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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주 연속 하락…1월 이후 최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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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주 연속 하락…1월 이후 최저 수준

미국 텍사스 퍼미안 분지에서 설치된 원유 펌프잭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 퍼미안 분지에서 설치된 원유 펌프잭 모습. 사진=로이터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5%가량 하락해 배럴당 79달러에 거래돼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국제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87달러 아래로 떨어져 1월 이후 최저가로 마감, 기술적으로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고 포브스지 등 외신이 보도했다.
광범위한 불황 공포가 에너지 가격을 짓누르고 S&P 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3일 다시 약세장에 진입하는 등 최근 주식 시장을 강타했다. 두 주요 지수 모두 매도세가 광범위한 가운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안전자산 미국 달러화 강세도 지속됐다. 다른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를 추적하는 ICE 미국 달러 지수는 1% 가까이 상승해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 줄인상을 예고하는 등 금리인상에 나서고 있다. 오안다(Oanda)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Edward Moya)는 세계 경제 성장 우려로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약속한 것처럼 금리인상 추진에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말한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금리 인상 태도로 경제 활동과 단기 원유 수요 전망을 모두 약화시킬 것"이라며 "달러 랠리가 상품 가격 하락 압박을 지속할 수 있는 또 다른 수준으로 진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S&P 500 에너지 부문은 23일 5월 이후 최악의 날로 6% 이상 하락하여 최근 몇 주 동안 손실을 더했다. 그럼에도 이 업종은 올해 초 유가 급등에 힘입어 20% 넘게 오르며 기준 S&P500지수(23% 하락)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유가가 다시 땅으로 떨어지면서 이제 현금화를 모색하고 있을 수 있다. 바이탈 지식 설립자 아담 크리스퍼풀리는 "불황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에 대한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은 투자자들은 고정적인 건강한 연간 수익에 신경을 꽤 쓰는 상황이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유가 반등에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공급이 더욱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월가의 대형 은행들 중 상당수는 올해 4분기 중 특히 꾸준한 수요와 낮은 재고가 지속될 경우 가격 반등을 전망하고 있다.

모야는 "유가를 강타하고 있는 모든 약세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동이 급락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는 다음 주까지 지속적인 매도가 계속된다면 WTI 원유가 곧 배럴당 74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유럽연합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이행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유가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EU의 러시아 석유 수입 중 일부를 다른 국가로 대체되겠지만, "적어도 곧 석유 공급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명예기자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