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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군, 사우디 영공 방어 지원…후티 공세 맞서 급유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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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군, 사우디 영공 방어 지원…후티 공세 맞서 급유기 투입

키프로스 주둔 영국군 기지서 출격…사우디 초계 전투기 체공 능력 보강
후티 반군, 모카·페림 섬 일대 화력 투사 강화…바브엘만데브 해협 안보 위기 심화
미국의 대이란 군사 개입 요구 선 긋던 유럽, '방어선 지원' 절충 모색
영국 공군(RAF)이 운용하는 보이저(Voyager) 공중급유기. 사진=영국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공군(RAF)이 운용하는 보이저(Voyager) 공중급유기. 사진=영국 공군
영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영공 방어 지원에 나섰다.후티 반군의 공세에 맞서 공중 급유기를 지원한다.

24일(현지시각)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뉴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지중해 키프로스에 주둔 중인 영국군 공군기지의 보이저 공중급유기 1대를 사우디아라비아 영공 방어 임무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원은 사우디아라비아 영토 방어를 목적으로 하며 예멘 내부를 겨냥한 공세 작전 지원은 배제하는 등 방어 역할로 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 군사적 긴장 고조로 홍해 통항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영국의 군사 자산 투입은 중동 지역 안보 구도와 국제 원유 수송로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공군 보이저 급유기 투입과 방어선 지원


영국 국방부는 후티 반군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 재개에 대응해 사우디 공군의 초계 비행 지속 능력을 보강하는 공중급유 지원을 결정했다. 지원 기체는 키프로스의 영국군 공군기지에서 출격하는 영국 공군 보이저(Voyger) 공중급유기다. 해당 기체는 사우디아라비아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해 방공망 비행시간을 늘려준다.

보이저는 에어버스의 A330 MRTT를 기반으로 한 다목적 공중 급유기로 영국 공군 유일의 공중급유기다.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KC-330과 동일한 기체다. 영국 정부는 민간 투자사업 방식을 통해 에어탱커사로부터 14대의 보이저를 임대와 상업 연계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최대 100t의 연료를 탑재할 수 있으며 한 번에 최대 291명의 병력과 43t의 화물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다.

보이저는 양쪽 주 날개에 급유포드 2개를 장착한 기종과 양 날개 외에 동체 하부 중앙에 급유장치를 추가해 3개의 급유 포인트를 갖춘 기종 등 두 가지가 있다. 두 기종 모두 프로앤드로그(Probe-and-Drouge) 방식으로 급유한다. 즉 공급유기가 긴 호스를 떨어뜨리면 호스 끝에 깔때기 바구니 모양의 드로그가 펼쳐지고 뒤따라 오는 전투기는 기체에 달린 고정식 혹은 개방식 급유 파이프(프로브)를 이 바구니에 찔러 넣어 연ㄹ를 받는다.

전투기의 체공 시간이 늘어나면 사우디 영토와 에너지 생산 시설을 향해 날아오는 공중 위협을 조기에 차단하는 능력이 강화된다. 디펜스뉴스는 이번 배치가 사우디 방어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상황 변화에 따라 연장 여부를 재검토하는 한시 임무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예멘 국경을 넘어선 공격 임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사정권 노출과 물류 위기


예멘 후티 반군은 홍해 남부 연안에서 화력 투사를 강화하며 전략 요충지인 모카 항구 인근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진입로에 위치한 페림 섬 주변 해역을 직접적인 타격 사정권에 노출시켰다. 반군이 해협 전체 항로를 물리적으로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아덴만과 홍해 사이를 오가는 상선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지리적 사정거리를 확보한 채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상선들은 여전히 해협을 통과하고 있으나 선박 나포와 피격 위험이 커지면서 주요 선사를 중심으로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대륙 남단을 도는 희망봉 우회 항로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회 항로는 항해 일수 증가와 선박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글로벌 공급망 전반의 물류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의 '방어적 선별 개입'과 국제안보 구도 변화


이번 급유기 파견을 두고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럽의 대중동 안보 기조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들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 작전이나 홍해 공세 연합군 합류 요구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 왔다. 확전 리스크와 국제법적 부담, 국내 정치적 반발을 의식해 미국의 적극적 개입 요구와 거리를 두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후티 반군의 공세로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사우디 에너지 시설이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되자, 영국은 직접 타격을 피하면서 사우디 영공 방어를 돕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전면적 작전 요구에는 선을 긋되, 걸프 지역 파트너와의 관계를 관리하고 핵심 해상 에너지 공급망을 보호하려는 절충점을 모색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역시 얀부와 동서 송유관 보호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후티와의 교전에는 불참하는 "순전히 방어적인 접근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영국의 이번 지원이 실제 해상 통로의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공중급유를 통한 영공 방어 지원만으로는 연안 거점을 활용한 후티 반군의 지상 발사 대함 미사일이나 드론 위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방 국가들이 확전을 경계하며 방어적 개입에 머무는 사이, 주요 해상 수송로를 둘러싼 통항 불안과 에너지 안보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