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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K-9 스페인 파트너 인드라, SEAT와 군용차 5000대 프로젝트 제동…육상 방산 확장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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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K-9 스페인 파트너 인드라, SEAT와 군용차 5000대 프로젝트 제동…육상 방산 확장 변수

세아트, 군용차 5000대 구속 협약 거부…스페인 방산 국산화 구상 제동
설비투자 부담에 인드라 수뇌부 교체 겹쳐…무리한 차체 확장보다 리스크 관리 선회
히혼 1억 3000만 유로 투자 속…6651억 원 규모 K-9 자주포 사업 우선순위 주목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교 마르토렐(Martorell)에 위치한 세아트(SEAT) 및 쿠프라(CUPRA) 자동차 공장 단지 전경.사진=제미나이3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교 마르토렐(Martorell)에 위치한 세아트(SEAT) 및 쿠프라(CUPRA) 자동차 공장 단지 전경.사진=제미나이3 생성 이미지
독일 폭스바겐 그룹의 스페인 자회사 세아트(SEAT)가 스페인 국방 기업 인드라와 추진한 경량 군용차 5000대 개발 생산 협상을 멈췄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El País)는 5일(현지시각)세아트가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과 확장성에 의구심을 품고 최종 합의를 유보했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가 민간 완성차 공장을 활용해 지상 기동 플랫폼을 독자 구축하려던 구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인드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맺은 K-9 자주포 기반 지상 화력 플랫폼 제휴 구도에도 복합적인 파장이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아트의 제동과 완성차 공장의 셈법


세아트와 인드라 양사는 바르셀로나 마르토렐 공장에서 군용 경차량 5000대를 공동 개발·생산하기로 하고, 법적 구속력을 부여한 의향서 초안을 마련해 지난 5월 11일 공식 서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세아트 경영진이 구속력 있는 조항에 대한 부담과 불투명한 확장성을 이유로 서명을 보류했고, 이후 이어진 물밑 조율 끝에 협상은 최종 중단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멈춰 선 핵심 배경으로는 규모의 경제 미달과 확장성 부족이 꼽힌다. 마르토렐 공장은 연간 47만 대 이상을 양산하는 대형 완성차 기지다. 세아트는 방산 시장 기준 5000대는 상당한 물량일 수 있으나 대량 양산 공장 기준에서는 생산 규모가 작고 후속 확장성도 불투명해, 전용 라인 신설과 군용 규격 충족에 들어갈 설비투자 비용을 건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인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고수익 브랜드 쿠프라와 소형 전기차 플랫폼에 투자를 집중하고 2030년까지 직원 5만 명 감원과 제품 50% 축소를 예고한 상황도 신사업 진출을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풀이된다.

인드라 수뇌부 개편과 지상 방산 재점검


인드라 내부의 전략 재검토 기조도 협상 보류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드라는 최근 앙헬 에스크리바노 전 회장 체제의 주요 임원 5명을 교체하고 방산과 우주 부문을 단일 총괄 체제로 통합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정부 지분 관리 주체인 국영산업참여공사(SEPI)와 신임 집행부는 전임 지도부가 추진하던 완성차 제휴나 무리한 외연 확장의 위험성을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신임 경영진이 새 전략 계획을 수립하는 과도기에 세아트의 신중론이 더해지면서 스페인 국방부의 경량 지상 플랫폼 국산화 일정은 차질을 빚게 됐다. 인드라는 기존 산타 바바라 시스템에 대한 차체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기동 장비 역량을 세우려 했으나 단기 수정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현지에서는 인드라가 르노나 스텔란티스 등 다른 제조사와의 접촉을 타진하거나 자체 조립 거점을 검토하는 방안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K-9 자주포 협력 체계와 향후 지상 방산 지형


민간 완성차 라인을 활용하려던 경량차 협력이 벽에 부딪힌 반면, 인드라의 중장비 지상 방산 포트폴리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협력을 중심으로 더욱 결속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드라는 스페인 육군 포병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4억 2500만 유로(약 6651억 1225만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히혼 공장에 1억 3000만 유로(약 2034억 4610만 원)를 투입해 K-9 기반 포병 장비를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유지하고 있다.

인드라가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소형 기동차량 자체 설비 투자를 재검토함에 따라, 무리한 독자 차체 개발보다는 이미 신뢰성을 확보한 한국형 화력 장비의 안정적 조달과 라이선스 생산에 역량을 모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완성차 협상 제동은 스페인 방산이 겪는 독자 플랫폼의 한계를 드러낸 동시에, 인드라의 육상 방산 포트폴리오에서 한화와의 K-9 파트너십이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핵심 축으로 우선순위를 굳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