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코, LG전자 특허소송 500만달러 합의…삼성 1억 5000만 달러의 3%

영국 나노소재 전문기업 나노코 그룹이 한국 LG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카드뮴 프리 양자점(퀀텀닷) 기술 특허 침해 소송이 7개월 만에 500만 달러(약 73억 원) 합의로 종결됐다. 인베스팅닷컴과 비즈니스클라우드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런던증권거래소 공시에 따르면 나노코는 이날 LG전자와 무과실 합의에 도달해 양사 간 진행 중인 소송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 조건에 따라 LG전자는 나노코에 총 500만 달러를 지급한다. 나노코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지금까지 60만 달러(약 8억 8200만 원)를 소송 비용으로 지출했다. 양사는 그 밖의 합의 조건은 비밀로 유지하기로 했다.


나노코는 올해 4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LG전자와 LG전자 미국법인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나노코는 LG전자가 자사 카드뮴 프리 양자점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해 QNED TV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나노코는 고의 침해를 주장하며 영구적 금지명령과 금전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나노코는 영국 런콘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분사했다. 카드뮴 프리 양자점 및 나노물질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회사로, 특허받은 카드뮴 프리 양자점(CFQD) 소재 생산을 전문으로 한다. 이 소재는 TV, 모니터, 적외선 센서 등 다양한 전자 산업에서 사용된다.
회사 최고재무책임자 리암 그레이가 이번 합의 발표를 주선했다. 나노코는 런던증권거래소의 그린 이코노미 마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업 생산 시설과 함께 특허 보호 지적재산권 포트폴리오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


나노코는 2023년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유사한 특허 소송에서 1억 5000만 달러(약 2200억 원) 규모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LG전자와의 합의금 500만 달러는 삼성과의 합의금 대비 약 3%에 불과한 수준이다.

영국 매체 비즈니스클라우드는 "LG전자의 퀀텀닷 TV 시장점유율이 삼성전자보다 훨씬 낮아 합의금도 적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0%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반면, LG전자는 16% 점유율로 4위를 기록했다.

나노코는 카드뮴 프리 양자점 대량 생산을 위한 '시딩' 방법론을 개발하고 특허를 받았다. 이 특허들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나노코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과정에서 미국 특허심사위원회(PTC)가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합의 소식이 전해진 20일 오전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나노코 주가는 거의 6% 상승했다. 하지만 연례 실적 발표 후 지난 5일간 6% 하락한 상태는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회사는 무역 사업 매각도 계속 모색 중이다.


양자점은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 반도체 입자로, 입자 크기에 따라 빛의 색을 조절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첨단 소재다. 초기 양자점은 카드뮴을 사용해 독성 문제가 제기됐지만, 나노코 같은 기업이 카드뮴 프리 양자점을 개발해 환경 규제를 통과할 수 있는 친환경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즈가이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점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024년 74억 6000만 달러(약 10조 9700억 원)에서 2032년 250억 달러(약 36조 77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16.33%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노코는 올해 5월 아시아 화학 기업과 무연(無鉛) 나노소재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전자 응용 분야 납 프리 나노소재 최적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성공할 경우 2027년 산업 생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노코는 올해 8월 24년 전 회사를 설립한 최고기술책임자(CTO) 나이젤 피켓 박사가 내년 초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노코에서 18년간 근무하며 피켓 박사에게 직접 보고해온 옴브레타 마살라 박사가 기술 이사가 될 예정이지만 이사회에는 합류하지 않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