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자랑했다.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서의 활약이 대단했다. 이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국내외 시장지배력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에는 베트남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베트남 법인은 매출액이 7.7% 성장한 2166억원, 영업이익은 16.2% 성장한 348억원을 달성했다. 증량한 초코파이를 비롯해 고성장하고 있는 쌀과자, 양산빵 등의 매대 점유율을 늘리며 매출액이 증가했다. 물류비와 광고비 절감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도 올랐다.
오리온은 베트남 현지에 참붕어빵을 출시했다. 2019년 중국에서 선보인 데 이어 베트남까지 시장을 확대해 ‘초코파이情’을 잇는 글로벌 파이 브랜드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리온에 따르면 베트남 참붕어빵은 제품명부터 맛, 식감까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선보였다. 제품명은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봉방’으로 정했다. 우리나라의 콩쥐팥쥐와 같이 착한 언니를 돕는 물고기를 그린 베트남 전래동화 ‘떰캄’과 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인기가요 ‘봉봉방방’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 본사의 글로벌연구소와 베트남 법인의 마케터, 연구원 간의 협업도 현지화 전략에 힘을 보탰다. 국내 참붕어빵 제조 레시피를 바탕으로 밀크초콜릿에 단팥을 더해 현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초코 크림을 완성했다. 이 위에 쫄깃한 떡을 얹고 파운드 케이크와 스폰지 케이크 반죽으로 감싸 이색적인 4겹 식감을 구현했다.
오리온은 베트남에서 물고기 모양을 한 먹거리가 친숙하다는 점에 주목해 참붕어빵 출시를 결정했다. 국내 붕어빵과 유사한 ‘타이야끼’는 2016년부터 베트남 길거리 음식으로 유행하며 대도시 젊은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물고기 모양 아이스크림도 즐겨 먹는 간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베트남은 20대부터 40대 연령층이 약 40%에 달하는 젊은 소비층 비중이 높은 국가다. 특히 젊은층이 아침식사를 챙겨먹는 식문화가 형성돼 있어 이를 겨냥한 양산빵 시장의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봉방은 간단한 식사를 추구하는 젊은층에게 대용식으로,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온 가족 간식으로도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오리온은 기대했다.
오리온은 베트남에 제품 출시 외에도 업무협약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9일 베트남국립농업대학교 농생물연구소와 감자종자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지난 1월 베트남 환경에 적합하고 품질과 생산성이 좋은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 베트남국립농업대학교 농생물연구소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오리온은 1988년 민간 최초로 설립한 감자연구소를 중심으로 한국‧중국‧베트남 3개국이 협업하며 감자품종 개발 및 원료공급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국내를 비롯해 중국 등 현지 토양과 기후에 최적화된 감자종자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현재까지 총 4종의 신품종 개발을 완료했다.
2016년부터는 오리온이 개발한 ‘두백’, ‘진서’ 품종 씨감자를 베트남 현지에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진서는 우수한 생산성 및 품질로 계약재배를 하는 농가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는 전년보다 씨감자 수출 물량을 3배 가량 늘렸다. 민간기업이 개발한 감자종자를 해외로 수출한 첫 사례로 꼽힌다.
이에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좋은 제품은 좋은 원재료에서 나온다’는 원칙 하에 감자종자 개발부터 제품이 나오기까지 고품질의 감자칩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좋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한국 및 베트남의 농업 발전과 농가 소득 향상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