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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소송 털고 8100억 결단… HBM 특허 빗장 풀린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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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소송 털고 8100억 결단… HBM 특허 빗장 풀린 속사정

- 마이크론, 넷리스트와 5년 전 세계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계류 소송 전격 매듭
- 20개 분기 걸쳐 총 6억 달러 분할 지급… 서버 딤과 고대역폭메모리 전면 방어
- 삼성전자 선행 합의 잇는 기준선 형성… 한국 공급망 원가 산식 판도 변화 주목
마이크론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이크론 로고. 사진=로이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메모리 지식재산권 기업 넷리스트와 총 6억 달러(약 8100억 원)를 지급하는 특허 라이선스 및 분쟁 종결 합의를 체결했다.

로이터 통신은 2026년 10월 6일(미국 현지시각) 넷리스트의 발표를 인용해 양사가 계류 중이던 모든 소송을 상호 면제하고 5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선행 합의에 이어 세계 메모리 3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지식재산권 사용료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한국 반도체 제조사 차세대 제품 원가 산식에도 직접적 기준점이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5년 전 세계 비독점 권리 확보… 20회 분할 납부 일정 가동


넷리스트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수시보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는 2026년 10월 5일 합의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6일 이를 공표했다. 계약에 따라 마이크론은 2026년 4분기부터 2031년 3분기까지 20개 분기에 걸쳐 분기마다 3000만 달러(약 405억 원)를 넷리스트에 분할 지급한다. 5년 동안 집행되는 총지급액은 6억 달러에 달한다.
마이크론이 확보한 권리는 서버용 메모리 모듈인 서버 딤과 고대역폭메모리 기술을 포함한 넷리스트의 전 세계 특허 포트폴리오 전체에 대한 비독점 라이선스다. 이번 합의로 양사 간 법정에 계류되어 있던 모든 특허 침해 소송은 공식 취하된다.

홍춘기 넷리스트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가 인공지능 메모리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입증한 결과라며 지식재산권 보호와 차세대 제품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 측은 보도 시점까지 로이터 통신의 공식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텍사스 배심 평결 상회한 합의금… 사업 불확실성 조기 제거


이번 합의 총액은 2024년 5월 미국 텍사스주 마셜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평결한 특허 침해 배상액 4억 4500만 달러(약 6007억 5000만 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확정 판결 전 손해배상 산정액과 향후 5개년 합법적 기술 사용 권리가 결합된 상호 계약금은 법적 성격이 달라 단순 수치 비교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넷리스트는 2025년 12월 27일 종료 회계연도 연례보고서에서 구글을 포함한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도 특허 침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고 명시했다. 마이크론 입장에서는 텍사스주 법원의 최종 판결과 항소심으로 이어지는 장기 법적 불확실성을 선제 차단하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양산 체제 구축에 역량을 모으려는 전략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한국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원가 구조 및 협상력 파급

마이크론의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유의미한 파급을 일으킬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앞서 넷리스트와 라이선스 합의를 도출한 데 이어 마이크론까지 대규모 분할 지급 계약을 확정함에 따라, 서버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 모듈 생산에 수반되는 지식재산권 사용료가 시장의 정량적 비교 기준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한국 메모리 제조사의 가치사슬 파급 경로는 명확하게 나타난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고객사에 공급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물량의 평균판매단가 협상 과정에서 이 로열티 기준을 제조원가 산식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적층 패키징 고도화로 넷리스트 특허에 대한 우회 설계가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정량화된 지식재산권 비용은 고부가가치 인공지능 메모리의 판가를 지지하는 방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할 거시 변수와 위험 요인도 분명하다.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설비투자 집행 속도가 둔화할 경우 분기마다 고정 지출되는 특허 비용은 제조사의 영업이익률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미국 특허상표청 산하 특허심판원의 특허 유효성 재심사 결과에 따라 지식재산권 인정 범위가 재조정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주요 변수다. 특허 비용의 현실화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정 수율 향상과 독자 패키징 기술 고도화를 얼마나 앞당길지가 산업계의 핵심 점검 대상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