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오픈소스 독주 막는다"… 엔비디아 지원 美 '리플렉션 AI', 초효율 모델 '빔' 공개

글로벌이코노믹

"中 오픈소스 독주 막는다"… 엔비디아 지원 美 '리플렉션 AI', 초효율 모델 '빔' 공개

딥시크·즈푸·문샷 등 中 오픈 가중치 장악에 맞불… 5,010억 매개변수 중 230억 개만 활성화
MoE 구조로 동급 대비 연산량 최대 4분의 1 절감… 코딩·에이전트 작업서 中 모델 추격
기업가치 250억弗 유니콘 도약… 韓 등 美 동맹국 AI 시스템 구축 계약 및 이달 말 공개 배포
엔비디아는 리플렉션 AI에 8억 달러를 지원했고, 중요한 칩 접근 권한을 제공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는 리플렉션 AI에 8억 달러를 지원했고, 중요한 칩 접근 권한을 제공했다. 사진=로이터
딥시크(DeepSeek), 즈푸 AI(Z.ai), 알리바바(Qwen), 문샷 AI 등 중국계 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오픈소스(오픈 가중치) 인공지능(AI) 생태계를 빠르게 장악해 나가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은 미국의 유력 AI 스타트업이 중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 대항마를 내놓았다.

엔비디아가 8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를 직접 베팅하고 최첨단 GPU 칩 우선 공급권을 몰아준 미국 스타트업 '리플렉션 AI(Reflection AI)'가 추론과 코딩, 자율 에이전트 작업에 특화된 차세대 오픈 가중치 파운데이션 모델 '빔(Beam)'을 전격 공개한 것이다.

총 5,010억 개의 매개변수 중 작업당 230억 개만 선택적으로 가동하는 정밀 전문가 혼합(MoE·Mixture of Experts) 아키텍처를 적용해, 중국의 대표적 대형 모델 대비 추론 연산 비용을 3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으로 줄인 '초고효율 토큰 경제성'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미국 정부와 실리콘밸리가 소수의 빅테크 폐쇄형(Closed) 모델에만 의존하다가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의 오픈소스 주도권을 중국에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워싱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서구 진영의 강력한 대안 모델이 등장했다는 평가다.
10월 6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리플렉션 AI는 현재 글로벌 보안 전문가들과 함께 사이버 취약점 점검을 위한 최종 '레드팀(Red-teaming)'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달 말 전 세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가중치 파일과 파인튜닝(미세조정) 도구를 완전 무료 배포할 계획이다.

5,010억 매개변수 중 230억 개만 가동… "추론 비용 70% 이상 절감"


리플렉션 AI가 선보인 '빔(Beam)'의 핵심 경쟁력은 극단적인 연산 효율성이다.

'전문가 혼합(MoE)' 설계를 고도화하여 전체 5,010억 개의 파라미터 가운데 질문이나 코딩 요청 1건당 최적화된 230억 개의 매개변수만 활성화한다.

경쟁 모델인 즈푸 AI의 'GLM-5.2'가 7,440억 개 파라미터 중 400억 개를 가동하는 것과 비교하면 구동 부하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리플렉션 측은 "복잡한 논리 문제를 단계별로 풀어나가는 심층 추론 과정에서 기존 유사 오픈 모델 대비 3~4배 적은 컴퓨팅 파워만 소모된다"며 "기업과 연구진이 대규모 AI 워크로드를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자체 서버에서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독립 벤치마크 평가기관인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는 현재 공식 벤치마크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초기 측정 지표상 빔은 해당 지능 수준의 오픈 가중치 모델 중 역사상 가장 토큰 효율적인 모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평가했다.

코딩 및 다단계 워크플로우를 처리하는 에이전트 능력에서는 알리바바의 '통이첸원(Qwen 3.8-Max)'과 대등한 수준을 기록했으며, 즈푸의 'GLM-5.2'와도 대등한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 대기업 "오픈소스 中 독점 막아야"… 펜타곤 이어 韓 등 동맹국과 계약


이번 모델의 탄생은 실리콘밸리와 미국 정계의 전폭적인 후원 아래 이뤄졌다.

지난 7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팔란티어, IBM, 구글 등 미국 테크 거인들은 서한을 통해 "중국의 오픈소스 생태계 팽창을 방치하면 안보 주권을 잃게 된다"며 자국 오픈 가중치 AI 개발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지원을 촉구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역시 의회 청문회에서 "소수의 폐쇄형 AI 기업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표준을 이끌 오픈 가중치 모델을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리플렉션 AI는 이러한 안보 전략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했다.

이미 미 국방부(펜타곤), 에너지부와의 전략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핵심 동맹국들을 위한 정부 전용 보안 AI 시스템 구축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구글 딥마인드 출신의 스타 연구원인 미샤 라스킨(Misha Laskin)과 이오아니스 안토노글루(Ioannis Antonoglou)가 2024년 공동 창업한 리플렉션 AI는 정식 모델 출시 전부터 40억 달러(약 5조 4,0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단숨에 기업가치 250억 달러(약 34조 원)의 메가 유니콘으로 등극했다.

엔비디아 외에도 세쿼이아 캐피털과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 캐피털 등이 핵심 주주로 참여했다.

AWS도 中 모델 탑재하는 현실… "데이터 주권 지킬 유일한 대안"


미국이 이처럼 오픈 가중치 모델 육성에 필사적인 이유는, 이미 미국 빅테크 플랫폼 내부마저 중국산 오픈 모델에 침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자사 생성형 AI 플랫폼인 '아마존 베드록(Bedrock)'에 중국 즈푸 AI의 최신 모델 'GLM-5.3'과 문샷 AI의 '키미 K3'를 잇따라 정식 탑재하고 수익 공유 계약을 맺었다.

폐쇄형 API 위주의 미국 모델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자체 커스터마이징이 용이한 중국산 오픈 모델을 찾는 글로벌 기업 고객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공동대표는 "중국이 오픈 가중치 AI를 장악하면서 전 세계 기업과 정부가 모델 내부를 직접 통제하고 개조할 수 있는 서구권의 현실적인 대안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며 "정보 주권을 완벽히 보호하는 유일한 길은 모델 가중치가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되어 자체 인프라에 격리 구축될 때뿐"이라고 강조했다.

AI 패권 경쟁이 클라우드 속 독점 알고리즘을 넘어, 전 세계 산업계와 오픈소스 생태계의 인프라 표준을 장악하기 위한 글로벌 진영 간의 체제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