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021년 총리에 임명됐을 때부터 공개적으로 '스타트업 대국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현재 일본의 스타트업은 IT 관련 사업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T 전문가를 늘리는 구체적인 방법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 나쁜 것은 일본 회사에서는 입사 후 연수 제도의 질도 낮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일본을 포함한 8개국의 '회사의 교육·연수 제도나 자기 연루 지원 제도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일본의 IT 인재 중에서 "회사의 교육·연수 제도나 자기 연루 지원제도에 만족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불과 5.2%에 불과했다. 이것은 8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질적인 인재 부족을 과제 1위에 올린 응답자는 14.5%, 3위까지 선택한 응답자의 합계는 31.9%였다. 인재 부족에 대한 대처에서는 '중도 채용 적극화(47.3%)'가 가장 많았고 '인턴제도 활용(31.8%)'이 이어졌다. 그 밖에 '대학 졸업생 채용에 있어서의 조건 개선’(30.8%)'과 ‘퇴직자 재고용(23.8%)' 등의 답변도 있었다.
일본에서 우수한 IT 전문가로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한 회사에서 평생을 근무하는 기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일본 기업에 입사한 신입 IT 전문인력의 경우, 3년간 근무한 후 메가벤처나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외국계 IT 기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여기서 메가벤처란, 벤처가 성장해 커진 기업을 가리킨다. 일본에서는 라인야후(Yahoo, LINE, PayPay, ZOZOTOWN 등을 운영)나 라쿠텐, 사이버 에이전트, GMO 인터넷, DeNA(디·엔·에이) 등이 대표적인 메가벤처 기업이다.
일본의 젊은 IT 인력들도 메가벤처나 외국계 기업이 자유분방한 분위기, 높은 연봉, 다양한 복리후생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결국 IT 인력의 '빈익빈 부익부'가 반복되면서 일본 사회 전반의 IT 인력 부족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IT 인재는 항상 부족하지만 일본보다는 상황이 낫다. 네이버, 카카오, NHN 등 IT 기업들이 직접 교육사업을 펼치면서 일찌감치 인재 확보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AI 인재 양성을 위한 'AI 러시' 행사를 2019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대학생 홍보대사를 모집하고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직접 사용해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와 함께 카카오테크 부트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6개월 동안 160여 명의 학생들이 3개의 과정(풀스택, 인공지능, 클라우드)의 교육을 온라인 + 오프라인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NHN은 2022년부터 자사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전문 교육기관인 NHN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인재 확보에 나섰다. 지금까지 약 300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며 89%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IoT 및 AI 개발자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IoT/AI 기반 Java Backend 개발자 과정'은 지난해 5월 1기 연수생을 모집해, NHN 및 NHN 계열사 소속 현직 개발자들이 김해 경남 캠퍼스에서 10개월간 교육을 진행, 약 4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