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리 패밀리오피스(Full Vision) 투자 유치… 장쑤성 창저우에 250MWh 규모 공장 전격 가동
항공우주 기술 기반 수계 배터리… 3만 회 완충·방전 사이클, 열폭주 0% '인프라급' 내구성 무기
글로벌 ESS 시장 80% 장악한 中 LFP 카르텔 겨냥… 2027년 1GWh·중동 및 미국 생산기지 확대 추진
항공우주 기술 기반 수계 배터리… 3만 회 완충·방전 사이클, 열폭주 0% '인프라급' 내구성 무기
글로벌 ESS 시장 80% 장악한 中 LFP 카르텔 겨냥… 2027년 1GWh·중동 및 미국 생산기지 확대 추진
이미지 확대보기CA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배터리 대기업들이 리튬인산철(LFP)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80% 이상을 틀어쥐고 있는 가운데, 홍콩 유력 재벌 가문이 지원하는 차세대 배터리 스타트업이 화재 위험이 원천 차단되고 수명이 30년에 달하는 '니켈-수소(Nickel-Hydrogen)' 배터리를 앞세워 중국 본토에서 전격 양산에 돌입했다.
그동안 인공위성과 우주정거장 등 극한 환경의 항공우주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쓰이던 수계(Aqueous) 니켈-수소 기술을 지상 대형 전력망 인프라용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열폭주 화재 위험과 10년 안팎의 짧은 교체 주기에 발목 잡혀 있던 기존 리튬이온 ESS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9월 27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에너지 저장 전문 혁신기업 에너베뉴(EnerVenue)는 중국 동부 장쑤성 창저우(常州)에 자체 최초의 수계 니켈-수소 배터리 기가팩토리를 완공하고 상업 생산을 공식 개시했다.
에너베뉴는 홍콩 최대 부동산·에너지 대기업 헨더슨랜드의 피터 리 카킷(Peter Lee Ka-kit) 공동회장 패밀리오피스인 '풀 비전 캐피탈(Full Vision Capital)'이 공동 설립 및 핵심 앵커 투자를 주도한 유망 테크 기업이다.
창저우 공장 250MWh 가동… 2027년 1GWh·중동 및 美 증설 추진
에너베뉴의 이번 중국 공장 개소는 풀 비전 캐피탈을 비롯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3억 달러(약 4,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완료한 지 5개월 만에 달성한 초고속 양산 성과다.
현재 창저우 공장의 초기 연간 생산 능력은 250메가와트시(MWh) 수준이며, 회사는 공정 안정화를 거쳐 오는 2027년까지 1기가와트시(GWh), 2028년에는 멀티 기가와트시(Multi-GWh) 규모로 생산 캐파를 가파르게 확대할 계획이다.
헨닝 래스(Henning Rath) 에너베뉴 최고경영자(CEO)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장주기(Long-duration) 에너지 저장이 요구되는 ESS 시장의 핵심 지표 전반에서 우리는 절대적인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래스 CEO는 "창저우 기지는 우리의 배터리가 어디서든 대량 제조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첫 번째 거점"이라며 "향후 급증하는 신재생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과 미국 현지에도 대규모 생산 라인을 추가로 구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소모품 아닌 인프라"… 3만 회 사이클·열폭주 없는 완벽한 안전성
에너베뉴가 내세우는 최대 무기는 독보적인 '수명'과 '안전성'이다.
물 기반의 전해질을 사용하는 니켈-수소 기술은 유기용매를 쓰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열폭주(Thermal Runaway)로 인한 화재나 폭발 위험이 물리적으로 원천 차단된다.
영하 40℃에서 영상 60℃에 이르는 혹독한 극한 기후 환경에서도 별도의 냉각 공조 장치(HVAC) 없이 정상 작동이 가능하다.
특히 충·방전 내구성은 기존 LFP 배터리를 압도한다.
에너베뉴의 배터리는 최대 30,000회의 완전 충전·방전 사이클을 견디며 설계 수명만 30년에 달한다.
통상 10~15년 주기로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약 6,000회 안팎의 사이클 후 전면 교체해야 하는 일반 LFP 배터리 대비 5배 이상 긴 수명을 자랑하는 셈이다.
래스 CEO는 "우리의 배터리는 몇 년 쓰다 감가상각되어 버려지는 일반 소모성 부품이 아니라, 도로망이나 변전소처럼 30년 이상 전력망과 함께 숨 쉬는 진정한 '에너지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교체 비용과 유지보수비(O&M)를 감안한 균등화발전비용(LCOE)과 전체 수명 주기 비용(LCOS) 측면에서 LFP를 넘어서는 경제성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中 유전에 11MWh 컨테이너 공급… 550GWh ESS 시장 지각변동
상용화 수주도 이미 궤도에 올랐다.
에너베뉴는 이미 다수의 글로벌 에너지 고객사들로부터 수십 MWh 규모의 사전 주문을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회사가 독자 개발한 '에너지 프리즘(Energy Prism)' 배터리 컨테이너 26기로 구성된 총 11MWh 규모의 초대형 ESS 시스템이 중국 북부의 유전 지대에 전격 배치되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기술은 태양광 및 풍력 연계 대규모 장주기 저장소는 물론,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와 마이크로그리드 전력망 전반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나트륨-황(NaS) 배터리,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 양수 발전 등 차세대 장주기 저장 기술과의 경쟁에서도 높은 공간 효율과 내구성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에 본사를 둔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ESS 배터리 수요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과 재생에너지 연계에 힘입어 전년 대비 79% 폭증한 550GWh에 달했다.
그동안 저가 LFP 공급망을 앞세운 중국 본토 기업들이 80% 이상의 점유율을 독식해 왔으나, 미국 정부의 국방수탁법(NDAA)을 통한 중국산 배터리 조달 규제와 연쇄적인 화재 안전 기준 강화가 맞물리면서 서방 시장을 중심으로 비(非)리튬계 수계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타임(TIME)지가 '2025년 미국 10대 그린 테크 기업'으로 선정한 에너베뉴의 이번 중국 공장 본격 가동은, 리튬 계열에 과도하게 편중되었던 글로벌 배터리 생태계가 안전성과 초장기 내구성을 담보하는 차세대 화학 포트폴리오로 다변화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중국 내수 배터리 거인들과 홍콩·미국계 자본이 결합한 신기술 진영 간의 글로벌 ESS 주도권 쟁탈전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