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ASIC 업체 '12단→8단' 검토…Gb당 가격은 오히려 10~20% 비싸
삼성·SK하이닉스 "신규 공장 가동 전까지 수급 개선 어려워"
삼성·SK하이닉스 "신규 공장 가동 전까지 수급 개선 어려워"
이미지 확대보기지난달 3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HBM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는 전년 대비 121% 오를 전망이다. AI 서버 수요가 계속 늘면서 HBM과 범용 D램이 한정된 선단 공정 생산능력과 웨이퍼를 나눠 쓰고 있어서다. 여기에 값비싼 HBM4 비중이 커지고 내년 하반기부터 HBM4E 생산이 점차 늘면서 단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내다봤다.
메모리 업계도 공급난이 단기간에 풀리기는 어렵다고 본다. 앞서 SK하이닉스는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과 AI 서버용 메모리에 들어가는 첨단 공정의 난도가 높아지고 있고, 신규 생산시설을 짓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수급 환경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공장을 짓고 있지만 공급이 드라마틱하게 늘어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신규 물량이 나오는 내년 말이나 2028년쯤에야 공급 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HBM 확보가 어려워지자 가속기 업체들은 사양 조정에 나섰다. 트렌드포스는 GPU·ASIC 업체들이 칩당 HBM 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수요가 꺾여서가 아니라 HBM 공급이 부족하고 시스템 원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다만 용량을 줄인다고 기가비트(Gb)당 가격까지 내려가지는 않는다. 적층 수와 관계없이 HBM 스택마다 베이스 다이가 한 장씩 들어가기 때문이다. 베이스 다이는 쌓아 올린 D램과 GPU 사이에서 데이터 이동을 맡는 로직 반도체다. 8단은 12단보다 D램 용량이 적어 베이스 다이 비용을 나눌 몫이 적고, 그만큼 Gb당 원가가 높아진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8단 제품의 Gb당 가격이 12단보다 10~20% 비쌀 것으로 봤다.
이 베이스 다이는 메모리 업체들의 새로운 경쟁 무대로도 떠올랐다. HBM4부터 데이터 통로인 인터페이스가 2048비트로 이전 세대보다 두 배 넓어지면서 베이스 다이를 파운드리 로직 공정으로 만드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갖춘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부 업체와 일일이 계약을 맺는 것보다 내부 협업이 원활해 중요한 것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면서 "베이스 다이 확보에서 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와 손잡았다. 베이스 다이 생산과 패키징에는 TSMC의 첨단 공정을 쓰고, D램을 쌓는 공정에는 자체 기술인 MR-MUF(칩을 쌓은 뒤 한 번에 붙이고 빈틈을 액체 보호재로 채우는 방식)를 적용한다.
트렌드포스는 "HBM 용량 조정이 가속기 원가 부담을 일부 덜 수는 있겠지만 HBM 가격의 큰 폭 상승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