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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로아메리칸·테크 합병, 중국 구리 정광 공급 요구가 최대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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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로아메리칸·테크 합병, 중국 구리 정광 공급 요구가 최대 관문

중국 반독점 당국, 합병 승인 조건으로 구리 정광 안정 공급 요구
EU도 브라질 니켈 매각에 경고…핵심 자원 둘러싼 각국 견제 가시화
완블라드 CEO "우리는 개척자적 역할…반독점 문제는 없다"
칠레에 있는 앵글로 아메리칸의 엘 솔다도 구리 광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칠레에 있는 앵글로 아메리칸의 엘 솔다도 구리 광산. 사진=로이터


앵글로 아메리칸과 캐나다 테크 리소시스의 540억 달러(약 72조 3870억원) 규모 합병 추진 과정에서 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이 가장 까다로운 관문으로 떠올랐다.

영국 글로벌 통신사 로이터는 10월 8일(현지시각) 앵글로 아메리칸이 캐나다 테크 리소시스와의 대규모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 반독점 당국이 합병 승인 조건으로 중국에 대한 안정적인 구리 정광 공급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중국을 제외한 두 회사의 주요 사업 운영 국가들에서는 대부분 필요한 규제 승인이 완료되었으나 마지막 남은 중국의 승인 과정에서 핵심 광물 수급을 매개로 한 조건부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양측은 이번 초대형 거래의 최종 완료 시점을 오는 2027년 3월로 내다보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안보를 둘러싼 자원 민족주의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합병은 글로벌 광산업계가 직면한 지정학적 복잡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시험대가 되고 있다.

중국의 구리 정광 공급 요구와 지정학적 시험대


던컨 완블라드 앵글로 아메리칸 최고경영자(CEO)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광업 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여해 지정학 변화와 공급망 차질, 핵심 광물 민족주의로 인해 대형 M&A 환경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완블라드 CEO는 현재의 상황을 두고 새로운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개척자적 역할에 비유하며, 반독점적 관점 자체에는 이번 거래에 본질적인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병이 성공적으로 성사될 경우 앵글로 아메리칸은 구리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장하여, 탄소중립 핵심 금속인 구리 생산 분야에서 세계 5위의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원자재 수급 요구가 변수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광산 기업들이 각국 정부의 자원 확보 경쟁 속에서 넘어야 할 규제 장벽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니켈과 석탄 자산 매각 속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심사


구리·철광석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사적 구조조정도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브라질 니켈 사업부를 홍콩 증시에 상장된 광산 기업 MMG에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예비 평가 문서를 통해 해당 매각이 유럽 밖으로 니켈 공급을 돌려 지역 내 스테인리스강 생산업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반독점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호주 제철용 석탄 광산은 영국의 딜마르에 최대 38억 8000만 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며, 다이아몬드 자회사 드비어스 역시 연내 매각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핵심 광물을 둘러싼 주요국들의 견제가 가중되는 국면은 한국 비철금속과 배터리 소재 산업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고려아연과 풍산 등 한국 주요 비철금속과 소재 기업들은 글로벌 광산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중국·EU 등 주요 거점의 반독점 규제 흐름이 향후 글로벌 원자재 수급 경로와 가격 변동성에 미치는 파장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특히 핵심 광물 공급망을 무기로 한 각국의 자원 무기화 추세에 대응하여, 원자재 조달처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보완해야 할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