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독일, 中 겨냥 '24시간 내 시장 차단' 초강력 무역 도구 및 반강압 기구 개혁 제안
中 상무부 "보호무역이자 일방주의… EU도 과거 피해자였으면서 남에게 행하나" 맹비난
2차 통상 협상 앞두고 신뢰 훼손 경고… 왕원타오 부장, 獨 장관과 긴급 화상 회담으로 진화 시도
中 상무부 "보호무역이자 일방주의… EU도 과거 피해자였으면서 남에게 행하나" 맹비난
2차 통상 협상 앞두고 신뢰 훼손 경고… 왕원타오 부장, 獨 장관과 긴급 화상 회담으로 진화 시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1974년 무역법 제301조를 활용해 자국 안보와 산업을 명분으로 고율 관세를 기습 부과하듯, EU 집행위원회 역시 특정 제3국 제품을 하루 만에 유럽 단일 시장에서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움직임에 대해 명백한 일방주의이자 보호무역주의적 폭거라며, 양측이 고위급 통상 협상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유럽이 겉으로는 대화를 표방하면서 뒤로는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EU가 중국 기업이나 수출품을 겨냥해 차별적 제한 조치를 단행할 경우 정당한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한 실력 행사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전기차 상계관세에 이어 중·EU 간의 통상 전선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4시간 내 시장 차단"… 佛·獨, '유럽판 301조' 및 반강압 기구 개혁 밀어붙여
중국 지도부를 극도로 자극한 것은 최근 프랑스와 독일 정부가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중국 통상 방어 정책 문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로듐그룹(Rhodium Group)의 노아 바킨(Noah Barkin) 수석 고문에 따르면, 파리와 베를린은 미국의 무역법 301조와 유사하게 불공정 무역 혐의가 있는 국가에 대해 집행위가 즉각 징벌적 관세를 물리거나 시장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새 권한을 부여하도록 촉구하는 최종 제안서를 조율하고 있다.
해당 문서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EU가 유사시 특정 중국산 품목을 24시간 이내에 유럽 역내 시장에서 완전히 단절시킬 수 있는 막강한 집행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스페인 매체 도시에 브뤼셀라스(Dossier Bruselas)는 양국이 기존 EU의 '통상 위협 대응 기구(ACI·반강압 수단)' 발동 요건을 대폭 완화해, 회원국 간의 지루한 만장일치 표결 없이도 집행위가 직권으로 보복 관세와 수출입 제한을 신속히 단행할 수 있도록 개혁하는 방안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내부에서는 방대한 유럽 단일 시장 자체를 지정학적 무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의회 국제무역위원회 소속 파스칼 캉핀(Pascal Canfin) 프랑스 의원은 최근 기고문을 통해 유럽 정책 결정자들은 중국에 맞서 시장을 강력한 힘의 도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최악의 결과는 파워 게임을 시작해 놓고 조금의 반발이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물러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당했던 일 남에게 하나"… 中, '대화 협의 훼손' 맹비난
중국 상무부는 즉각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상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EU 자체도 과거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세 폭탄의 억울한 희생자였다"고 상기시키며, 논어(論語)의 구절을 인용해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중국 측은 이달 예정된 제2차 중·EU 무역 실무 협상을 목전에 둔 시점에 이러한 강경 수단이 흘러나온 배경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상무부는 "EU가 한 손으로는 대화와 협의를 제안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힘을 과시하려 든다면, 이는 양측 간의 상호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전체 협상 프로세스를 파탄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브뤼셀의 다음 행보를 극도로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만약 유럽연합이 중국 기업이나 제품에 대해 차별적이고 부당한 규제를 강행할 경우 자국 산업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단호히 수호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맞대응 조치를 불사하겠다고 천명했다.
2차 통상 협상 앞두고 '탐색전'… 왕원타오, 獨 장관과 긴급 화상 담판
갈등이 고조되자 양측 통상 수장들은 공식 충돌을 피하기 위한 긴급 물밑 접촉에 착수했다. 왕원타오(Wang Wentao) 중국 상무부장은 29일 독일의 카테리나 라이헤(Katherina Reiche) 연방경제기후보호부 장관과 긴급 화상 회담을 가졌다.
독일 경제부는 이번 통화가 양국 간 무역 현안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점검하기 위해 이루어졌다고 밝혔으며, 중국 상무부 역시 중·독 및 중·EU 간 전반적인 경제·무역 관계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 자동차 및 화학 업계의 우려를 반영해, 독일 정부 내에서도 통상 도구의 과도한 무기화에 대한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고 45%의 상계관세를 확정한 데 이어 철강, 태양광, 풍력 터빈, 의료기기 조달 시장 전반으로 전방위 조사망을 넓히는 가운데, 이번 '301조형 신속 제재 도구'까지 손에 쥘 경우 미·EU 공조에 의한 대중국 공급망 분리(디리스킹)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서의 타협책 모색과 장벽 구축이라는 벼랑 끝 대치가 이어지면서 중국과 유럽의 통상 관계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