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2 09:13
협업엔 반드시 초조해지는 순간이 온다. 동료의 결과물이 내 맘 같지 않고, ‘나 혼자 하는 게 더 빨랐겠다’거나 ‘이걸 언제 다 설명해. 그럴 바엔 혼자 해버리고 말지’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때마다 나는 머릿속으로 그네를 상상한다.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가기를 반복하며 결국 더 높아지는 그네의 찰랑찰랑한 선을 상상한다. 아, 지금 뒤로 가고 있구나. '프로그래밍 심리학'의 저자 제럴드 와인버그는 ‘비자아적 프로그래밍(egoless programming)’을 강조한다. 번역을 거치며 어려워졌는데, 쉽게 말해 일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도록 일하는 방법을 다시 세팅하자는 말이다. 일이 곧 나이며, 나는 단편적인2023.03.22 09:12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 화산활동이 빚어낸 크고 작은 360여 개의 제주의 오름(작은 화산체)들이 제주의 대표적인 경관을 이루고 있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에서 나고 자라서,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그런가 하면 제주 출신 강요배 화가는 “오름에 올라가 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들판이나 바닷가, 마을 뒤편에 유순하게 솟아 제주의 자연 풍광을 이룬 오름을 올라야만 제주의 속살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오름은 제주 사람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요, 기원을 위한 성소이자 놀이2023.03.22 09:10
두 달마다 머리 깎고 염색하러 거리가 좀 먼 머리방으로 다녔다. 이젠 염색할 필요가 없어 가까운 동네 머리방에 가기로 마음먹고 인터넷에서 검색했다. 많은 머리방 가운데 가격과 거리가 적절한 곳을 선택한 다음 그 머리방으로 갔다. 아뿔싸! 가는 날이 장날! 머리방이 빵집으로 바뀌었다. 머리방 개업도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너무 자주 바뀌는 것 아냐? 새삼스럽게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둥실 떠올랐다. 어쨌든 자타 공인 충성도가 높은 ‘이’ 고객이 계속 갈 수 있는 머리방, 지속 가능한 머리방을 찾아야 한다. 도대체 어떤 머리방이라야 지속 가능할까? 규모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머리방, 관리자의 나이가 너무 많2023.03.17 13:42
국토부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초안을 3월 17일 공개한다. 하지만 올해 실거래가 하락 폭이 커지자 추가 검증에 시간이 걸리게 됐다. 올해 1월 1일자 기준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 개시일이 다음주로 연기됐다. 정부는 지난해 과도한 보유세 부담 관련 이의 정상화를 위해 올해는 2020년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보유세인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공동주택 공시가격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공동주택 가격이 낮아지면, 증여 시 증여세 부담이 줄어드냐는 질문들이 많다. 공동주택 증여시 증여재산의 평가는 증여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한다. 증여일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상 등기접수일을 말한다. ‘시가’란 증2023.03.15 09:16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계는 왜 전멸했을까?” 리더십 측면에서 바라보면 아마도 가장 큰 원인은 ‘이준석 전 대표의 ‘팔로어십’일 것이다. 그가 당대표 시절에 보여준 팔로어십은 실망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팔로어(Follower)’란 무엇일까? 단순히 리더를 따르는 사람이나 리더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란 다소 수동적 의미도 있지만, ‘리더와 함께 성과를 달성하면서 성장하는 사람’이란 능동적 의미도 있다. ‘팔로어십은 왜 중요할까?’ 카네기멜런 스쿨의 켈리 교수는 “조직 성공에 리더가 기여하는 비율은 높아야 20% 정도지만 팔로어의 비중은 80%이다”라고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을 따를 줄 모르는2023.03.15 09:14
2022년 여름 미국에서 시작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길고 긴 팬데믹의 여파로 시작된 대퇴사 시대. 올 초부터 HR을 뜨겁게 달군 두 개의 키워드이다. 조용한 사직은 일에 대한 애정이나 각별한 감정 없이 해야 할 일만을 수행하며 일이 곧 삶이어야 한다는 문화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운동이며, 대퇴사 현상은 약 2021년부터 코로나 이후 개인의 건강과 삶을 돌아보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인류사에 유례없는 팬데믹을 맞으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용 불안정으로 인해 안정과 여유에 대한 갈망은 늘어갔다. 열심히 묵묵히 직장을 다니면 부자는 아니더라도 안정을2023.03.23 04:32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연내 금리인하 없다"고 밝히면서 뉴욕증시 비트코인 리플 휘청하고 있다.2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FOMC 베이스텝 금리인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인하 없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우리는 은행 시스템의 안전과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올해중 금리인하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베이비스텝 금리인상 후 폭발하던 뉴욕증시 와 비트코인 등 가상암호화폐는 "연내 금리인하 없다"는 파월의 발언이후 휘청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2023.03.22 00:05
며칠 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마약류 투약을 의심케 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충격을 줬다. 또 이르면 다음 주에 인기 배우 유아인 씨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경찰에서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재벌가나 사회 지도층 자제들의 무분별한 마약류 범죄는 별로 놀랍지 않은 게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마약 김밥, 마약 치킨 등 ‘마약’을 음식 이름 앞에 버젓이 붙인 상호도 흔하다. ‘중독성 있는 맛’이라는 뜻이고 소비자들은 발음할 때 재밌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마약류에 대한 청소년들의 거부감이나 죄의식을 약화시키기2023.03.14 18:00
우리나라 통신 분야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도하는 ICT기업 KT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 위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난 연말부터 차기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휴업 상태다. KT는 지난 7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을 내정했다. 하지만 새 대표 체제가 본격 출범하기도 전부터 갖은 외압에 흔들리면서 오는 31일 주주총회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KT 입장에선 한두 번 겪는 일은 아니기에 크게 흔들리는 것 같지는 않다. KT의 CEO 연임 건마다 정부의 개입 논란은 반복적으로 나왔다. 이미 20년 전에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공2023.03.09 11:30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PPI(생산자)와 CPI(소비자) 물가가 이례적으로 "급락"하면서 경기 침체의 우려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2월 PPI가 전년 동월 대비 1.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0.8%, 시장 전망치 -1.3%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 이후 5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2월의 -1.4%는 2020년 11월의 -1.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월 CPI는 1년 전에 비해 1.0% 증가했다. 이 역시 전월 2.1%, 뉴욕증시 시장 전망치 1.9%를 하회했다. 지난해 2월 0.9% 이후 최저치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동반2023.03.08 04:50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상원청문회 발언이 뉴욕증시 암호화폐 폭락을 몰고왔다. 제롬파월 상원 청문회 발언이 예상보다 훨씬 더 "매파적"이라는 판단에 뉴욕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파월의 발언은 한마디로 "더 빠른 긴축 필요하면 금리 인상 속도 높일 준비돼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상원에 출석해 이달 '빅스텝'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최종금리,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최근 경제지표 예상보다 강세를 보여 당분간 제한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원 인플레이션 하락했으나 기대만큼 빠르지 않아…해야할 일 더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다음은 제롬파월의 상원 청문회 도두 발언 전문 S2023.03.07 18:22
인삼이 '정관장' 명찰을 단지 123년만에 풍파에 흔들리고 있다. 모기업 KT&G가 행동주의 펀드 공세에 시달리자 덩달아 맥못추는 중이다.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이하 FCP)는 인삼공사를 독립해 'K-푸드' 산업으로 키울 것을 주장하더니 급기야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를 새수장으로 앞세우고 있어서다.다행히 인삼공사 분리상장은 7일 취하됐다. 그러나 FCP측이 재추진 의사를 밝힌만큼 불씨는 남은 상태다. 한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이 내세우는 표면상 이유는 한국 인삼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에 있다. 담배 회사가 모자회사로 연결되면서 담배 회사 임원이 인삼공사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는 등 폐해가 있으니, 투명한 지배구조를2023.03.22 05:42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우건설에 '새 주인' 중흥그룹의 색채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군 출신인 김보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지난해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불승인 통보를 받아 무산된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중흥그룹 3세들은 이미 지난해 줄줄이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2023년을 대우건설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며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경영 시스템'을 강조했지만 가족경영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로 정창선 회장의 목표인 재2023.03.21 17:00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픈 AI(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 기술인 챗GPT(ChatGPT) 이슈는 미풍을 넘어 광풍인 상황이다. 챗GPT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화두로 자리를 잡았다. 이미 챗GPT는 세상을 바꾸는 신기술이 될 것이며 인간의 영역에서 편리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최대 AI 전문업체 오픈에이아이(OpenAI)에서 개발한 챗GPT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대화 전문 챗봇이다.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그에 맞춰 대화를 진행하는 방식인데, 마치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문장 구조는 물론이고 농담을 하거나 자의식을 가진 것 같은 대답을 해 놀라움을2023.03.19 17:59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와 EV트렌드코리아가 17일 폐막했다. 두 행사 모두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보여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결론부터 인터배터리의 보이지 않는 승리였다. 개막식 당일. 두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는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마치 백화점 명품관에서 보던 오픈런(매장이 열리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이 벌어진 듯했다. EV트렌드코리아가 열리는 3층 C홀 앞에는 "인터배터리는 1층입니다. 밑으로 내려가세요"라는 직원들의 안내가 이어졌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전시회가 동시에 열리다 보니 생긴 단순 해프닝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관심이2023.03.14 23:5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현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거의 사라졌다. 게다가 날씨까지 따뜻해져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탈모나 다이어트와 관련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이런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허위·과장 정보로 도배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광고가 '바퀴벌레'처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악용한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유명 연예인까지 등장하는 이들 광고 영상을 보면 음식을 무분별하게 먹어도 특정 제품만 섭취하면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는 '명백한 거짓말'조차 횡행한다. 거기다가 일반인 모2023.03.14 18:19
서유석 금융투자협회(금투협) 회장은 지난해 12월 23일 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대략 다음 달 초 정도면 당선 100일이고 다음 달 중순 정도면 취임 100일이다. 요즘 서유석 회장은 상당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서유석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3년의 임기 동안 많은 업적을 남기려면 임기 초반에 목표와 전략, 계획을 잘 세워야 하고 대중들을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서유석 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할 수 있는 사업을 늘리고 규제를 푸는 일이다. 서유석 회장 집무실에는 '초심을 잃지 말자, 65.64'라는 글이 적혀있는 액자가 있다고 한다. '65.64'라는 숫자는 서유석 회장의 금투협 회장2023.03.07 17:30
윤석열 정부의 은행 개혁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금융위는 지난 2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1차 회의'를 열고 은행권 경쟁 촉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된 경쟁 촉진 방안은 크게 은행업 인가 문턱을 낮춰 신규 플레이어를 진입시키는 것과 카드·증권·보험사 등 비은행권 업무 영역 확대 등 크게 두 가지다. 하지만 벌써부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진입 요건이 까다로운 은행업 특성상 새 은행을 도입하는 게 쉽지 않고, 설사 신규 플레이어 진입에 성공한다 해도 대형 은행과의 경쟁에서 생존을 보장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금산분리 규제를 완전히 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