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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빅딜 없었지만, 진입은 시간문제"… 美 '중국산 전기차' 빗장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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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빅딜 없었지만, 진입은 시간문제"… 美 '중국산 전기차' 빗장 풀릴까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서 자동차 명시적 언급 빠졌으나… 전문가 "어떤 형태로든 진입 불가피"
UAW·디트로이트 '중국차·SW 전면 금지' 입법 촉구 속 11월 중간선거 표심 의식해 단기 규제 완화는 보류
中 글로벌 점유율 24%·수출 1,000만 대 돌파 눈앞… 美 '빅3' 점유율 36% 역대 최저 속 '가격 하한제' 대안 부상
비야디(BYD)와 같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BYD)와 같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워싱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국빈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부문의 공식적인 '빅딜'이 불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극심한 신차 인플레이션과 고유가, 그리고 전기차(EV) 기술 격차로 인해 중국산 전기차가 어떤 형태로든 미국 시장에 상륙하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현지 공장 설립이라면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진출을 허용할 수 있다"고 시사하면서 미·중 정상 간 자동차 담판 기대가 고조되었으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자동차노조(UAW)와 디트로이트 '빅3'의 거센 반발로 이번 정상회담 의제에서는 공식 배제됐다.

그러나 100%가 넘는 징벌적 관세와 커넥티드 차량 소프트웨어 규제라는 철벽 봉쇄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치솟은 신차 가격과 중국산 전기차의 압도적인 글로벌 약진이 미국의 무역 장벽을 안팎에서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9월 27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통상 및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 종료 직후 "단기적 외교 합의는 없었지만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미국 시장 침투는 거스를 수 없는 구조적 흐름"이라고 일제히 진단했다.

중간선거 앞두고 '숨고르기'… UAW·디트로이트 반발에 일단 보류


정상회담 직전까지 일본과 유럽 완성차 업계는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만약 백악관이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미국 현지생산을 전격 허용할 경우,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EV에 밀려 미국 내 기존 제조사들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었다.

실제로 일본 부품사 임원은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협상이 빠지면서 일단 당장의 위기는 넘겼다"고 안도했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문제를 공개 석상에서 꺼내지 않은 것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셈법 때문이다.
GM, 포드, 토요타 등이 소속된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중국 등 우려국과 관련된 완성차 및 차량용 소프트웨어의 수입·제조·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초당적 법안 통과를 의회에 강력히 촉구해 왔다.

여기에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핵심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의 표심을 쥐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까지 가세해 중국차 진입 결사반대를 외치자, 트럼프 행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다.

스콧 케네디(Scott Kennedy)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고문은 "의회 내 반발 기류가 워낙 거세 즉각적인 대중 자동차 규제 완화는 정치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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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장의 실물 경제 지표는 정치적 장벽을 무력화하고 있다.

영국 해운·산업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2021년 15%에서 2026년 24%까지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중국의 연간 자동차 수출량 역시 사상 최초로 1,000만 대를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

반면 미국의 전기차 생태계는 심각한 정체에 빠져 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추진된 보조금 중심의 드라이브는 대규모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스타트업들의 연쇄 파산과 제너럴 모터스(GM) 등 레거시 제조사들의 수조 원대 적자로 귀결됐다.

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이 치솟자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채택률은 급등했으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MarkLine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전기차 침투율은 중국이 34%에 달한 반면, 미국은 6%라는 초라한 성적표에 머물렀다.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에서 밀린 미국 완성차 메이저들은 이미 물밑에서 '중국 의존'을 심화하고 있다.

지프와 크라이슬러를 거느린 스텔란티스는 중국 립모터(Leapmotor)와 손을 잡았고, 포드 역시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차량 기술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전 GM 임원이자 컨설팅사 던 인사이트(Dunne Insights)의 마이클 던 CEO는 "미국 제조사들이 결국 중국 기술을 라이선스하거나 차용해 개발한 전기차를 미국 안방에 역도입해 판매하게 되는 아이러니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빅3' 점유율 36% 역대 최저… "인플레 잡으려면 빗장 풀어야"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도 임계점에 도달했다.

신차 평균 가격이 5만 달러에 육박하는 장기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저렴하고 스마트한 이동 수단을 찾는 청년층과 서민층의 눈높이는 저가 중국산 EV로 쏠리고 있다.

데이터 리서치사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미국 신차 시장에서 전통의 디트로이트 빅3(포드, GM, 스텔란티스)가 차지하는 합산 점유율은 36%를 갓 넘기며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로 추락할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컨설팅사 아서 D. 리틀(Arthur D. Little)의 필립 사이델(Philipp Seidel) 파트너는 "시장을 인위적으로 걸어 잠그고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고립주의 정책은 역사적으로 경쟁을 위축시키고 품질 저하와 가격 상승을 유발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뿐"이라며 "자국 기업의 첨단 기술 경쟁력 혁신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CSIS의 스콧 케네디 고문은 향후 미국 정부가 결국 실리적 개방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타협안으로 '가격 하한제(Price Floor)'와 '공통 데이터 안보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현지 공장에 투자해 생산하되, 덤핑 출혈을 막기 위한 최저 판매 가격을 설정하고 국적을 불문한 엄격한 차량 내 데이터 보안 요건을 통과시키는 조건부 진입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미·중 정상회담의 공식 의제에서 제외되었음에도 고조되는 중국차의 미국 진출 담론은, 정치적 보호무역 장벽이 소비자 물가 부담과 글로벌 기술 헤게모니의 격차라는 실물 경제의 거대한 압력을 영원히 차단할 수는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풀이된다.

아울러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현실화될 통상 정책 재편 과정에서 현대차·기아 등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 완성차 진영의 전략적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