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상승률은 0.2%로 둔화 예상…연준, 10월 추가 금리인상 신중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다시 높아졌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세는 오히려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추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8월 상승률 0.4%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망대로라면 5개월 만에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하게 된다.
반면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됐다. 8월의 0.3%보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이다.
근원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5%로 예상됐다.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8월보다 소폭 높은 수치다.
블룸버그는 전체 물가와 근원물가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 휘발유 가격 4개월 만에 최고…에너지 비용이 물가 상승 주도
미국의 9월 물가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는 휘발유 가격 급등이 꼽혔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로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면서 휘발유뿐 아니라 항공유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9월 CPI 발표에서는 항공료 상승세도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치솟는 연료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러시아산 경유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가계의 구매력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 자동차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지출 부담이 늘어나고 항공유 가격 상승은 여행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지금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소비재와 서비스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전가됐다는 뚜렷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체 CPI 상승률이 높아지더라도 근원물가 상승세가 둔화한다면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물가 상승이 광범위한 가격 압력보다는 일부 부문에 집중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상황이 2022년의 금리인상기와 다른 점이며 연준이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운용할 여지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 연준, 9월 금리 인상 이후 추가 긴축 속도 조절 가능성
미국의 근원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준의 이달 금리 인상 필요성도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은 지난 9월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9월 고용 증가세가 둔화한 데 이어 근원물가 압력까지 완화할 경우 이달 28일 예정된 통화정책 결정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줄어들 수 있다.
연준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동시에 노동시장과 경제활동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CPI에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이 확인되더라도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다른 품목의 가격 상승세가 안정된다면 정책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물가 상승이 일부 에너지 관련 품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연준이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추가 지표를 지켜볼 가능성을 제시했다.
◇ 소비심리 악화 속 소매판매도 둔화 전망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높은 물가와 생활비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심리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가계는 지난 6개월 동안 소비지출을 이어가며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지만 향후 경제 상황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소매판매 지표에서도 소비 증가세가 둔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 공개되는 9월 소매판매는 8월보다 증가 속도가 느려졌을 것으로 전망됐다.
8월 소매판매는 약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소비가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동력이라는 점에서 소매판매 둔화 여부는 향후 경기 전망과 연준의 정책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CPI 외에도 생산자물가지수(PPI), 산업생산, 기존주택 판매 등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된다.
미국 노동부는 14일 9월 CPI를 공개하고 15일에는 PPI와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연준은 14일 미국 각 지역의 경제활동을 종합한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도 공개한다.
베이지북은 지역별 소비와 고용, 기업활동 및 물가 흐름을 파악하는 자료로 통화정책 결정에 활용된다.
◇ 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서 주요국 중앙은행장 발언 주목
국제 금융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도 집중될 전망이다.
케빈 워시 미국 연준 의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티프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등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워시 의장의 발언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최근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물가와 금리 전망에 관한 추가적인 입장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주요국의 물가 지표도 발표된다.
중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중국 인민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에너지와 전자제품 관련 비용 상승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도의 9월 CPI 상승률도 5.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에서는 9월 생산자물가 지표가 공개된다. 노동력과 에너지, 포장재 비용 상승이 기업의 가격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 주요국 물가 지표와 중앙은행 수장들의 발언이 향후 글로벌 금리 경로를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전체 CPI가 예상대로 높아지더라도 근원물가가 둔화하는지 여부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판단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