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4 18:29
5일은 무역의 날 60주년이다. 수출은 우리나라 경제를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일등 공신 격이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다. 구로공단을 만들어 수출 주도형 경제를 시작한 1964년에는 이게 3%였다. 그해 가발 등 섬유제품이나 광물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는 1억 달러다. 1970년 10억 달러와 1977년 100억 달러 수출 실적을 달성한 동력은 중화학 제품이다. 오일쇼크를 겪으며 중화학 공업에 투자를 집중한 결과다. 지난해 수출 실적은 6311억 달러다. 수출품목도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 산업과 자동차·유화 등 다양하다. 방산 수출도 주목거리다. 지난해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은 173억 달러다. 전년2023.12.04 18:26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와 배터리 규제를 코콤(COCOM) 수준으로 높일 기세다. 코콤은 냉전 시기 공산권으로 들어가는 전략물자 유입을 막기 위해 운영하던 다자기구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도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국방포럼에서 네덜란드·일본·유럽 등과 함께 대(對)중국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 투자를 늦추더라도 에너지 안보를 우선한다는 미국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 지분율이 25%를 넘는 배터리 합작사에 대한 외국우려기업(FEOC) 지정은 국내 배터리 업계를 정조준한 조치다. 한국을 통해 미국에 접근하려는 중국의 우회로를 봉쇄하려는 의도다. 이 분야2023.12.03 17:01
올해 미국 경제의 약진은 기대 이상이다.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4.9%다. 지난 분기의 2.1%를 두 배 이상 앞선 수치다. 5분기 연속 성장이자 지난해 이후 최고 성장률이다. 특히 개인소비와 투자의 GDP 기여도도 증가세다.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 중국 등 지정학적 견제 정책으로 나빠진 글로벌 무역과 금융부문을 만회하기에 충분한 결과다. IMF 자료를 보면 글로벌 수출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대 초반만 해도 30% 수준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는 이게 55%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은 50% 초반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화 속도는 늦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도2023.12.03 16:57
글로벌 투자자금이 대종 상품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상품선물시장과 원유, 구리 등 원자재에 대한 순 매입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의 80% 수준이다. 올해 10월말까지 상품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도 10년 만의 최고치다. 근본적인 원인은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경계감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원자재 시장을 떠난 자금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것도 문제다.WTI 등 원유 관련 상품 비중이 높은 FTSE의 핵심상품 CRB지수는 11월 27일 기준 270수준이다. 7월 이후 최저치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데이터를 보면 미국 시장에 상장된 원유, 구리, 옥수수 등 11종 주요2023.12.02 05:30
우리나라의 방산 분야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품질향상으로 2023년 기준 방산수출 순위 면에서 세계 9위로 올라서면서 K-방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초도 양산을 계획 중이며, 무인 항공기,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방산 시스템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방산 기업들은 고품질, 가격경쟁력, 신속한 납품으로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다양한 국가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방산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다만, 방산 핵심 기술력이 향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2023.11.30 10:29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유명 영화 주인공의 독백이 아닌 어떤 회의의 한 장면이다. 의견을 내라고 해서 나름대로 고민한 끝에 말하면 싸늘한 반응이 돌아온다. 날 선 피드백은 의견 개진자의 마음에 아프게 박힌다. 회의 주최자의 서슬 퍼런 눈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민하는 척 수첩에 무언가를 끊임없이 적는다. 이런 회의가 되지 않으려면 누구보다 회의 주최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바르게 모으고, 더 좋은 생각을 나누고, 제대로 결론에 이르게 하는, 이른바 ‘미팅 퍼실리테이션(Meeting Facilitation)’ 기술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올바르게 모으려면 첫째, “왜2023.12.05 00:00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코로나 이후 최고 주준인 4만1천달러를 돌파했다.5일 뉴욕증시와 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금값은 한때 온스당 2135.39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동안의 기존 최고인 2020년 8월 7일 장중 최고치인 2천75.47달러를 뛰어넘었다. 10월 초부터 상승세를 탄 금값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을 시장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당시 "통화정책은 긴축적인 영역에 잘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달러화 환율 가치가 급락하고 미 국채 이자도 크게 떨어졌는데(국채값 상승), 이는 금값에는 호재2023.12.04 07:00
한국과 미국에서 2024년은 선거의 해다. 한국에서는 4월에 총선이 있다. 미국은 11월에 대통령과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1,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뽑는다. 선거전의 첫 단추는 출마자 선정이다. 한국은 주요 정당이 후보를 공천하고, 미국에서는 중앙당의 개입 없이 지역구에서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한다. 어느 쪽이든 출마 희망자가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또한 한·미 양국이 여야 간 ‘막가파’식 극한 대결로 정치권과 사회가 두 동강이 난 상태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한국이나 미국이 모두 총만 들지 않았을 뿐 ‘내전’ 중이다. 정치와 민주주의가 이처럼 퇴보하는 일차적 책임은 그 누구보다 대통2023.12.01 00:00
미국 연준 FOMC가 PCE 물가지수를 발표했다.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로 불리는 PCE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다. 이 PCE 물가지수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미국 금리정책의 향방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FOMC를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설립 목적은 물가 안정이다. 우리나라 한국은행 법도 그 법 1조에서 "물가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라고 규정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물가를 조절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은 금리다. 금리를 올리면 시중에 통화량이 줄어들게 된다. 통화량이 감소하면 수요공급의 시장 원리에 따라 물가가 하방 압력을 받게 된다. 물가가 계속 떨어지는 디플레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금2023.11.29 17:33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에서 29표를 얻는 데 그쳤다.정부와 의회, 기업인이 혼연일체로 유치전을 벌인 결과치곤 초라하기 그지없다. 119대29라는 표 차이를 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구상을 부산이 막판에 뒤집기에는 어려운 목표였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다. 다만 기업인들이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유치 활동과 함께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은 경제 영토를 넓힌 귀중한 성과다. 비전 2030 전략의 일환으로 엑스포를 유치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배워야 할 것도 많다. 사우디의 비전 2030은 석유를 팔아 먹고살던 기존의 경제를 투자 주도형 시스템으로 바꾸려는 국가 프로그램이다. 홍해 히자즈 지역에 거대한 리조트를 만드는2023.11.28 18:20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게 2019년 3분기 이후 네 차례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2015년 8월 11일 환율제도를 개혁한 이후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수치다. 2019년 8월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을 빚던 시기와 일치한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2020년 2월 중순과 9월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경제가 마비됐을 당시다. 환율 정상화까지 걸린 시간은 각각 5개월과 3개월 정도다. 올해 5월 이후 위안화 환율 상승은 이전과 다른 양상이다. 미국의 고금리 여파에다 중국의 경기침체가 맞물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국의 방어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7위안 아래로 내려가지 않을 기세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기관조차2023.11.28 18:18
‘IPO의 도시’로 불리던 홍콩의 국제금융시장 지위가 예전과 다르다. 딜로이트 자료를 보면 올해 IPO 융자액은 8위다. 코로나19 직전까지만 해도 연속 1위를 지켰던 분야다. 항셍지수는 올해만 12%나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1% 감소한 상하이 증시와 대조적이다. 홍콩 증시 시총도 2021년 전성기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2조 달러 이상 증발한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해외자금 이탈이다. 특히 홍콩 증시의 단골 격인 중국 기업의 본토 회귀 영향이 크다. 홍콩 증시의 중국 기업 비중은 70% 이상이다. 올해부터 등록제로 바뀐데다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로 자체 IPO를 늘린 결과다. 2014년 홍콩 증시에 상장했던 화훙반도체가 상하이에2023.11.28 15:53
굴지의 국내 전통 대기업인 대웅제약의 최근 홍보 업무나 회사 내부 사정을 들어보면 불안해한다는 전언들이 많다. 특히 홍보팀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많이 느껴진다는 것. 일반적으로 제약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이 자사의 이름을 알리거나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배포한다. 기자마다 다르지만 중요한 내용일 경우 추가 취재를 통해 기사화하거나 특별한 내용이 아니면 자료 그대로 작성하기도 한다. 대웅제약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 보도자료가 많이 '짜친다'는 느낌이 들고 있다. 경상도 사투리인 '짜친다'는 '쪼들린다'는 뜻이다. 수준이 모자라거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 흔히 쓰는 말이다. 이런 '짜치는2023.11.22 05:00
'상생금융 시즌2'로 금융권 안팎에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금융당국으로서는 수많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유연하고 정교하게 대응해야 하는 금융산업에 대해 국회 입법 형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면서 "결국 우리 (금융)업계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달려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금융당국 수장이 주요 금융지주들에게 국회에서 논의 중인 '횡재세'(초과이윤세)를 피하는 게 낫다며 알아서 국민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지원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셈이다. 실제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자발적으로 국민 눈높2023.11.21 18:30
대선 공약은 참 많은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그렇지 않게도 만든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꺼낸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이야기가 나온 지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다. ‘실효성’이 항상 지적됐는데, 사실 문제는 ‘효용성’에 있다. 몇 마리 미꾸라지 때문에 호수에다 정수기를 놓는 것, 이 자체가 에너지 낭비며 감정 소비다. 어쨌든 이제 이 법안도 가닥이 잡혔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8000만원 이상의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기로 했다. 그 이하는 취급하지 않는다. 금수저 아들이 포르쉐를 타고 나가면 창피해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말 이걸 막기 위해서 그 큰 노력을 쏟아내야 했던 것일까? 사설탐정에게 의뢰해 그 ‘일부’를2023.11.14 17:17
지난 11일 오전, 예상치 못한 소식이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 튀르키예 코치와 짓기로 한 합작공장 건설이 무산됐다는 것이었다. 최근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공장 건설을 철회할 만큼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불과 1~2주 전 각 배터리 업체의 실적 컨퍼런스콜과 지난 1일 열린 배터리 산업의 날에서도 회사를 이끄는 주요 임원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나아가 "전기차 시장은 우상향한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을 하게 된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 3사는2023.11.08 05:30
최근 보험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필요성을 권고한 이후 무려 14년 만의 성과다. 이로써 그동안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절차적 번거로움이 해소되면서 소비자 편익이 눈에 띄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법안이 긴 시간의 논란 끝에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시행 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법안 시행은 내년 10월 25일로 1년여 정도의 시간이 남았지만 의료계의 격렬한 반발로 인해 가장 중요한 과제인 중개기관 선정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 의료계는 중개기관 후보로 제시된 건강보험심2023.11.07 21:00
“며칠 전에는 일회용품 규제를 본격 시작한다는 공문이 시에서 내려왔는데 갑자기 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 연장이 된다고 하니까 심란해요. 어제까지는 일회용품 규제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규제에 대비했는데 갑자기 계도기간 연장을 한다고 하니까 혼란스럽네요.”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의 말이다.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 종료를 코앞에 두고 계도기간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현장에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계도기간 종료를 2주 남짓 앞두고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대체품 마련을 서둘렀던 소상공인들이 허무함을 표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돼 있긴 했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