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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지고 日서 뜬다...위기의 'K-뷰티', 色 홀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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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지고 日서 뜬다...위기의 'K-뷰티', 色 홀릭중

롬앤·클리오 등 색조 브랜드 日 시장서 성장세
한류 인기로 'K-뷰티'에 일본 소비자 주목

화장품 브랜드 라카의 '프루티 글램 틴트'. 사진=라카이미지 확대보기
화장품 브랜드 라카의 '프루티 글램 틴트'. 사진=라카
뷰티업계가 '외국 기업의 무덤'이라고 불리던 일본에서 색조화장품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콘텐츠를 비롯한 한류의 영향으로 일본 뷰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중국 시장에서 매출이 감소하는 것과 대조된 현상으로 'K-뷰티'의 차세대 주력시장으로 일본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색조 화장품이 일본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미샤, 어퓨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1분기 일본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특히 미샤의 'M 매직쿠션 파운데이션'은 지난 5월 쿠션 파운데이션 부문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20~40대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색조화장품 브랜드 롬앤은 올해 1분기 일본 매출이 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특히 일본 매출은 진출한 해인 지난 2019년 2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94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일본 매출은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할 만큼 일본은 주력 시장이 됐다.

이외에도 클리오, 페리페라 등 색조화장품으로 유명한 클리오는 같은 기간 일본 매출이 1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에는 온·오프라인을 포함해 일본 매출이 16% 성장한 것으로 추측된다.

클리오 관계자는 "'클리오 킬커버 쿠션' 제품군과 아이섀도우인 '프로 아이 팔레트'가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카는 지난해 일본 매출이 전년 대비 230%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지난 3월 국내와 일본에 동시에 출시한 '프루티 글램 틴트'는 글로벌 뷰티 플랫폼 큐텐재팬에서 전체 카테고리 종합 랭킹 1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포인트 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뷰티업계는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가 줄어드는 반면 일본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봉쇄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주요 뷰티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5월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13억7300만달러(약 1조7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이 가운데 일본은 지난 2020년 한국 국가별 화장품 수출실적 순위에서 5위었으나, 지난해 중국과 미국에 이은 3위에 올랐다.
어퓨는 일본 시장에서 지난해 전년 대비 4배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사진=에이블씨엔씨이미지 확대보기
어퓨는 일본 시장에서 지난해 전년 대비 4배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사진=에이블씨엔씨

◆ 젊은 세대 중심으로 'K-뷰티'에도 퍼진 한류


K-뷰티는 일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콘텐츠의 영향을 받으면서 일본 시장에서 뜨고 있다. BTS와 트와이스 등 아이돌과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K-뷰티'도 덩달아 주목받게 됐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의 집계를 보면 지난달 기준 일본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TOP 10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 '황혼', '오 마이 베이비' 등 한국 드라마 6개가 올랐다.

어퓨의 경우 트와이스 멤버 사나와 다현을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브랜드 전속 모델로 발탁해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에 지난해 마데카소사이드, 과즙팡 스파클링 틴트 등 인기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619%, 65%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영향으로 일본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 주요 기업들도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애경산업은 올해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를 이온몰, 로프트 등 일본 주요 오프라인 10개 채널에 진출해 판매 채널을 늘리고 있다. 이어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서 인기인 스킨케어 브랜드 원씽을 인수하기도 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일본은 K-뷰티가 뜨기 전부터 아시아에서 뷰티 시장을 이끄는 국가"라면서 "이러한 일본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화장품 제조업체인 코스맥스는 지난 3월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상반기에 이바라키현 반도시에 1만6000㎡ 규모의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까지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코스맥스의 일본 법인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현지 진출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K-뷰티의 기술력으로 화장품을 만들고 싶은 일본 기업들의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