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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메모리 저격, 알고 보니 삼성 파운드리 단가 압박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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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메모리 저격, 알고 보니 삼성 파운드리 단가 압박 전술

- 테슬라의 삼성 파운드리 공정 정보 및 감사권 요구 의혹 제기
- 머스크의 마이크론 칭찬을 통한 메모리 가격 인상 억제 및 2028년 중국 물량 공세 예고
-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 양산 총력 속 대형 고객사 압박에 따른 공급망 부담 가중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테슬라는 2026년 10월 18일(현지시각) 삼성전자와의 반도체 위탁 생산 협상에서 핵심 제조 공정 정보와 감사권을 요구했다는 논란 속에 초당 연산 횟수 2000조~2500조 회 성능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을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시범 생산하고 있다.

경제 매체 빅고 파이낸스는 이날 테크 리포트 보도를 인용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메모리 가격을 연일 비판하는 배경에 파운드리 계약 단가를 낮추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의 막대한 메모리 구매력과 위탁 생산 교섭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공급망 무대에서 삼성전자를 향한 압박의 강도가 거세지는 모양새다.

파운드리 계약 마찰과 머스크의 가격 공세


반도체 엔지니어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고발 내용에 따르면, 테슬라는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 계약 협상 과정에서 지나치게 까다로운 조건과 함께 공격적인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테라팹 프로젝트가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 인근에서 전문 인력들을 대거 영입해 가면서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를 통해 마이크론의 메모리 가격 책정 방식을 칭찬하는 한편 다른 제조사들을 우회적으로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2028년까지 중국이 메모리를 거대한 규모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를 두고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발신하여 공급사들의 추가 가격 인상 시도를 차단하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한다. 테슬라를 비롯해 스페이스X와 xAI 등 머스크 계열 기업들은 자율주행 기술과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 막대한 양의 메모리를 소모하기 때문에 조달 비용을 낮추는 것이 지상 과제다.

시범 생산 돌입한 차세대 칩과 중국의 생산 변수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인 인공지능 5는 2027년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테일러 공장에서 시범 생산 단계에 진입했다. 이 칩은 대형 연산 장치를 중심으로 12개의 메모리 모듈을 둘러싼 구조를 지니며, 후속 모델인 인공지능 6 시리즈는 각각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 공정을 활용해 고속 정적 기억 장치 용량을 대폭 늘리고 메모리 용량은 144기가바이트로 최적화할 계획이다.

머스크가 중국의 메모리 공세 시점으로 지목한 2028년은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의 인공지능 수요 대응형 증설 물량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시기와 겹친다. 중국의 창신메모리는 2028년 말까지 월 50만 장에서 60만 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세계 3위 자리로 도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산 메모리가 고성능 인공지능 칩 시장에서 즉각적인 대체재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고 선을 긋는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창신메모리 사이의 디램 공정 기술 격차가 여전히 5년에서 7년 수준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 경희권 연구위원은 만약 대형 기술 기업들이 중국산 제품을 채택하기 시작하더라도 우선 교체되는 대상은 중저가 모바일 기기나 개인용 컴퓨터용 메모리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급망 주도권 다툼이 남긴 과제


삼성전자는 2027년 2나노미터 공정 양산 시점에 맞춰 본사의 수율 관리 전문 엔지니어들을 테일러 공장에 전진 배치하며 정면 돌파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사의 무리한 단가 인하 요구와 핵심 인력 이탈 조짐이 맞물리면서 미국 현지 공장의 가동률 끌어올리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염려가 끊이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대형 고객사의 가격 인하 공세가 이어지면 삼성전자의 수익성과 미국 투자 전략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중국 업체의 생산량 확대와 맞물려 공급망 재편 압력이 거세질 경우 국내 부품 및 장비 생태계 전반의 대응 전략 수정도 요구된다.

다만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열기가 진정되면서 메모리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거나, 테슬라가 파운드리 물량을 다각도로 분산해 협상의 균형을 맞춘다면 이러한 공급망 마찰 국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공급사와 수요처가 벌이는 팽팽한 힘겨루기는 당분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판도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