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끈 박항서 팀에게 베트남 축구협회(VFF)가 직접 인상된 연봉으로 재계약 협상을 가질 전망이다. 이제까지는 VFF가 아닌 베트남 재벌그룹 바우 둑(Bau Duc) 회장이 박 감독의 연봉을 사재로 지급해 왔다.
며칠 전 깐 번 응이어는 VFF의 재무담당 부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VFF가 바우 둑 회장에게 의존하지 않고 박 감독에게 연봉을 지불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지 언론의 질문에 답변했다.
응이어 부회장의 '우리는 스스로가 지불할 수 있도록 연봉을 다시 계산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현지 축구팬들은 놀랐다. 이전까지 VFF가 박 감독의 연봉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매체들도 그동안 정부의 스포츠 총무부가 숙식비와 교통비를 포함하지 않고 1만 달러를 지불하고 VFF가 별도로 1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다고 보도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베트남의 재벌그룹인 호앙 아잉 지아 라아(hoang anh gia lai) 회장인 바둑씨가 지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바둑 회장은 축구를 사랑해 회사 이름의 축구단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또 박 감독을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초청하기 위해 한국에 3번이나 왔다 간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박 감독을 데려온 후 많은 현지 언론들이 실력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바둑 회장은 박 감독을 믿고 조용히 기다리기만 했다.
VFF의 7차 임기의 관계자는 "바둑 회장이 박 감독에게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 정확한 정보"라고 확인했다.
현재 스포츠 총무부와 VFF는 박 감독에게 어떠한 금액도 지급하고 있지 않고 있다.
스포츠 총국, 재무부 응웬 반 빈(Nguyen Van Binh) 부장 역시 "VFF를 지원하기 위해 박 감독에게 연봉을 주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VFF 관계자는 "박 감독에게 지급하는 급여 지원에 대해 스포츠 총국에 공식 요청을 했지만 예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 요청은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바둑 회장이 연봉을 포함해 세금까지 전부 박 감독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감독의 베트남팀이 스즈키컵 우승을 이뤄내면서 VFF의 태도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동남아 경쟁국가인 다른 나라 감독에 비해 턱없이 낮은 박 감독의 연봉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그때마다 VFF측은 스즈키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이후 연봉협상이 논의될 가능성을 언급 했을뿐, 현재로선 연봉인상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다 결승전까지 올라오게 되자 연봉을 재산정해 지급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결승이 끝난 직후 바둑 회장 역시 "박 감독을 베트남에 남게 하고 싶다. (박항서 감독) 연봉인상을 원할지 모르겠지만, 연봉지급을 위해서 VFF에 어떤 도움도 주겠다"고 밝혔다.
응웬 티 홍 행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