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정부 문서·외교 전문서 AI 대신 '초지능(SI)' 사용" 명령… 유엔 연설서 전격 제안
백악관 "시진핑도 명칭 변경 동의" 주장했으나… 中 공식 발표문엔 여전히 'AI 대화' 표기
빅테크 데이터센터 여론 악화 속 규제 무력화 노림수… 美 정계 'SI 개발 금지법' 발의 맞불
백악관 "시진핑도 명칭 변경 동의" 주장했으나… 中 공식 발표문엔 여전히 'AI 대화' 표기
빅테크 데이터센터 여론 악화 속 규제 무력화 노림수… 美 정계 'SI 개발 금지법' 발의 맞불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첨단 기술 표준 용어인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을 공식 폐기하고 인간의 지적 한계를 뛰어넘는 개념인 '초지능(SI·Superintelligence)'으로 전면 리브랜딩(명칭 변경)하겠다는 파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정부의 모든 공문서와 외교 채널에 'SI' 단일 사용을 의무화한 데 이어,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세계 2대 AI 강국인 중국 지도부까지 이 같은 용어 개편에 동참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중국 외교 당국은 "미국의 용어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자국 공식 발표문에서는 기존 'AI' 명칭을 고수하며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시장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이례적인 작명 고집이 전력망 고갈과 데이터센터 난립으로 급격히 악화한 미국 내 유권자 반감을 희석하고, 국제사회의 AI 규제 움직임을 사전 차단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월 27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뉴욕 유엔 총회 연설을 기점으로 연방정부 전 부처에 AI 용어 퇴출을 공식 지시했다.
국무부 외교 전문에 "AI 대신 SI 써라"… 시진핑 동의 여부 '진실 공방'
A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지난 23일 전 세계 미국 대사관과 외교관들에게 향후 모든 공식 대외 통신과 외교 전문에서 'AI'라는 단어 대신 'SI'를 사용할 것을 전격 하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인공(Artificial)이라는 단어는 기술을 사기나 가짜(Fake)처럼 들리게 만든다"며 모든 정부 문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초지능(SI)'이라는 용어를 채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악관은 이번 방미 정상회담 결과 요약 발표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이 같은 리브랜딩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측의 공식 반응은 달랐다.
중국 외교부가 같은 날 발표한 정상회담 8개항 성과 문건에는 미국 측이 '초지능 대화(SI Dialogue)'로 명명한 회담체를 '중·미 AI 대화(Sino-US AI Dialogue)'로 명시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SI 용어를 공식 채택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중국은 미국 측의 입장을 중시하며 그들의 용어 선택을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으며 즉각적인 동조를 유보했다.
컴퓨터 공학과 공상과학의 경계… "전례 없는 인류 위험" 경고도
학계와 테크 업계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급진적인 용어 전환에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통상 'AI'는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인간의 학습·추론 능력을 모방하는 실존하는 컴퓨터 과학 분야를 뜻한다.
반면 'SI(초지능)'는 과학계에서 과학 혁신, 사회적 기술, 범용 지혜 등 사실상 모든 지적 영역에서 인간 뇌의 한계를 압도적으로 뛰어넘는 가상의 차세대 시스템을 지칭하는 미래형 개념이다.
요슈아 벵지오(Yoshua Bengio) 몬트리올대 교수,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토론토대 교수 등 'AI의 대부'로 불리는 석학들은 "초지능의 도래는 인류의 통제를 벗어난 실존적 위험(Existential Risk)을 초래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경고해 왔다.
완성되지도 않은 가상의 위험 기술 명칭을 현재 상용화 단계의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에 공식 명칭으로 덧씌우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이는 이유다.
데이터센터 반대 여론 61%… '글로벌 규제 무력화' 노림수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 시점에 무리한 리브랜딩을 밀어붙이는지에 대해서는 정치·경제적 복선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AI 붐에 따른 극심한 전력난과 환경 훼손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민심 이반이 극에 달해 있다.
이달 초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 대학교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등록 유권자의 61%가 거주지 인근의 AI 데이터센터 신설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미 의회에서는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과 그렉 카사(Greg Casar) 하원의원 등 민주당 진보파를 중심으로 초지능(SI) 시스템의 무분별한 개발을 원천 금지하는 초강력 규제 법안을 전격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AI 규제와 속도조절 요구를 단칼에 "사기(Con job)"로 규정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은 초지능을 통제하려는 어떠한 글로벌리스트적 다자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도 전면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결국 기술의 브랜드를 '인간을 모방하는 어설픈 가짜(AI)'에서 '미국의 국가 경쟁력을 상징하는 압도적 국력(SI)'으로 격상시킴으로써, 의회의 규제 입법을 무력화하고 테크 대기업들의 인프라 투자를 정당화하려는 이데올로기적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AI의 SI 개명' 추진은 단순한 언어적 유희를 넘어, 첨단 기술 헤게모니를 선점하기 위한 패권 전략과 미국 내 정치적 규제 갈등이 복잡하게 뒤엉킨 상징적 단면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워싱턴의 일방적인 용어 강제 속에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술 생태계가 이를 공식 수용할지, 아니면 미·중 정상의 또 다른 '언어적 동상이몽'으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