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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 화웨이 제재로 한국기업 반짝 이익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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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 화웨이 제재로 한국기업 반짝 이익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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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전방위 제재가 나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 조치가 한국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이 초미의 관심사다.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는 7일(현지 시간) 화웨이와 그 계열사들을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려놓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조치가 한국 기업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국내 해당 업계에서도 미국의 반 화웨이 전선이 우리 기업에게는 득도 실도 될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화웨이는 국내 기업들과 협력 공생하는 관계이면서 통신장비, 스마트폰 시장을 두곤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만 놓고 보면 국내 기업에게 득이 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올해 1분기 세계 판매량은 삼성이 1위, 화웨이가 2위였지만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화웨이는 내년에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미 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구글이 동참하면서 화웨이 폰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고 이렇게 되면 화웨이 폰은 해외 시장에서 구매 유인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화웨이가 적극적으로 공략중인 유럽과 중남미 등에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유럽에서 화웨이는 삼성(28.7%), 애플(26%)에 이은 3위(23.6%) 기업이다. 경쟁에서 화웨이가 빠지면 상당부분 삼성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가 세계 선두라고 자랑하는 5G통신장비부문에서도 미 정부의 제재가 삼성에게 화웨이 추격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선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최대통신사인 NTT도코모와 2위 사업자인 KDDI본사를 찾아 5G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5G 장비 계약이 한 두 푼으로 성사되는 게 아닌 만큼 기술적 조건을 수년에 걸쳐 조율해 온 프로세스를 포기하고 다른 제조사로 갑자기 바꾸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삼성이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화웨이가 곤경에 처한 데 따른 국내 기업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에게 구매하는 부품의 규모는 연간 12조 원 수준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같은 스마트폰 부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국내업체 중에서도 화웨이 부품을 사용 중인 기업도 많다. 특히 지금 한창 5G망 구축을 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장비 30%를 화웨이에 의존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이 장비 구축에 들인 돈도 이미 3조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에게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라는 미국 측 요구가 거세질 경우 이들 주요 대기업들의 입장은 상당히 난처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 반도체 및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 등이 지나치게 미국에 협조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현지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