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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장기전] 에너지 충격에 판단형 AI 변수까지…복합 리스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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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장기전] 에너지 충격에 판단형 AI 변수까지…복합 리스크 부상

중동 리스크에 에너지·수출 부담 동시 확대
데이터센터·반도체 비용 변수 부상
“AI는 혁신이자 안보 리스크”…생성형 넘어 판단형 주목
호르무즈 해협 인포그래픽.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인포그래픽. 사진=뉴시스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고, 공급이 확 줄어들 수 있는 게 더 공포스럽습니다", "인공지능(AI)에 의한 드론 공격에서 볼 수 있듯이 전쟁의 양상이 달라져 사회 전반에 불안감을 확산시킬까 두렵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확전으로 인한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등 원자재의 단순 가격 상승을 넘어 수급 차질과 기술 안보 리스크가 동시에 확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격보다 수급”…물류·에너지 다소비 산업 직격


에너지 수급 불안은 단순 가격 상승을 넘어 실물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처럼 글로벌 해상 물류의 병목 구간이 흔들리면 원유·가스뿐 아니라 원자재·부품의 수급·운임·납기까지 한꺼번에 압박이 걸릴 수 있다.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제조업 가동률과 수출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유가·가스료 급등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지고 싶어도 가지고 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가격은 감내할 수 있어도 수급이 불가능해지면 더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홍해 항로도 위험도가 높아 물류를 제때 공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아프리카로 우회하면 15일 가까이 더 걸리고, 결국 비용 문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국민경제 파급…“가계·산업계 모두 부담”


에너지 가격 변동성은 기업 비용 문제를 넘어 국민경제 변수로 번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유가 상승은 생활물가를 자극하고 소비 여력을 줄이며 환율·금리 변동성까지 키워 가계·기업·정부 재정에 동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태환 실장은 “에너지 가격 변동성은 가계·산업계에 비용으로 반영된다”면서 “유류비 상승은 가처분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석유 가격은 물가에 영향을 미쳐 금리·환율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AI 산업 부담…전력시장 변수


AI 산업은 원유를 직접 소비하지는 않지만 데이터센터 운영 등으로 전력 비용 민감도가 높다. 전력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AI·반도체·배터리·철강처럼 에너지 투입 비중이 큰 업종이 순차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황 교수는 “AI 산업이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 상승은 결국 생산비용 증가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르는 에너지 비용 증가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력 도매 가격이 얼마나 오르느냐가 핵심”이라며 “전력을 직접 구매했던 기업들은 도매가격 상승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자율 판단 AI가 더 핵심”…군사화·인지전 확산


전문가들은 이번 국면에서 AI가 단순 기술이 아니라 안보·전략의 도구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전쟁 양상이 산업·사회 영역까지 파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AI는 혁신 동력이면서 동시에 안보 리스크 요인으로 AI가 국방·군사 영역과 담을 쌓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최근 사이버 공격의 뒷면에는 AI가 거의 필수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판단형 AI와 생성형 AI가 혼합돼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무기 문제에서는 생성형 AI보다 AI가 인간 판단 없이 살상 결정을 내리는 ‘자율 살상무기’ 문제가 더 핵심적”이라며 “전쟁뿐 아니라 선거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냐 장기냐”…단계별 대응 필요


전문가들은 결국 지속 기간이 피해 규모를 가르는 핵심 변수라고 본다. 단기 충격이면 비축·운항 조정 등으로 완충이 가능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물류 지연 상시화 △비용 누적 등으로 기업 수익성과 투자 판단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응도 ‘원샷’이 아니라 상황 단계에 맞춘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이상준 교수는 “단기냐 장기냐의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며 “단계별로 대책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황 교수도 “지금은 응급실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비축 자원의 전략적 활용과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지현·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