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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미래 가전은 역시나 피지컬AI…로봇으로 고부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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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미래 가전은 역시나 피지컬AI…로봇으로 고부가 노린다

[K가전을 보다 ③] 가전 최종 진화형은 스스로 판단하는 피지컬 AI
스마트홈 생태계와 결합한 홈 로봇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
소프트웨어 경쟁 심화 속 사생활 보안은 여전히 과제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 사진=연합뉴스
가전 사업의 성장 둔화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피지컬 AI' 로봇을 정조준하고 있다.

화면 속에 머물던 인공지능이 실제 공간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로봇으로 진화하는 흐름 속에서, 양사는 스마트홈 생태계와 결합한 실행형 AI 에이전트, 즉 홈로봇을 프리미엄 시장 공략의 핵심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배터리 등 다른 산업에서 그랬듯 중국이 저가 하드웨어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자, 하드웨어 성능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위기감이 이런 전략 전환의 배경으로 꼽힌다.

LG전자는 당초 내년으로 예정됐던 홈로봇 '클로이'의 실증 계획을 올해 상반기로 앞당겼다. 서울 양재 R&D센터를 로봇 전용 데이터 팩토리로 전환해 실제 집과 공장 환경을 모사한 공간에 클로이드 로봇 100여 대를 투입하고 있으며, 산업용 로봇 기술과 공정 데이터, 가전 사업에서 쌓은 홈 이해 경쟁력을 결합해 2028년 상용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에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확대해 하드웨어 전략과 자사 데이터, 엔비디아의 기술 리더십을 결합한 공동 레퍼런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인수합병을 축으로 로봇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공 모양 집사로봇 '볼리'는 최근 국내 로봇 가전 최초로 개인정보보호 인증을 획득해 상용화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다만 정서적 교감을 앞세운 집사로봇 콘셉트에서 벗어나 실제 가사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으로 방향을 조정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양사 모두 로봇 연구개발 조직을 생활가전 사업본부로 이관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수익화 체계로 편입시키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승부처는 결국 중국과의 경쟁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로보락은 절반이 넘는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고, 하이센스·에코백스·드리미 등도 휴머노이드와 청소로봇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문제는 보안과 사생활이다. 에코백스 로봇청소기가 해킹당해 미국 가정에서 욕설과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낸 사례가 보고됐고, 중국 정부가 요청하면 관련 기업들이 전 세계 소비자 데이터를 넘겨줘야 한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 국내 조사에서도 일부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사진 유출과 카메라 무단 활성화 취약점을 드러낸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은 상대적으로 높은 보안 수준을 보였다.
AI 홈 연구원들이 ‘씽큐 리얼’에서 새로운 AI 기술과 고객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자동화 시나리오를 실험·검증하고 이를 AI 홈 솔루션에 반영하고 있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AI 홈 연구원들이 ‘씽큐 리얼’에서 새로운 AI 기술과 고객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자동화 시나리오를 실험·검증하고 이를 AI 홈 솔루션에 반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 때문에 경쟁의 축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보안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를 가전에 적용해 녹화 영상을 24시간만 보관한 뒤 파기하며, LG전자는 자체 보안개발 프로세스를 신제품에 적용해 데이터 암호화를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초저가 하드웨어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더라도, 반복되는 해킹 논란과 소비자 피로도가 쌓일수록 검증된 보안·AI 소프트웨어를 갖춘 국내 기업의 프리미엄 전략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AI홈 시장이 2026년 1801억2000만 달러에서 2034년 8484억7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인 만큼,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서비스 경쟁으로 넘어가는 이 과도기를 어떻게 넘느냐가 양사의 실적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전 및 로봇 산업은 소프트웨어 중심 가전과 피지컬 AI로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라며 "중국이 가격을 무기로 하드웨어 시장을 압박하더라도, 기기 간 매끄러운 연동과 사용자 행동 예측, 고도화된 에이전트 기술을 제공하는 고부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park0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