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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반독점 패배… '신뢰 통제권' 쥔 빅테크의 새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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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반독점 패배… '신뢰 통제권' 쥔 빅테크의 새 압박

구글 안드로이드 반독점 항소 기각과 개발자 검증 시스템 도입 예고로 플랫폼 통제력이 계약에서 신뢰 지배력으로 이동
개방형 생태계의 진입 장벽 우려 속에서 한국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와 소프트웨어 기업의 글로벌 보안 표준 대응 시급
구글이 전 세계 인증 안드로이드 기기를 대상으로 다가오는 9월부터 새로운 개발자 검증 시스템 도입을 예고하면서 개방형 운영체제의 정체성을 둘러싼 새로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구글이 전 세계 인증 안드로이드 기기를 대상으로 다가오는 9월부터 새로운 개발자 검증 시스템 도입을 예고하면서 개방형 운영체제의 정체성을 둘러싼 새로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 최고법원의 판결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반독점 항소가 기각되면서 유럽집행위원회의 판단이 유지된 가운데, 플랫폼 기업의 지배력 강화 수단이 기존의 계약 관계를 넘어 생태계 전반의 신뢰 거버넌스 장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디어 매체 테크폴리시프레스의 7월 2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달 판결 직후 전 세계 인증 안드로이드 기기를 대상으로 다가오는 9월부터 새로운 개발자 검증 시스템 도입을 예고하면서 개방형 운영체제의 정체성을 둘러싼 새로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판결과 새로운 검증 제도는 단순한 법적 공방을 넘어 향후 디지털 생태계의 주도권이 어디로 향할 것인지 보여주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유럽연합 반독점 패배 직후 드러난 구글의 신뢰 인프라 통제 전략

테크폴리시프레스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유럽연합 사법재판소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포킹 협정, 수익 배분, 끼워팔기 등 계약상 제한을 사용해 모바일 검색 독점을 유지했다고 본 유럽집행위원회의 판정을 최종 확인했다.

과거의 1세대 플랫폼 통제 방식이 시장 지배력을 앞세운 계약과 배타적 조건에 기반했다면, 최근의 흐름은 시스템 접근성과 상호운용성을 통제하는 생태계 거버넌스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오는 9월부터 전 세계 개발자들이 인증된 안드로이드 기기에 앱을 배포하려면 새로운 개발자 검증 시스템에 동의해야 배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제도는 1단계로 구글 플레이를 비롯한 7개 참여 앱스토어에 적용된 뒤, 오는 2027년부터 전 세계 모든 인증 안드로이드 기기로 확대될 예정이다.

비록 구글 플레이 외의 경로를 통한 앱 설치가 원천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식 신뢰 인프라에 속하지 않은 앱은 강화된 신원 확인, 경고 화면, 대기 시간 등 추가적인 절차를 겪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건부 참여 방식이 사실상 독점적 플랫폼 운영자의 승인과 신뢰 메커니즘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개방형 생태계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모바일 생태계와 투자자·아이티 업계에 미치는 파장


유럽의 이번 판결과 구글의 인증 체계 개편은 한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앱 개발사, 그리고 플랫폼 관련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모바일 시장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글로벌 플랫폼 정책의 변화는 한국기업들의 해외 진출 및 앱 배포 전략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의 강화된 검증 시스템이 악성코드와 보안 위협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지니고 있으나, 동시에 대형 플랫폼 사업자가 자체 인증 제도를 무기 삼아 중소 개발사나 대체 앱스토어의 시장 진입을 까다롭게 만드는 진입 장벽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체 운영체제나 독자적 앱 배포 채널을 모색하던 한국의 오픈소스 진영과 소프트웨어 개발사 입장에서는 글로벌 표준에 종속될 위험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구글이 반독점 규제로 인해 과거처럼 강제적인 계약 조항을 활용하기 어려워진 만큼, 보안과 신뢰를 명분으로 내세운 기술적 통제와 인증 표준 선점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구글의 생태계 통제력을 오히려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글로벌 규제 기관들이 플랫폼의 기술적 개방성을 어떻게 담보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안 명분 뒤에 가려진 쟁점과 향후 전망


과거 벨시스템이 통신망 무결성을 이유로 타사 기기 연결을 거부했듯,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보안과 시스템 무결성을 근거로 개방성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지속해 왔다. 애플 역시 디지털시장법에 따른 외부 앱 설치 허용 요구에 대해 보안 위협을 이유로 반발한 바 있다.

테크폴리시프레스는 온라인 사기나 악성코드 등 보안 위협이 실존하는 과제임은 분명하지만, 중앙집중화된 단일 신뢰 기관을 통해서만 앱 배포가 이뤄지도록 강제하는 방식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대안 앱스토어나 자유 소프트웨어 진영이 제시하는 다양한 보안 모델과 투명성 표준이 플랫폼 운영자의 단일 잣대에 종속될 경우, 디지털 시장의 혁신과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디지털 시장의 다음 격전지가 단순한 플랫폼 점유율 싸움을 넘어 신뢰의 거버넌스를 누가 통제할 것인가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규제 기관과 개발자 커뮤니티,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다자간 거버넌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