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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지는 차세대 태양전지"… 日, 페로브스카이트 양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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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지는 차세대 태양전지"… 日, 페로브스카이트 양산 돌입

에네코트·파나소닉·세키스이화학 거점 구축...2028년 본격 가동
칠레 이어 세계 2위 요오드 기반...2040년 3조 6000억 엔 성장 전망
중국 보조금 선점에 맞선 내구성 차별화...한국 태양광 공급망 영향 분석
오사카 버스 터미널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세키스이 케미컬이미지 확대보기
오사카 버스 터미널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패널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세키스이 케미컬


일본 주요 화학·전자 기업들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양산 설비 구축에 일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요미우리온라인은 8일 에네코트와 세키스이화학 등이 거점을 신설하며 오는 2028년부터 상업 생산에 본격 돌입한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풍부한 요오드 자원을 앞세워 차세대 태양광 공급망 국산화에 나선 흐름은 탠덤 전지를 개발 중인 한국 기업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 거점 구축과 기업별 일정


가볍고 얇아 건물 외벽이나 굴곡진 면에 부착할 수 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양산 경쟁이 점화됐다.

교토대학교 벤처기업 에네코트테크놀로지스는 교토부 우지시에 본사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 준비에 들어갔다.

에네코트는 내년 시험 가동을 시작해 오는 2028년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공장은 연간 십수 메가와트(MW) 규모로 건물 외벽과 자동차용 필름형 전지를 생산한다. 에네코트 제품의 에너지 변환 효율은 17.7%로 필름형 가운데 일본 최고 수준이다.

파나소닉홀딩스도 시가현 나가하마시에 양산 기술 개발 거점을 마련하고 유리형 제품을 앞세워 2030년도 상용화를 추진한다.

세키스이화학공업은 지난 3월 '소라필'을 출시한 데 이어 2027년도에 연간 100MW 규모의 오사카 사카이 공장을 가동할 방침이다. 이는 약 3만 1000가구가 한 해 동안 소비하는 전력량에 맞먹는 규모다.

요오드 기술과 중국의 물량공세


일본 산업계가 차세대 태양광 개발에 뛰어든 배경에는 원자재 공급망 안보와 가파른 시장 성장성이 맞물려 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는 중국이 핵심 원료 공급망의 주도권을 쥐고 있어 대외 위험이 컸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는 칠레에 이어 일본이 세계 2위 생산량을 지닌 요오드를 주원료로 삼아 원자재 자립이 가능하다.

일본 정부가 이 기술을 국가 전략 17개 분야의 핵심 품목으로 지정하고 전방위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유다.

시장 조사기관 후지경제는 글로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시장 규모가 오는 2040년 약 3조 6000억 엔(약 32조 4000억 원)으로 불어나 2025년 대비 8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장 주도권 경쟁은 녹록지 않다.

현재 시장 점유율 대부분은 협흔광전(GCL)과 극전광능 등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후지경제의 안도 치하루 연구원은 "중국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규모 보조금 지급과 파격 우대책 덕분에 막대한 설비 투자를 집행하기 쉬운 구조를 갖췄다"라고 설명했다.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의 물량 공세 속에서 일본 기업들은 고효율과 장기 내구성을 바탕으로 한 틈새시장 개척을 서두르는 구도다. 기술 국산화와 제조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일본 업계의 시도가 분주하다.

시장 차별화와 동북아 공급망


일본의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 가속은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 에너지 업계에도 직접 연결된다.

한화솔루션을 비롯한 한국 태양광 기업들은 기존 실리콘 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얹는 탠덤 전지 개발에 공을 들이며 주도권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이 요오드 기반의 독자 공급망을 다지며 도심형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시장을 선점할 경우, 글로벌 차세대 모듈 시장에서 한일 간 기술 표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올가을 공장을 마친 에네코트의 실증 성과에 따라 2028년 상업 가동 시나리오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나아가 세키스이화학의 100MW 설비가 안착하면 도심형 분산 전원 확산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물량 공세가 이어져 판가가 급락할 경우 이 시장 안착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도쿄 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은 페로브스카이트가 탈탄소와 공급망 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승부처라고 평가했다.

가토 나오야 에네코트 최고경영자는 "자체 생산 거점을 확보한 것은 기술 자립의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