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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대선 앞두고 스포츠 베팅·온라인 금지 카드 들고나온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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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 대선 앞두고 스포츠 베팅·온라인 금지 카드 들고나온 속사정

룰라, 1차 대선 9일 전 '스포츠 베팅·온라인 카지노' 전면 금지 잠정 법령 서명
10월 5일까지 잔액 인출 허용…3.9조 원 규모 가계 부채 탕감책과 병행 단행
축구 클럽 후원금 중단 우려 속 야권 "표심 노린 전형적 포퓰리즘" 거센 반발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사회 복지 프로그램 '볼사 파밀리아(가족 수당)' 기념식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사회 복지 프로그램 '볼사 파밀리아(가족 수당)' 기념식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1차 대선 투표를 불과 9일 앞둔 지난 25일(현지시간) 고정배당률 스포츠 베팅과 온라인 카지노 운영·광고·중개를 포함한 온라인 베팅 서비스를 전면 금지하는 잠정 법령에 전격 서명했다. 초박빙 대선 국면에서 단행된 이번 기습 규제는 남미 최대 시장을 겨냥하던 글로벌 핀테크·베팅 산업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발효 즉시 신규 예치를 차단하며, 기존 이용자는 오는 10월 5까지만 잔액을 인출할 수 있다.

대선 직전 금지령 단행과 정치적 셈법


룰라 대통령은 도박 산업을 "암"에 비유하며 "베팅 업체가 브라질 가정의 생계를 희생시켜 이익을 취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외신들은 룰라 대통령이 세수와 스포츠 후원금 차질을 무릅쓴 배경으로 '초박빙 선거 판세'를 꼽는다. 여론조사기관 아틀라스인텔·블룸버그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성인의 75.0%가 인터넷 베팅 전면 금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룰라 대통령은 반대 여론을 동력 삼아 저소득층 가계 부채 원인을 도박으로 돌리는 한편, 150억 헤알(약 3조 9462억 원) 규모의 부채 탕감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서민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베팅이 보우소나루 전 정부에서 규제 없이 성장했다며 경쟁 진영에 책임을 넘겼다.

10월 5일 잔액 인출 마감…신규 예치는 즉시 차단


신규 예치금 입금은 법령 발효와 함께 즉시 중단되고, 이용자는 오는 10월 5일까지 기존 계좌 잔액만 인출할 수 있다. 정부는 고정배당률 베팅에 대한 제재와 형사처벌 조항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및 단속을 병행할 방침이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카지노와 슬롯머신 등 대부분의 도박이 불법이다. 온라인 베팅만 2018년 합법화된 뒤 폭발적으로 성장해 왔다.

축구 클럽 수입 타격·업계 반발


축구 클럽 그레미우는 법 개정이 "브라질 축구에 치명타가 돼 많은 클럽을 파산으로 이끌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보 보도에 따르면 베팅 업체들은 2025년 주요 클럽에 11억 헤알(약 2894억 원)을 지급했으며 전체 매출은 625억 헤알(약 16조 4425억 원)을 기록했다.

브라질책임게임협회(IBJR)는 전면 금지로 2027~2030년 사이 약 580억~730억 헤알(약 15조 2586억~19조 2048억 원)의 정부 세수 손실이 초래되고 이용자들이 불법 베팅으로 옮겨갈 것이라 주장했다.

야당 공세와 의회 관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리우데자네이루 유세 현장에서 이번 단속을 "포퓰리즘적이고 위선적이며 정치적으로 동기 부여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수감 중인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아들로, 이번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의 맞상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잠정 법령은 즉시 발효되지만 120일 안에 의회의 추인을 받지 못하면 효력을 잃는다. 베팅 업계와 야당의 반발이 거센 만큼 의회 심의 과정이 이 법령의 최종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이번 온라인 베팅 전면 금지령은 민생 보호라는 명분 뒤에 숨겨진 '초박빙 대선판을 흔들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승부수'로 풀이된다.

막대한 세수와 스포츠 후원금 손실에도 던진 이 승부수가 정권 재창출의 열쇠가 될지, 야권 반발과 산업 위축이라는 후폭풍에 직면할지는 대선 표심과 120일간의 의회 심의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