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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수익성은 글로벌 반토막이지만"… "풍부한 잉여 전력이 中 AI 패권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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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수익성은 글로벌 반토막이지만"… "풍부한 잉여 전력이 中 AI 패권의 무기"

2,300개 中 기업 이익률 4.5%·자본수익률 6% 그쳐… 글로벌 평균(9%·11%)에 크게 뒤처져
'국영기업 특혜 vs 민간기업 수출 사투' 구조적 이중성 심화… 부채 부담 축소는 긍정적 평가
美 신규 전력의 48% AI가 잠식할 때 中은 5%에 불과… 변압기 등 전력 설비 수출 새 엔진 부상
막대한 잉여 전력망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손쉽게 흡수하고 있는 중국 전력 인프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막대한 잉여 전력망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손쉽게 흡수하고 있는 중국 전력 인프라. 사진=로이터
중국 기업 부문의 전반적인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채 글로벌 경쟁사들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중국이 구축해 놓은 거대한 잉여 전력 인프라가 인공지능(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전략적 무기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선진국들이 생성형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사상 초유의 '전력 쇼티지(공급 부족)'로 극심한 에너지 병목 현상을 겪고 있는 반면, 중국은 발전 및 초고압 송전망 인프라의 막대한 여유 용량 덕분에 타 산업에 부담을 주지 않고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거침없이 확장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프랑스 글로벌 투자은행 나틱시스(Natixis)는 2,300여 개 중국 기업과 9,000여 개 해외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심층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의 고질적인 '국영·민간 기업 간 이중성'에도 불구하고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설비 공급과 에너지 인프라 경쟁력이 글로벌 AI 패권 레이스에서 중국의 입지를 떠받치는 결정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9월 30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나틱시스는 최신 발간한 '중국 기업 모니터(China Corporate Monitor)'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수익성 한계와 AI 에너지 인프라의 반사 수혜를 집중 조명했다.

글로벌 절반 수준에 그친 이익률… '국영 특혜·민간 생존 사투' 깊어진 이중성


나틱시스 조사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기준 중국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4.5%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글로벌 동종 기업들이 기록한 평균치인 약 9%와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기업의 투자 효율성을 나타내는 자본수익률(ROE) 역시 중국 기업은 6%대에 그쳐 전 세계 평균인 11% 이상을 크게 밑돌았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Alicia Garcia-Herrero) 나틱시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실적 부진의 근저에 단순한 내수 소비 둔화를 넘어선 '중국 기업 지배구조의 구조적 이중성'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레로 수석은 이를 영국 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 빗대어 '두 도시의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라고 규정했다. 저효율과 정체에 빠진 중앙 국영기업(SOE)들은 국가 시스템의 전폭적인 제도적 보호와 자금 혜택을 독점하는 반면, 실질적인 혁신을 주도하는 민간 기업들은 제도적 차별 속에서 생존을 위해 해외 수출로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중앙 국영기업의 평균 차입 금리 부담은 민간 기업(3.2%)보다 현저히 낮은 2.2%까지 떨어져 국영기업에 막대한 저리 대출 특혜가 집중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다만 게리 응(Gary Ng) 나틱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출과 자본 수익성 지표가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이 뼈를 깎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을 통해 재무적 차입 부담을 대폭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은 중장기적인 거시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美 신규 전력 48% AI가 독식할 때 中 5%… 타 산업 구축 없는 '데이터센터 천국'


이처럼 기업들의 전반적인 펀더멘털이 열세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틱시스는 폭발하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에너지 수용 능력'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비교우위를 확보했다고 단언했다.

무하오신(Mu Haoxin) 나틱시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탄탄한 발전 및 전력망 인프라 덕분에 AI 컴퓨팅 파워를 구동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아무런 제약 없이 가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틱시스의 추정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가동으로 발생하는 전력 수요는 중국 전체 연간 전력 소비 증가분의 단 5% 수준을 흡수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서방 주요국들이 직면한 심각한 전력 위기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동일한 기간 신규 전력 소비 증가분 중 AI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무려 48%에 달하며, 일본은 66%, 유럽은 28%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경우 향후 늘어나는 전력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실리콘밸리의 AI 데이터센터가 집어삼키게 되면서, 제조업 공장이나 일반 가정, 전기차 충전 등 에너지가 절실한 다른 실물 산업 부문이 전력망 밖으로 밀려나는 '구축 효과(Crowding-out effect)'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다.

반면 석탄화력과 원자력, 태양광 및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총망라해 이미 막대한 전력 예비율을 갖춘 중국은 다른 기간산업의 희생 없이도 전국적인 인공지능 컴퓨팅 클러스터를 제한 없이 지속 건설할 수 있는 체력적 여유를 확보하고 있다.

변압기 등 전력 설비 수출 '대호황'… 中 수출성장의 새로운 핵심 엔진


중국의 풍부한 전력 설비 제조 역량은 글로벌 공급망 병목을 파고들며 새로운 수출 효자 종목으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수년간 서방 빅테크들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확충 붐을 타고 변압기, 배전반, 스위치기어, 냉각 시스템 등 중국산 전력 기기의 해외 수출이 폭발적인 급증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들 전력 기자재 부문이 중국 전체 수출성장을 견인하는 강력한 핵심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가르시아 에레로 수석은 서방 진영의 강력한 통상 규제나 지정학적 배제 조치만 없다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전력 장비를 공급하는 중국 제조사들은 세계 시장에서 막대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테크 기업들이 미·중 반도체 통제와 내수 침체 속에서 마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AI의 진정한 젖줄인 '전력망 인프라의 과잉 공급'이라는 독특한 하드웨어 우위를 디딤돌 삼아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은밀하고도 강력한 패권을 굳혀가고 있다는 평가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