시장 점유율 확대, 고객 신뢰 확보, R&D 투자 회수 기간 단축 등으로 바로 연결된다. 실제로 올해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6%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2025.09.10 14:30
달이 밝다. 밤바람이 좋아서 산책을 나섰다가 허공에 걸린 보름을 갓 지난 둥근 달을 보았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도 달밤이 있어 인류는 생각하게 됐다고 한 어느 시인의 말을 떠올렸다. 고향에서 보던 달처럼 낭만적이진 않아도 빌딩 사이로 떠오른 도회지의 달도 그 은은한 빛으로 나의 메마른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기엔 부족함이 없다. 은은한 달빛의 마술이랄까. 달을 바라보면 아득히 잊고 있었던 일들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자전거를 타고 천변으로 나간 것도 콘크리트 빌딩 사이로 숨바꼭질하는 달이 아쉬워 온전히 달빛을 즐기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천변엔 산책과 밤 운동 나온 사람들로 제법 붐볐다.2025.09.10 09:16
배말자 부산 동래구 여성단체협의회장국민건강보험은 아플 때 누구나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켜주는 든든한 사회안전망이다. 그러나 최근에도 사무장병원, 면허 대여약국과 같은 불법개설 의료기관으로 인해 보험료가 부당하게 청구되어 재정이 낭비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 의료인이나 약사가 아닌 사람이 불법으로 개설·운영하면서 과잉진료와 허위청구를 일삼고, 결국 그 부담은 국민 모두의 몫으로 돌아간다.국민건강보험공단은 현지조사와 사후관리를 통해 이런 불법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2024년 공단 보도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2023년 한 해에만 불법개설 의료기관을 포함한 부당청구 규모가 약 8000억 원에 달했고,2025.09.08 17:22
우리는 그 언어를 쓰면서 살고 있다. 아파트 앱으로 택배를 확인하고, 단지 내 화상진료 모니터에서 의사와 상담하며, 놀이공간에 아이를 맡기는 동안 앱으로 결제를 마친다. 이 모든 순간이 '프롭테크(Proptech)'다. 공간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그 말에 자연스럽게 응답하는 일상의 언어다. 공간의 불편함에서 시작된 이야기 프롭테크를 부동산과 기술의 결합이라고 설명하면 그럴듯하지만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공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불편함을 기술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늦게 오는 택배를 기다리며 하루 종일 집에 머물러야 했던 경험, 복잡한 하자 보수 절차 때문에 몇 주씩 끌었던 기억, 층간소음으로 이웃과2025.09.08 05:53
사람은 덕을 베풀면 상대방에게 베푼 덕을 잃지 않으려 한다.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자부심은 은연중에 지배하려 들고 대가를 기대한다. 만약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배은망덕하다고 원망해 오히려 원한을 산다. 그러한 덕은 상대방을 위한 덕이라기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덕이므로 덕이라 할 수 없다. 성인의 덕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대가를 바라지 않으므로 생명을 낳고 길러주는 골짜기 물처럼 무위로 베풀므로 위대하다. 그러므로 덕을 입은 상대방은 저절로 성인을 따르고 존중으로 응답한다. 덕이 있고 없음에 대해 노자의 말은 이러하다. 최상의 덕은 덕이 아니기에 덕이 있고, 최하의 덕2025.09.07 15:35
전기 흡혈귀라는 표현은 원래 대기전력(Standby Power)을 가리키는 별칭이었다.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콘센트에 꽂혀 있는 동안 전기를 조금씩 흡수하는 기기들을 두고 붙여진 말이었다. 예컨대 TV를 꺼둔 채 플러그를 꽂아둔 경우, 충전기를 단말기에 연결하지 않고 콘센트에 꽂아둔 경우, 또는 셋톱박스가 밤새도록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고 불빛을 깜박이며 전력을 소모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이지 않는 손실이지만 장기적으로 국가 전체 전력 소비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였다. 오늘날 전력계통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도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AI가2025.09.05 00:05
최근 국민 MC 유재석이 데뷔 34년 간 한 번도 세금 탈세 논란이 없는 이유가 화제가 됐다. 유튜브 등에서는 연예인의 세금 신고 방식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모든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는 '장부 기장 신고'와 국가가 정한 비율을 적용하는 '추계신고' 중 유재석은 추계 신고해 세금을 더 내지만, 세금 논란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돈다. 그러나 소득이 일정 요건을 넘는 경우 세법상 의무를 지켜야 하며, 지키지 않으면 세법은 불성실하다고 보고 가산세를 매기며 모범 성실납세자라고 하지 않는다. 국세청이 정하는 모범납세자는 납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 성숙한 납세 문화를 조성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나눔과 상생의 문화 확산2025.09.04 14:41
이재명 정부의 우선 과제는 경제 성장과 민생 회복이다. 대통령은 취임 직후 비상경제대응 체재로 현황 점검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격차 해소를 강조했다. 정책 철학은 실용주의와 민생 중심으로, 첨단 기술국가 실현을 위한 질적 구조 전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정부는 AI 투자 확대와 첨단 산업 육성, 외교 전략 강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재정과 세제를 활용해 내수 진작과 기업 혁신을 지원하며, 고물가·고금리·고부채 문제 해결에 고심한다. 산업별 과제를 종합 고려해 국정 운영 방향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목표이다. 국제 사회는 기술, 정치, 환경이 얽히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네바다 사2025.09.03 14:09
9월로 접어들면서 바람의 기운이 사뭇 달라졌다.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맞이 채비를 한다는 처서가 지났음에도 폭염의 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 줄 모른다. 인생의 절반은 견디는 것이라고 하지만 올여름은 유난히도 길고 지루했다. 그런데 9월로 접어들면서 거짓말처럼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한결 맑아진 하늘과 또렷해진 산봉우리 위로 피어오르는 흰 뭉게구름이 탐스럽기만 하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고추잠자리가 맴을 돌고, 노랑 코스모스가 줄지어 핀 들길엔 밀물 들 듯 가을이 소리 없이 들어차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해 자연의 섭리마저 거스르는 건 아닌가 의심했던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처서가 지나면 더위도 한풀 꺾이고 서늘한 바람2025.09.01 17:28
베트남 진출의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혼자선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920억 달러. 한국이 베트남에 누적 투자한 금액이다. 숫자만 봐도 압도적이다. 하지만 숫자 뒤에 숨은 진실은 더욱 흥미롭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베트남 진출 열풍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우리 알스퀘어베트남에 접수된 베트남 입지 상담 문의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반도체 패키징 기업 시그네틱스가 지난해 8월 베트남 북부 빈푹성에 1억 달러 규모의 공장 건립을 발표한 이후 관련 업계의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 그리고 베트남 정2025.09.01 09:14
산야에 무성한 초목이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거기에 있으므로 저절로 아름다움을 준다. 땅을 정화하고 좋은 공기로 건강을 지켜준다. 먹을 것을 주어 생명도 지속시키고 목재로 인간의 생활을 돕는 등 무한한 덕을 베푼다. 무위란 그런 것이다.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삶을 영위함으로써 저절로 위해지는 것, 그것이 위함 없이 위하는 도의 본질이며, 초목은 도의 본질인 무위한 덕으로 존재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자가 본받아야 할 최고의 덕목이 바로 무위한 도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초목처럼 무위의 덕으로 백성을 위하면 나라 풍속이 아름다워진다. 이러한 무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