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설계자산(IP) 공룡 MIPS "中 기업들과 전례 없는 수준 밀착 협력… 글로벌 표준화 주도"
IoT·차량용 넘어 AI 서버·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침투… 中 최초 퓨어플레이 에스윈(ESWIN) 홍콩 상장
베이징 '15차 5개년 계획' 핵심 축 공식 지정… x86·Arm 독점 탈피할 국가 전략 기술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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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15차 5개년 계획' 핵심 축 공식 지정… x86·Arm 독점 탈피할 국가 전략 기술로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미국 굴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에 인수된 핵심 설계자산(IP) 기업 MIPS가 중국 반도체 업계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마이크로컨트롤러 표준화 작업을 유례없이 긴밀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국가나 기업의 통제를 받지 않는 오픈소스의 특성 덕분에, 미국의 대중국 기술 제재를 우회해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중국의 수요와 차세대 AI 연산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려는 미국 IP 기업의 상업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특히 스마트폰과 PC를 양분해 온 인텔의 x86과 영국 Arm의 폐쇄형 아키텍처를 대체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과 저전력 마이크로컨트롤러에 머물던 RISC-V 칩이, 최근 초고성능 AI 데이터센터 서버와 '물리적 AI(Physical AI·자율주행 및 휴머노이드 로봇)' 핵심 두뇌로 응용처를 급격히 확장하면서 글로벌 컴퓨팅 지형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MIPS "전 세계 AI 칩 상위 15곳 중 13곳에 공급"… 데이터센터 대량 양산 검증
MIPS의 얀킨 타누르한(Yankin Tanurhan)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MIPS는 현재 중국 파트너들과 매우 밀접하게 RISC-V 글로벌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고 공식 천명했다.
그는 미국, 유럽, 중국의 주요 기술 연구소와 빅테크들이 참여하는 다자간 협의체를 통해 AI 인프라 기술 표준을 공동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MIPS는 고성능 컴퓨팅(HPC) 영역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타누르한 CTO에 따르면, MIPS의 고성능 RISC-V 플랫폼은 이미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용 칩으로 본격적인 대량 양산에 돌입했으며, 전 세계 상위 15대 AI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칩 제조사 중 무려 13개 사가 MIPS의 라이선스를 도입해 실리콘을 양산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및 클라우드 기업 알리바바의 반도체 전문 연구조직인 다모 아카데미(DAMO Academy) 역시 힘을 보태고 있다.
알리바바의 반도체 전문가인 치샤오닝(Qi Xiaoning) 박사는 지난 7월 SCMP 주최 콘퍼런스에서 "전 세계 주요 테크 기업들이 단말기 내부에서 로컬 데이터를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엣지 AI부터 대규모 클라우드 서버에 이르기까지 RISC-V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통합 플랫폼을 함께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DAS 칩이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피지컬 AI' 최대 시험대 된 중국
RISC-V 진영의 새로운 최대 성장 동력은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기계 장치와 AI가 결합하는 '피지컬 AI' 분야다.
MIPS에 따르면, 당초 차량용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용으로 개발됐던 중국 고객사들의 고성능 RISC-V 칩 설계가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의 두뇌 및 관절 모터 제어용 프로세서로 빠르게 재활용되고 있다.
타누르한 CTO는 "중국은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서 전 세계 어느 곳보다 폭발적인 관심과 생태계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보유한 방대한 현장 테스트베드와 애플리케이션 환경은 반도체 개발자들이 상용화 직전의 '마지막 관문'을 돌파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강력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자본시장의 평가도 뜨겁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중국 대표 순수(Pure-play) RISC-V 칩 설계 기업 에스윈(ESWIN Computing Technology)은 오는 10월 9일 홍콩 증권거래소(HKEX) 공식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오픈소스 반도체 기업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증시에 입성하는 사례로, 시장의 상업적 신뢰를 증명했다는 평가다.
류슈아이(Liu Shuai) 에스윈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개방성, 뛰어난 에너지 효율, 저렴한 비용, 맞춤형 최적화 역량에 힘입어 전 세계 RISC-V 칩 출하량 성장률은 이미 인텔 x86과 Arm을 압도하고 있다"며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RISC-V + AI' 생태계를 공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15차 5개년 계획' 핵심 축 지정… 실리콘 밸리와 끈끈한 인재 연대
중국 정부 역시 기술 자립을 위한 국가적 총력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9월 공식 발표한 전자정보기술 산업 정책 문건을 통해 RISC-V 아키텍처 육성을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의 핵심 전략 과제로 전격 지정했다.
미국의 수출 규제 조치로 라이선스 취소 위험이 상존하는 x86 및 Arm 의존도를 낮추고, 국가 차원의 기간 인프라 칩을 오픈소스로 완전히 자립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지정학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도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엔지니어들 간의 인적·기술적 유대는 공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타누르한 CTO는 "중국 내 대다수 주요 RISC-V IP 스타트업 창업진은 과거 내 팀에서 함께 일했던 엔지니어 출신들로, 인적 네트워크가 매우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중국 내 어떤 스타트업도 MIPS가 보유한 700명 이상의 글로벌 정예 엔지니어 규모와 검증된 신뢰성을 단기간에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며, 미·중 간의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역학관계를 설명했다.
미국 정계의 고립주의 규제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라이선스 제약 없는 자유로운 개방성을 무기로 뭉친 미·중 엔지니어 연합이 전통의 칩 거인들이 구축한 진입장벽을 허물며 차세대 AI 반도체의 표준 지도를 다시 그려나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