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혼다 CR-V 하이브리드 신형 생산 2027년 5월로 연기

글로벌이코노믹

혼다 CR-V 하이브리드 신형 생산 2027년 5월로 연기

차세대 시스템 도입 지연으로 원가 30% 절감 목표 실현 후퇴
17일 치 재고 속 신모델 전환 시점 불확실성 증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라인 전환과 공장 재편 추진
혼다의 북미 시장 주력 차종인 CR-V 하이브리드. 사진=혼다이미지 확대보기
혼다의 북미 시장 주력 차종인 CR-V 하이브리드. 사진=혼다


혼다가 북미 시장 주력 차종인 CR-V 하이브리드 신형의 대량 생산을 당초 계획보다 몇 달 늦추며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동화 전략 속도 조절에 나선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 뉴스 분석 매체 오토와이어는 10월 10일(현지시각) 혼다가 차세대 CR-V 하이브리드 미국 생산을 2027년 5월 또는 그 이후로 연기할 예정이라고 닛케이 비즈니스 일간지 보도를 인용해 보도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생산 연기와 원가 절감 후퇴


혼다는 지난 5월 14일 기업 설명회에서 전기차 관련 지출을 줄이고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2027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플랫폼을 탑재한 차세대 모델을 순차 출시하고, 2030년 3월 마감 회계연도까지 전 세계에 하이브리드 모델 15종을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주력 시장은 북미 지역이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목표는 두 가지다. 2023년 도입한 기존 시스템 대비 생산 비용을 30% 이상 낮추고, 연비를 10% 이상 높이는 것이다. 혼다는 새로운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과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에서 이 목표를 달성한다고 설명했다.

생산 연기로 구형 시스템 적용 기간이 길어지면 원가 절감 목표의 실현 시점도 뒤로 밀린다. 혼다 공식 발표에 따르면 차세대 시스템이 탑재되기 전까지 생산되는 CR-V 하이브리드는 기존 시스템을 적용하며, 혼다는 이 기존 시스템이 차세대 대비 30% 이상 비용이 높다고 밝혔다.

17일 치 재고와 공장 재편 및 생산 거점 구조


혼다는 2026년 10월 1일 판매 발표에서 올해 3분기 미국 CR-V 판매량이 11만 73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16.6%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CR-V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5만 9668대로, 전체 판매량의 53%를 차지했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CR-V 하이브리드 약 2만 대가 미국에서 팔리는 셈이다.

아메리칸 혼다 자동차 영업 부사장 랜스 울퍼는 같은 발표에서 지속적인 강한 수요로 인해 재고 문제가 일부 발생하고 있지만, 북미 생산팀과 딜러들이 고객 요구를 충족하는 데 계속 집중하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당시 CR-V 재고는 17일 치에 불과했다. 생산 전환이 시작되는 시점에는 공장이 파일럿 빌드를 진행하고 라인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출하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든다. 수요는 여전히 강한데 공급이 감소하는 이 구간이 혼다의 주된 위험 요인이다.

혼다의 2026년 북미 제조 팩트북에는 CR-V를 만드는 공장 세 곳이 나온다. 연간 24만 대 규모의 오하이오주 이스트 리버티 자동차 공장, 온타리오주 앨리스턴 2공장, 연간 25만 대 규모의 인디애나주 그린스버그 자동차 공장이다. 그린스버그에는 2600명이 근무한다.

그린스버그는 시빅 해치백과 CR-V 시리즈만 생산하는 공장이다. 팩트북 기준으로 시빅 해치백을 생산하는 북미 혼다 공장은 이곳이 유일하다. 로이터는 2025년 3월 혼다가 차세대 시빅 하이브리드 생산지를 그린스버그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생산 시작 시점은 2028년 5월로 전해졌다. 혼다는 이 계획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으며, 이번 주 보도에서는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는 내용도 함께 나왔다.

오토와이어의 계산에 따르면 연간 25만 대 규모의 그린스버그 공장에 시빅 21만 대가 배정되면 CR-V를 비롯한 나머지 차종에는 연간 4만 대 슬롯만 남는다. 시빅 생산 계획이 철회된다면 그린스버그의 미래는 차세대 CR-V에 더욱 크게 달려 있다.

혼다는 기업 설명회에서 오하이오 공장의 잉여 생산 용량을 휘발유와 하이브리드 차량에 재배분하고, 북미 모든 자동차 공장을 하이브리드 생산이 가능한 구조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사인 L-H 배터리 컴퍼니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도 하이브리드용으로 전환한다. 혼다는 앨라배마 공장 확장에 4억 7200만 달러를 투입한다고도 밝혔다.

미국 완성차 공급망과 한국 부품 생태계의 전략적 과제


혼다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생산 지연과 북미 공장 재편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속도 조절 기조가 공급망과 생산 전략에 미치는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북미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상황에서 생산 라인 전환과 차세대 플랫폼 도입 일정의 변동은 현지 부품 협력사들의 투자 집행과 생산 유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국 완성차와 부품 업계는 북미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전략 유연화에 발맞추어 하이브리드 와 내연기관 혼용 부품의 공급 안정성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