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앙 뫼니에 의장 "2030년까지 美 판매량의 80% 현지 생산… 부품·차량 전면 현지화"
로그·패스파인더·프런티어 등 '3대 핵심 차종'에 자원 집중… 반토막 난 미국 점유율 회복 승부수
보조금 일몰에 '로그 PHEV' 생산 중단… 11월부터 독자 직렬형 하이브리드 'e-파워' 투입
로그·패스파인더·프런티어 등 '3대 핵심 차종'에 자원 집중… 반토막 난 미국 점유율 회복 승부수
보조금 일몰에 '로그 PHEV' 생산 중단… 11월부터 독자 직렬형 하이브리드 'e-파워' 투입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고율 수입차 관세 정책이 글로벌 완성차 공급망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3대 완성차 제조사 중 하나인 닛산 모터(Nissan Motor)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판매 차량의 80%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조 재편안을 공식 발표했다.
과거 40% 수준에 불과했던 미국 내 생산 비중을 관세 부과 이후 65%까지 끌어올린 데 이어, 향후 80%까지 확대해 관세 장벽을 완전히 무력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8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닛산 아메리카스 경영위원회 크리스티앙 뫼니에(Christian Meunier) 의장은 이날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원탁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미 사업 정상화 및 생산 전략을 공식 밝혔다.
"트럼프 관세로 막대한 역풍"… 40%→65% 이어 2030년 80% 현지화
뫼니에 의장은 "작년 4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수입차 관세로 인해 회사는 막대한 사업적 역풍을 겪었다"며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 물량을 대폭 늘리고 모든 차량과 부품 조달을 현지화하는 방향으로 전면적인 뱃머리 돌리기를 단행했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 및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전까지 닛산의 미국 판매 차량 중 미국 내 자체 생산 비중은 40%에 불과했으며, 멕시코와 일본 등 해외 공장 의존도가 높았다.
그러나 관세 충격 이후 닛산은 멕시코 생산 물량의 일부를 미국 테네시주 스머나 및 미시시피주 캔톤 공장으로 긴급 재배치하며 현지생산 비율을 65%까지 끌어올렸다.
뫼니에 의장은 "현재 미국, 멕시코, 브라질에 6개의 완성차 및 파워트레인 공장을 가동 중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2030년 말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80%를 미국 영토 내에서 직접 조립·생산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로그·패스파인더·프런티어' 3대 차종 집중… 무너진 7% 점유율 탈환
닛산이 이처럼 급진적인 생산 국지화에 나선 배경에는 미국 시장 내 심각한 점유율 붕괴와 실적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뫼니에 의장은 "과거 수년간 6~7%대를 유지하던 닛산의 미국 소매 시장 점유율이 3%대 안팎으로 반토막 난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당시 닛산은 미국 시장에서 판매에 대한 열정과 투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닛산은 라인업 다변화 대신 미국 판매량의 55%를 차지하는 준중형 SUV '로그(Rogue)', 대형 3열 패밀리 SUV '패스파인더(Pathfinder)', 중형 픽업트럭 '프런티어(Frontier)' 등 3대 주력 볼륨 모델에 모든 자원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들 3개 차종을 전량 미국 공장에서 집중 생산해 공급망 납기를 단축하고, 엄격한 현금 흐름 관리와 가격 방어를 통해 바닥을 친 미국 시장 점유율을 단계적으로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조금 끊기자 수요 증발"… 로그 PHEV 단종, 'e-파워'로 승부수
주목할 대목은 전동화 파워트레인 전략의 급선회다.
뫼니에 의장은 올해 초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 차게 출시했던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로그 PHEV'의 생산을 전격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 인센티브가 축소·폐지되면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요는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졌다"고 단종 배경을 설명했다.
대신 닛산은 오는 11월부터 일본과 유럽에서 검증된 자사의 독자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로그 e-파워'를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등판시킨다.
e-파워는 가솔린 엔진이 오직 배터리 충전용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고, 100% 전기 모터로만 구동축을 굴리는 직렬형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충전 플러그를 꽂을 필요 없이 순수 전기차 특유의 강력한 가속감과 정숙성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초기 판매분은 일본 공장에서 완성차 형태로 전량 직수입되지만, 시장 반응과 관세 추이에 따라 오는 2028년부터 미국 현지 공장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日 완성차 '美 생산 요새화'… 혼다와의 동맹 확대도 시사
닛산의 이 같은 조치는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계 완성차 메이저들이 트럼프 2기 관세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일제히 미국 투자액을 확대하고 있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도요타는 북미 전기·하이브리드차 생산 라인에 10억 달러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으며, 혼다 역시 북미 공급망의 현지화를 극대화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공식화된 혼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대해 뫼니에 의장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과 차세대 전동화 핵심 기술 부문에서 이미 혼다와 긴밀한 협력이 가동 중"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혼다와의 제휴 범위를 넓히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기업들과의 잠재적 파트너십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닛산의 '미국 생산 비중 80%' 목표와 PHEV 단종 결단은, 보호무역주의 관세 파고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라는 미국의 이중 정책 리스크 속에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생존 공식이 '현지 공장 중심의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실리 생산'뿐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