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 상장 은행 첫 도입… 이사회 전략위원회 직속으로 '데이터 보안·윤리 검토·책임 추적' 전담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 지침 선제적 이행… 450개 대형 모델 적용 속 '리스크 등급제' 통합
42개 상장 은행 도입 임박 속 홍콩은 '글로벌 규제 샌드박스·준법 허브' 도약 승부수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 지침 선제적 이행… 450개 대형 모델 적용 속 '리스크 등급제' 통합
42개 상장 은행 도입 임박 속 홍콩은 '글로벌 규제 샌드박스·준법 허브' 도약 승부수
이미지 확대보기선전 증권거래소 상장사인 핑안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 배포, 사후 모니터링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위험을 총괄 통제하는 'AI 관리 조치'를 최종 승인했다.
이는 중국 금융 규제 당국이 생성형 AI 도입에 따른 알고리즘 편향, 데이터 유출, 금융 안정성 훼손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권 감독을 대폭 강화한 데 따른 선제적 조치다.
금융의 본질인 신뢰성과 자산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직접 AI 위험을 등급화하고 통제하는 체계를 확립함에 따라, 중국 본토의 다른 40여 개 상장 은행들도 유사한 AI 내부 규정을 연쇄 도입하며 중국 금융권 전반에 강력한 'AI 컴플라이언스(준법)' 기준이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사회 전략위가 전 단계 감독… '450개 거대언어모델' 리스크 등급 분류
핑안은행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은행 내 AI 관련 최고 감독 권한은 이사회 직속 '전략위원회'가 전담하게 된다.
전략위원회는 AI 시스템의 초기 연구개발(R&D)부터 실제 서비스 배치 및 운용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의무적인 점검을 수행한다.
특히 ▲고객 금융 데이터의 보안 체계, ▲알고리즘의 불투명성 및 모델 오류 위험, ▲윤리적 적합성 검토, ▲오작동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책임 추적 메커니즘' 구축을 명문화했다.
또한, AI 시스템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도를 사안별로 등급화하여, 이를 은행의 전사적 리스크 관리 시스템(ERM)에 완전히 통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금융 규제의 컨트롤타워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이 지난 6월 발표한 '금융권 AI 감독 지침'을 전면 실행에 옮긴 것이다. 당시 NFRA는 은행과 보험사가 자체 도입하거나 외부 솔루션으로 사용하는 AI 시스템의 법적·재무적 최종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이사회 차원의 실질적 내부 통제 메커니즘 수립을 강제한 바 있다.
핑안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간보고서를 통해 마케팅, 개인 맞춤형 투자 자문, 준법 감시, 여신 심사 등 다양한 부서에 걸쳐 이미 450개 이상의 대형 언어 모델(LLM) 활용 사례를 실무에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어, 거대해진 시스템을 통제할 내부 가이드라인 확립이 시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42개 A주 상장 은행으로 확산 전망… "금융 안정 위해 거버넌스는 필수"
중국 본토 금융권의 반응은 발 빠르다.
상하이 금융 전문 매체 차이롄사(财联社)에 따르면, 핑안은행 외에도 주요 국유 및 민간 상업은행들이 당국의 지침에 맞춘 독자적인 AI 거버넌스 지침을 마련 중이며 조만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서 중국 본토 A주에 상장된 42개 은행 전체가 AI 기술 도입 및 혁신 계획을 명시했을 정도로 금융권의 AI 의존도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Natixis)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게리 응(Gary Ng)은 "AI 도입은 생산성 향상을 가져오지만, 고객 자산 보호와 시스템 안정성이 절대적인 금융 분야에서는 반드시 강력한 거버넌스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이 이 같은 이사회 중심 통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콩 금융분석가 및 전문 논평가 협회의 케니 탕 싱힝 회장 역시 "은행이 AI를 어디까지 자유롭게 확장하도록 규제 당국이 허용할지는 지켜봐야겠으나, 알고리즘 위험을 제도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금융의 메가트렌드"라고 평가했다.
홍콩, '글로벌 AI 준법 허브' 노린다… 샌드박스 전 금융권 확대
본토 은행들의 규제 정비와 맞물려, 국제 금융 중심지인 홍콩 역시 자율형 AI 시스템의 금융권 안착을 위한 국제 표준 규제 플랫폼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폴 찬(Paul Chan·진무포) 홍콩 재정사총장(재무장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홍콩이 가진 영미법(관습법) 체계,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 고도화된 전문 서비스 역량을 앞세워 "AI 모델 학습, 국경 간 안전한 데이터 이전, 금융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 및 분쟁 해결 분야에서 전 세계가 신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홍콩 통화청(HKMA)과 금융 규제 당국은 지난 2024년 상업은행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했던 '생성형 AI 감독 샌드박스'를 올해 3월 증권, 보험, 연금 부문 등 금융 전반으로 확대 적용했다.
다양한 국가의 데이터 규제와 통상 장벽이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홍콩을 서로 다른 관할권의 AI 규제 기준을 사전 시험하고 글로벌 준법 표준을 확립하는 '금융 AI 테스트베드'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빅테크의 오픈소스 모델과 금융 데이터가 결합하며 디지털 금융 혁신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핑안은행의 선제적 규정 도입은 기술 활용의 속도전을 넘어 '통제 가능한 안전망 구축'이 미래 금융 경쟁력의 핵심 척도로 떠올랐음을 보여주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