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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395)] 다시 힘을 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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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395)] 다시 힘을 내려면

3월 말이면 학기 초 적응을 위해 바짝 긴장했던 아이들의 마음이 슬슬 풀리며 본래 습관대로 행동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는 교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봄이 만물을 깨우느라 우리의 기를 사용한 탓인가? 필자 또한 요즘 쉬 피곤함을 느끼며 아이들이 슬슬 벌이기 시작하는 넘어갈 수 없는 행동들에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아침마다 활짝 웃으며 기도하고 다짐해도 나약한 인간이기에 종일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이가 주는 선물이라는 게 있어 예전에 비하면 주변 사람에게나 아이들에게 급작스럽게 화내는 일은 정말 줄었는데, 여전히 ‘아차’하는 순간들은 끊임없이 존재한다.
감정코칭으로 널리 알려진 최성애 박사의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감정 조절이 안 된다고 생각되는 이들이 편하게 읽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스스로의 감정을 돌아보고, 조절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도 제시되어 있다.

생각해보면 감정이 격해졌을 때 스스로 깨닫고, 긴 호흡을 하여 평정심을 찾으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제대로 대화하는 것 등 정말 당연한 절차들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책에 나온 것처럼 오랜 인류 역사를 거쳐 오며 생존을 위해 싸우거나 도망쳐야 했기에 그것이 우리에게 내재된 본능일지도 모른다. 요즘 도덕 시간에 비폭력대화를 가르치는데, 긴 시간 연습해 보면서도 ‘과연 이게 아이들의 삶으로 스며드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란 회의가 들 때가 많다. 비폭력대화를 배우는 중에도 자동적으로 서로 “너나 똑바로 해.”같은 공격적인 말을 끊임없이 주고받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이게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서로 평화롭게 대화하고 행복해지는 데는 정말 수없는 성찰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애쓰다보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 습성이다. 여전히 ‘아차’하는 순간이 존재하지만 다시 깨닫고, 깨달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모든 사람이 심호흡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노력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래본다. 심호흡을 할 수조차 없는 여건을 가진 사람에게 스스로의 노력으로 회복탄력성을 가지라는 건 가혹한 요구라는 생각이 든다. 보다 많은 이들이 ‘나’보다 ‘우리’에 관심을 쏟을 때 인류의 역사로 인한 ‘공격’과 ‘회피’라는 본성도 바꾸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오여진 서울 상원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